'주가는 귀신도 모르지만' 그래도 투자자가 할 일은 증시를 자기 눈으로 과학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올해 증시는 경기 회복이 점쳐지면서 장밋빛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이전과 달리 연초이래 하루 수십 포인트씩 치솟는 폭등 장세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연말까지 1천 포인트를 넘긴다고 전망한다. 과연 올 증시는 그동안의 침체를 벗고 투자자들, 특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돈 벌게 해 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경기가 침체를 벗고 회복세를 보이는 이런 때처럼 주식 투자에 좋은 때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든 투자하면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거시 경제의 기본 조건 이른바 경제 펀더멘탈을 갑작스럽게 나쁘게 만드는 돌발변수가 없어야 한다. 천문학적 빚더미와 디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 경제가 앞으로 지금보다 명백히 더 나쁜 상태로 떨어진다든지, 남북 혹은 북미 대치로 94년처럼 갑자기 한반도에 긴장 분위기가 형성된다든지 하는 일이 생기면 발을 빼야 한다.
둘째, 투자를 잘 해야 한다. 증시가 제 아무리 좋을 때라도 아무 종목이나 오르는 게 아니므로 종목을 잘 골라 적절히 매매해야 한다. 너무 당연해 싱거운 얘기처럼 들릴 것이다. 그러나 실은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삼척동자도 알 만한 투자의 ABC를 따르지 않고, 그래서 손실을 본다. 손해보는 투자자들도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늘 뭔가 남이 모르는 숨겨진 비법이 어디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찾아내려 애쓰는 스타일이다.
복잡한 그래프를 분석하는 데 골몰하고 차트에만 매달려 단타를 즐긴다. 다른 하나는 공부하는 걸 골치 아프게 여겨 '감(感)으로 찍거나' 남의 말만 듣고 사고 파는 스타일이다. 둘 다 정도가 아니다. 증시는 앞으로 갈수록 과학과 합리성이 승리하는 추세로 간다. 그만큼 합리적 분석을 앞세워 투자해야 이긴다. 증시 격언대로 '주가는 귀신도 모르지만' 그래도 투자자가 할 일은 증시를 자기 눈으로 과학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