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가 더위와 전쟁하고 있다. 아침부터 교실에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모두들 아우성이다. 고학년 아이들은 덩치가 커서 덥고, 위층 교실은 단열이 안 돼 덥고, 뒷면 교실은 환기가 안 돼 덥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교실이 아침부터 찜통인 것이다. 아무리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아도 무더운 날씨엔 소용이 없다.
학교 교실은 더위와 전쟁 중
에어컨을 통제하는 행정실은 행정실 나름대로 불만이 가득하다. 고가의 전기료 때문에 학년별로 에어컨 사용 시간을 순환해 틀어주는 방법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불만과 불평을 냉방기를 직접 틀어주는 담임교사에게 표시하고, 교사는 이를 통제하는 행정실로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전체가 더위에 묻혀 찜통과 불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하루 종일 더위와의 전쟁으로 시달리고 있다. 물론 전력난에 비상이 켜진 상태에서 정부가 취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 정책의 취지도 십분 이해하지만 학교는 어린 학생들이 교육받는 곳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학교도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하절기 에너지절약 교육’이라는 이름의 교육만으로는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다. 학교예산이라도 듬뿍 줘야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현재로선 그것도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정책도 지금 상태로는 모두가 절전 밖에 대안이 없다고들 한다.
전기료를 부과하는 한전은 하루 중 최고의 사용전력을 매달 기본요금으로 책정해 높은 전기료를 부과하고 있어 절약과 절전 없이는 학교예산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렇게 순환식 에어컨을 사용해도 학교운영비의 30-40%는 전기료로 지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학교 교실의 찜통은 오후엔 극에 달한다. 아이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지만 더운 열기에는 소용이 없다. 쉬는 시간엔 얼린 물로 잠시 더위를 달래보지만 그것도 잠깐 뿐이다. 찜통더위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활동까지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지친 더위로 학습에 대한 의욕과 집중력도 상실되고 수업시간이 더할수록 교사도 학생도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여름방학을 기대해 보지만 주5일제 실시로 7월 25일이 지나야 방학이 시작된다. 20여일은 더 견뎌야 하는 것이다.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교육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늘 말로만 교육복지를 말하고, 정부의 비전만 행복교육인가. 다시 묻고 싶다. 기본적인 교육환경도 누릴 수 없게 된 이런 교육현장의 문제에 대해 정치권도 교육 행정가들도 아무 말이 없다. 대안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정 학생을 위한 교육이라면 이에 대한 특단의 정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행복교육’이나 ‘무상교육’을 부르짖고 당선되면 학교의 현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인과 교육 행정가들이 있는 한 진정한 우리의 행복교육은 어렵다는 생각이다.
가정환경보다 못한 시설 개선해야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본 환경조차 갖추지 못한 시설에서 충실한 기본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 아이들의 가정환경에도 못 미치는 학교 교육시설로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려운 것이다. 더군다나 기본 교육환경 개선 없이 교육복지는 더더욱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 행복한 미래를 위한 선진교육의 출발임을 다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