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학교는 사회발전을 선도했고 그 핵심에는 변화하는 교사가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교사의 학습연구년제는 교원이 수업과 기타 업무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세운 학습 계획에 의거해 학습과 연구에 전념함으로써 전문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원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다양화되고 정보화된 사회에서 교사에게 평생학습이 요구되며, 교원 개개인의 상황과 요구에 맞는 맞춤형 연수와 연구 기회를 제공할 제도적 장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가 깔려있다.
교사 학습연구년제는 2010년 9월 시범운영으로 시작됐다. 교원능력개발 평가와 연계해 우수 교원에 대한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전문성 신장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고 것이다.
올해 2월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연수 후 성과 분석 결과를 참고해 보면, 전체 참가자(99명) 중 95.7%가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결과가 나온 이유는 기존의 교원연수에 비해 이 제도가 교사의 자율적 참여를 보장하고 현장성 있게 전문적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타난 것은 주로 제도 운영 관련 부분이었다. 우선 교원연구년제 대상자 선발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그리고 보상 개념으로 시행될 경우 교사들을 서열화 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몰고 갈 우려도 있다. 일선 교사들의 관심 부족과 미진한 홍보로 학습연구년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교사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 변화하는 사회에 부응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운영과 교육 내용의 다양화가 필요함에도 대부분 파견기관에서 연구년제를 기존 강좌에 더불어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소수 특정 교사에게 주어지는 특혜 또는 성과물 없는 외유성 해외연수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 계획, 준비, 시행, 연수 후 평가의 각 단계마다 적절한 전문적인 컨설팅과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교사들의 현실적·실제적 필요와 요구를 반영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 학습연구년 기간 중 준비된 우수연수·연구기관에서 학교교육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다양한 형태의 성과물을 만들 수 있는 여건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파견기관(대학)에서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견기관(대학)들 간의 협의체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의체가 교과부와 해당 시도교육청 담당자와 함께 수시로 협의해 학습연구년 교사들의 요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한 안정적이고 질 높은 행정 및 교육서비스를 해야 한다.
교사의 학습연구년 기간에 대학에서 이수한 전공 강좌의 경우에는, 이수 후 대학원 동일 전공 과정에서 학점으로 인정해주어 연속적으로 학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개개인은 지속적인 자기 발전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정부의 지원과 관계없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파견기관에서 학습연구년 대상 교사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될 수 있는 적정 인원을 확보해주어야 하며 전공별로 특화된 지원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 대학교에 소수의 학습연구년 교사를 배정할 경우 비용이 상승해 맞춤형 연수가 곤란하다. 만약, 특정 우수 기관에 집중적으로 학습연구년제 운영을 맡기는 것이 어렵다면, 전공별로 특화해 연수기관으로 지정 혹은 권장해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 소수의 전공 영역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일 전공자들 간에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선 사항들을 하나하나 보완하고 오해를 불식시켜야 교사 학습연구년제의 본 취지에 맞는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