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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짝퉁’ 만드는 산자이(山寨)문화

중국의 신제품 모방 현상을 현지에서는 산자이문화라고 칭하고 있다. 산자이(山寨)란 산적들의 소굴을 뜻하는 말로 모조품 또는 복제품이 중국 전반에 확산돼 사회문화 현상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중국에는 소위 ‘짝퉁’ 전자제품이 시중에 나돌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휴대폰이었다. 노키아(Nokia), 삼성(Sumsung), 아이폰(iphone)은 Nckia,Samsong,tphone으로 시장에 나왔다. 당시의 짝퉁 휴대폰은 성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모방이 점점 진화해 외관은 물론 성능까지도 뛰어난 휴대폰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폰(goophone)이라는 회사는 아이폰5와 똑같은 외관의 구폰 아이5를 내놨다. 샤오미(小米)도 아이폰5와 비슷한 1S를 출시했다. 게다가 이런 짝퉁 휴대폰의 성능이 정품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가격은 정품보다 3배가량 저렴하면서 외관이나 성능은 비슷해 많은 중국인들이 이 짝퉁 휴대폰들을 구입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신제품 모방 현상을 현지에서는 산자이문화라고 칭하고 있다. 산자이(山寨)란 산적들의 소굴을 뜻하는 말로 모조품 또는 복제품이 중국 전반에 확산돼 사회 문화 현상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휴대폰에서 시작된 이 모방현상은 점점 확산돼 사회 전반에 범람하고 있다. 산자이 TV프로그램, 산자이 예술인 등도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산자이 거리까지 나타났다. 있다. 난징시에 있는 산자이 거리는 상점 외관이 모두 국내외 저명상표로 채워져 있다. 언뜻 보면 명품 가게들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모두 저명상표 글씨를 조금만 바꾼 짝퉁 상점들이다.

과연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산자이 현상을 문화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중국에서 산자이문화에 대한 입장은 크게 두 갈래다.

옹호하는 입장은 산자이문화가 주류문화에 대한 반항을 상징한다고 본다. 다국적 대기업이 상품을 독점한 상황 속에서 이런 독점을 타파하기 위한 반작용이 표출된 것이 산자이문화라는 것이다. 즉 후발 국가들은 이런 주류상품을 개발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모방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자이문화는 일반적인 모방과는 다르다고 항변한다. 즉 복제나 표절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에 일정한 진보의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자이문화를 억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하는 입장은 산자이문화가 타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결국은 중국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산자이문화에 대해 관용을 베푸는 것은 타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자들에게 생존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아울러 산자이 현상이 계속될 경우 시회문화발전에 커다란 손해를 입힐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럼 산자이문화는 문화인가? 모방인가? 필자가 보기에 산자이문화는 문화현상으로 해석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중국에서 산자이문화라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마도 중국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중국은 국가적으로는 부를 쌓았지만 대부분의 중국인은 생활수준이 높지 못하다. 그러나 국가경제와 사회발전에 따라 명품에 대한 욕구는 대단히 높아졌고, 일반서민들은 이런 모방제품구입으로 명품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게 됐다. 따라서 산자이문화를 저항의 문화현상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불평등을 반영한 사회현상의 하나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산자이문화로 대표되는 중국의 짝퉁, 모방 현상은 이미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정부는 이 산자이 현상에 대한 정책방향을 분명히 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정부는 산자이문화에 대해 알면서도 모르는 척, 또 모르는 척 하면서 아는 척하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해나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산자이문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다. 다만 산자이문화는 중국에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중국정부는 산자이문화를 통해 다국적기업의 선진기술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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