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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사분오열된 교단 정서

요즈음 교육현장은 황폐화되었다거나 교육위기 상황으로 표현하는 등 혼란스러움을 부정할 수 없다.

정부는 교원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여 교육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어느날 갑자기 준비되지 않은 채 교원 정년을 일시에 3년씩 단축시켰으며, 부적격 교사의 수업 제한 및 퇴출, 참교사 인증제, 촌지 신고 보상제, 성과급제, 계약제, 학생의 담임 선택제, 교사 평가제 등을 내세워 교원들의 자존심을 극도로 자극했다.

많은 교원들은 50년 전통의 교육전문직주의를 표방하며, 밀어 붙이기식 위로부터의 개혁을 거부하고, 정년 단축 반대, 前 교육부장관 퇴진 서명운동과 궐기대회에 참가하여 어색한 함성과 몸짓을 보여주었다. 일부 교사들은 합법 교사 노조 쟁취를 환호하며 승리감에 들뜬 채 근로의 신성함을 내세워 노동자를 자처하고 젊은 층의 심리적 충동을 기대하는 한편, 교장·교감 선출 보직제를 주장하고 있다.

교육의 본질과 내면에 눈이 어두운 학부모 일부는 경제 논리를 내세운 교육 개혁 정책에 찬성하고 있다. 군사부 일체감으로 결속되어 공동 노력을 해도 선진국을 따라 잡기에 힘겨운 우리 현실인데 사분 오열되어 참담해진 교단 정서에 아연 실색하게 된다.

정부·교원·학부모·학생들! 네 바퀴가 따로 놀면 교육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교원 정년 단축의 명분을 국민들에게 내세울 때 원로 교원 1명의 퇴출로 신규 교사 2∼3명을 임용할 수 있으며, 군살을 빼고 인력을 정예화하여,
교원의 자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쟁력을 회복시키겠노라고 했다.

그러나 찢겨진 교단 정서는 정년 단축으로 예정된 인원보다 훨씬 많은 명예 퇴직 교원이 늘어나 초등 교사 신규 임용을 추가로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태부족이니, 중등교사 유자격자를 초등 교과전담 교사로 임용하는 궁여지책을 강구하는 등 무자격 교사를 초등 교단에 세우게 되었다.

마치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경우에는 유치원, 초·중등 교사가 될 수 있으며, 대학 교수는 유·초·중등·대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는 논리와 같은 것이다. 어느 해인가 스승의 날 1일 명예교사로 위촉된 모대학 교수가 3학년 어린이의 자연과 1시간 수업을 마치고 나왔을 때, '만족스러운 수업이 이루어졌느냐'는 질문에 이마의 땀을 씻으며, '혼났습니다. 1시간이니 겨우 해낼 수 있었으나 하루도 못 가르치겠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이번에 추가로 임용된 초등 교사들은 모집 인원에 미달된 상황에서 채용되었기 때문에 과거 교직 적성이 맞지 않아 중도 하차했던 사람이나 사회 각 분야에서 머무르던 이도 포함되어 있다. 젊음이 곧 유능하고 존경받는 교사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고교생의 흡연율은 부끄럽게도 세계 최고라고 한다. 젊은 교사들은 고교생이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도 못 본척하고 지나치지만, 원로 교사는 112에 신고 당하는 일이 있어도 그런 학생을 간과하지는 않는다.

교원의 전문성은 주로 학습지도 기술을 일컬으며, 그보다 더 중요한 자질은 교원의 태도로, 올바른 국가관이나 교직 사명감, 진실된 제자 사랑의 사도정신이오, 가장 상위의 교원 자질은 덕을 상징하는 인격인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꺼번에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자리, 교원 조직상 원로 교사의 몫인 인간 교육의 주체를 누구로 삼아야 할 것인지,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중등 교사들을 초등학교에 임용하는 일은 그 후유증이 심각하며, 이를 복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게 요구될 것이다.

교원들은 분열되어서는 안된다. 교원들이 각각 서로 다른 교원단체에 가입하여 상대방을 헐뜯고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면 온국민은 흉을 보게 되며 학부모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된다. 교사노조가 한국교총을 테니스회와 같은 단체로 아무 힘이 없다고 비하시키면 26만이나 되는 회원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유익하지 못하다. 모두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데 긍극의 목적을 두고 국민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 이제 사분 오열된 교단 정서를 잘 추스려야 한다.

정부·여당에서는 지난 교섭·협의때, 군림하는 교육 개혁이 아닌, 교원과 함께 하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개혁을 약속하여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 교원들은 절망감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 국가백년지대계를 그르치지 않도록, 누가 알아주든 말든 옛날처럼 투철한 사명감을 가득 채워나가고, 교단의 분열을 막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학부모·국민들과 언론은 교권을 소중히 여기고 이기심을 버리며, 학교와 교원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권고하고 싶다. 교육은 분명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렇기때문에 분열은 조속히 치유되어야 하며 결속된 교단 분위기로 매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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