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변화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 정보량이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정보량이 두 배가 되는데 10년 정도가 걸렸다. 그러나 현재는 4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며 앞으로는 점점 빨라져 2020년이 되면 매 73일마다 지식이 두 배로 증가하고, 2050년에는 현재 지식의 1%만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는 교육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평생교육차원의 직업교육이 혁신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실업교육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면서 진일보해야 한다.
그 방향으로는 우선 실업고를 특성화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를 학급 또는 학과 단위로 하되, 학급당 인원은 20명 내외로 하고 교육내용은 첨단분야 중 고졸자가 진출할 수 있는 틈새분야를 선정해 교육과정을 융통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된 특성화 학교가 돼야 한다.
이와 함께 인력 수요에 맞춰 다양한 실업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며 3년의 고교 과정과 전문 심화과정을 연계한 5년제 실업전문학교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실업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대입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2001학년도 졸업생 중 44%가 넘는 학생이 대학과 전문대에 진학했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이젠 수능시험에 실업계열 설치와 동일계 특별전형의 범위를 확대하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체계적인 진로지도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초등생, 중학생의 특기와 적성을 정확히 판단해 고교 진학 시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 전공분야로 진출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을 보면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실업계 진학이 개인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학생들의 주체적 선택에 의해 이뤄지도록 중학교 교육과정에 진로 프로그램을 개설해 중학생들이 실업계로의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업교육 관련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실업교육의 문제만을 떠들면서 정작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가 없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실업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입안하는데 중지를 모으고 협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기다. 또한 교원단체나 실업교육 정상화를 위한 실업교사들의 모임 등을 활성화해 실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실업교육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실업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한 필수 요소는 바로 실업교육 시스템의 변화다. 실업교육은 직업교육과의 연계선상에 있다. 따라서 과거의 일률적인 지식 습득보다는 다방면에서 일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진학을 하거나, 기업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거쳐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야지, 한 방향이나 한 업종에만 종사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실업교육을 활성화하려면 현 사회를 정확히 분석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