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통일이 돼서 더 이상 고통 받는 북한 동포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들도 우리 민족인데, 강제 북송되고 나면 기본적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이 많이 아파요.”
23일 오전 인천계수중(교장 이형갑) 3학년 1반 교실. 한국교총이 탈북동포 강제북송 문제와 관련, 청소년들에게 탈북자의 인권과 통일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탈북동포 인권 공개 특별수업’을 실시했다.
인천계수중 이장미 수석교사는 먼저 탈북남매의 사진을 보여주며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서 3년 가까이 사실상 감금 생활을 한 국군 포로 故백종규씨의 친딸 백영옥(47)씨와 외손자 이강민(17)군, 외손녀 이일심(21) 양이 2009년 총영사관에 들어가기 전날 찍은 것이었다. 이 교사는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 ‘탈북자 중 미성년자는 절대 강제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것도 바로 이들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탈북동포 강제북송과 관련된 신문, TV, 인터넷자료를 보는 동안 학생들의 표정이 숙연해졌다. “우리가 탈북동포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라는 이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모둠을 이뤄 강제북송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며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박수정(3학년) 학생은 “그동안 탈북동포의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대사관에 편지를 쓰고 강제북송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들을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탈북동포 문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공유하기’, ‘반기문 UN 총장에게 편지 쓰고 국제적 관심 불러일으키기’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장미 교사는 “내용이 다소 무거워 학생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협력학습을 통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니 호응이 높았다”며 “이번 수업을 계기로 학생들이 인권에 대해 바로 알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인권교육 본연의 목적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업을 참관한 이형갑 교장은 “학생들이 탈북동포의 문제를 사실대로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특별수업을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초등 수업을 진행할 서울명덕초(교장 임점택) 최창현 수석교사는 “노래와 율동, 미디어 자료를 다양하게 활용해 이해를 도울 것”이라며 “학생들이 탈북동포의 심정을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총이 제작․활용하는 특별수업 교수․학습과정안 및 수업자료는 초․중등용으로 구분돼 있으며 홈페이지(www.kfra.or.kr)에 탑재, 학교 현장에서 참고․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