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계시는 40만 교육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The future is people.' 이라고 했습니다. 인적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길러내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는 의미의 금언(金言)으로 인류의 미래가 곧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금세기 최고의 경영자(CEO)로 꼽히는 GE(General Electric)의 잭 웰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Man Power)이며 경영자는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다른 한 손에는 비료를 들고 꽃밭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자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키를 쥐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교직은 형평성이라는 잣대만으로 다른 직업과 단순비교할 수 없는 고도의 전문직이며, 교육계의 태두(泰斗)이신 정범모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전문직이란 기능향상과 경륜, 사명감과 윤리성이 그 요체입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교원정년 환원문제는 여·야가 표결 처리키로 합의를 한 사안입니다. 여야의 합의정신에 따라 지난 11월 20일 국회교육위원회는 공청회를 개최 찬반입장에 관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며, 다음날인 21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표결 처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애초의 표결처리 합의를 번복하고 집단 퇴장함으로써 마치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처럼 누명을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도 '거야(巨野)의 횡포'라는 표현을 동원 한나라당이 의석수의 우위를 바탕으로 멋대로 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여론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여론의 역풍 때문에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정기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것에 대해 저로서는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사범대학을 나온 사람으로서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이 정권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교원정년단축의 허실을 누구보다 똑똑히 목도(目睹)한 바 있습니다. 교사들을 부패집단으로 몰아 부치고 무능교사라고 폄훼(貶毁)하면서 정년단축을 밀어 부친 결과 그것이 우리 교육을 얼마나 황폐화시켰는지 분명히 직시하고 있습니다.
당시 교육부는 정년단축으로 1만5800명의 선생님들이 교단을 떠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5만명이 넘는 선생님들이 교단을 떠났습니다. 나이 든 선생님 한 분을 퇴출시키면 젊은 교사 2.59명을 충원시켜 교단을 젊게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2.59명은커녕 1:1충원도 못해 교단을 떠난 사람을 기간제 교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불러 들여 교원수급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으며 교육계는 아직도 그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중초교사니 뭐니 하면서 땜질식 수급정책이 남발하고 있습니다.
재원도 1조 5천억이면 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4조1천억이 넘게되어 각 지방교육청에서는 부족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기채를 남발 2조가 넘는 빚더미에 올라 있는 실정입니다. 실패한 개혁의 짐은 고스란히 국민이 떠 안게 됩니다. 대통령도 아니고 집권당도 아닙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정년단축 이후 교육계가 겪고 있는 교원부족현상과 공교육붕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대중들의 반대가 심하다고 중도에서 그만둘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잘못 끼워진 단추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단순히 나이 한살 늘리는 것이 아니라 DJ정권이 저지른 교육정책실패의 시발점이자 근원이 되고 있는 교원정년 단축조치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다소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의한 시점에 본회의에 상정 통과될 수 있도록 저로서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0만 교육자 여러분들의 이해와 성원이 있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