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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2002년도를 향하여

원단의 태양이 떠올랐다. 어제와 똑같은 그 태양이다. 하지만 오늘의 저 태양은 내 몸과 마음을 비춰보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게 하는 거울이기에 더욱 빛난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교단이 새해를 맞았다. 희망찬 한해, 보람찬 새 해를 넘어 2002년은 교총에서 정했듯 `자존심 회복의 해'여야 한다. 물론 회복해야 할 그 자존심은 이기심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교원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긍지이며 교직을 수행할 교원의 생명이다. 이제 우리 앞에 다가선 2002년을 진정 `자존심 회복의 해'로 우뚝 세우기 위해 함께 풀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교원 정년 환원이다. 여기서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교원 정년 연장이 아니고, 교원정년의 65세 환원이다. 정치권도 이제는 믿을 수 없다. 우리 스스로 노력해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지난해 교단은 1년 때문에 자존심을 구겨버리고 말았다. 우리의 의지가 마치 `1년을 더 해먹기 위한 집단이기주의'로, 즉 우리들의 밥그릇 찾기로 비쳐진 것은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요구한 것은 분명 1년이 아니었는데, 정치권에 휘말려 1년으로 비추어졌으니, 앞으로는 절대로 지난해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정년 65세 환원이다. 나아가서는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는 것이다.

다음으로 7차 교육과정의 개선이다. 처음부터 준비가 잘 안된 상태에서 시행된 7차 교육과정은 초등학교는 4학년까지, 중학교는 1학년이 이미 적용 받고 있다. 내년에는 초등학교는 모든 학년, 중학교는 2학년까지, 고등학교도 1학년에 도입된다.

교육과정 전체를 뒤흔드는 일이 교육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개선해야 한다. 지속적인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면 분명 책임은 교사나 학생, 학부모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은 예측이 가능한 만큼 그 동안 파행적으로 도입된 7차 교육과정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교실에 컴퓨터만 갖다놓고 교사에게 컴퓨터만 지원한다고 해서 7차 교육과정이 제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에 걸맞은 여건을 충분히 갖추어 주어야 한다. 반드시 7차 교육과정을 개선 해야 한다.

교원성과급 제도도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틀을 깨뜨릴 수 없다면 기본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으
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말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가지고 받아들이느니, 못 받아들이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우리 스스로 좋은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며, 그 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모든 학교의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공교육을 못 믿어 유학을 떠난다고 한다. 공교육이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물론, 잘못된 교육정책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교사들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학교를 버리고 학원으로 몰리는 학생들, 외국 유학 길에 오르는 학생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 동안의 교육방법이나 교육과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사교육을 이길 수 있는, 즉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우리들 스스로 찾아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교육정책을 탓하면서 거기에 편승하여 학생 지도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교통사고 내놓고 잘잘못만 가리고 사고처리는 하지 않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자존심 회복의 해'에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어디 이 것뿐 이겠는가. 더 중요하고 급한 과제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최소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교사들의 첫 번째 사명은 우리 학생들을 사랑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어떤 경우에도 어른들의 잘못된 제도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막아야 한다. 만약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우리는 정책을 탓하기에 앞서 그 피해를 최소화한 후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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