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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아! 나의 선생님> 고 천옥환 교수님

선생님과 사제의 인연을 맺은 것은, 필자가 20여년 전인 1979년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주경야독을 하던 그 시절, 주간에는 교사로서 담임업무와 학생강의에 매달려야 하였고, 저녁에는 500리 길을 마다 않고 서울에 올라와 지친 몸으로 야간 강의 받기를 2년 6개월이나 하여야 하였다.

그때 얼마나 고생을 하였던지 글자 그대로 피골이 상접하여 보는 사람마다 필자의 건강을 걱정하곤 하였다. 그래도 그런 고생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교수님들의 열강과 피교육자들의 교육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고 천옥환 교수님의 강의는 우리 교육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필자는 교수님의 강의에 매혹되어, 필자가 재직하고 있던 고등학교에 초청강의까지 실시하여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일이 엊그제 일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필자가 특히 교수님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위암수술 후 시한부 삶을 사시면서도, 제자를 아끼는 마음으로 손수 묵죽(墨竹) 2점을 그려 주시고, 소동파의 글귀까지 곁들여 써서 보내 주신점이다. 그 글귀의 내용을 원문과 함께 소개하면

미출토시선유절(未出土時先有節) 도청운처갱허심(到淸雲處更虛心)
사묵예향소옥총(麝墨藝向小玉叢) 탁연횡월취영롱(濯煙橫月翠玲瓏)

대나무는 싹이 나기 전에 뿌리에 이미 매듭이 있고(선천적으로 절개를 갖추었다는 뜻), 구름을 뚫고 높이 클수록 더욱 속이 비어간다.(동양사상의 공(空)은 무심의 경지) 먹의 향기 그윽한 데(먹의 향기를 사슴배꼽에 비유함이요 대나무 숲을 의미함), 은은한 저녁 연기 속에 저 달빛은 영롱하구나.

필자는 이 글귀를 수시로 읽어보고 음미(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면 대나무처럼 우뚝 설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날의 삶이 보람되고 유익하였는가를 반성하곤 한다. 이 모두가 스승의 사랑과 격려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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