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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단체교섭에 거는 기대

"남자와 여자가 손으로 직접 물건을 주고받지 않는 것이 예(禮) 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예(禮)요." "형수가 물에 빠졌다면 손을 직접 잡고 끌어내어도 됩니까?" "형수를 끌어내 주지 않는다면, 그건 바로 승냥이의 짓이오. 남자와 여자가 손으로 직접 물건을 주고받지 않는 것은 예의 원칙이고, 형수가 물에 빠졌을 때에 손으로 직접 잡고 끌어내 주는 것은 임시 방편이지요." "지금 온 천하가 물에 빠졌거늘, 선생께선 왜 손을 내밀어
끌어 내주지 않습니까?" "천하가 물에 빠지면 도(道)로서 끌어 내주고,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끌어내 주는 거라오. 그대는 내가 임시 방편인 손을 내밀어 천하를 끌어내기를 바라고 있소?"

맹자에 나오는 글로 제나라 사람 순우곤과 맹자의 문답이다. 천하 즉 국가의 정책은 임시방편식으로 해서는 안되고 정도(正道)를 통해서만 가능함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교육부가 지난 11일 교원의 전문성, 권익 및 후생·복지향상대책을 발표했다.

대규모 인원감축이 불가피한 제2차 정부구조조정과 제2단계 공직사정이 겁쳐 공직사회가 뒤숭숭한 때였다. 공무원의 경우 사기진작의 핵심은 돈과 인사인데 효과적 방안을 내놓치 못하고 있던 어려운 시기였다. 그런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서 미루어두었던 교원사기 진작 대책을 소신있게 내놓은 것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겠다. 특히 교원예우 지침을 대통령령으로 격상, 교권변호자문인단 운영, 교원의 잡무 경감 지원체제 강화와 특별규정제정, 담임수당인상 방안 등은 매우 긍정적 방안들이다.

특히 학교안전공제회 기능강화와 교원안식년제도는 초중고교원에게 절실한 것들이며, 발전적으로 현실성있게 조정되기만하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겠다. 따라서 이번 계획안이 성공을 거두려면 많은 부분이 보완되어야 한다. 첫째, 계획안이 너무 단기적이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대책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첫째, 전문직 교원단체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주어 지속적으로 교원처우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교원자격·승진체계도 이원화해야 한다. 즉 현재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일원화되있는 교사, 교감, 교장의 승진체계외에 평교사로서도 교감, 교장에 상응하는 예의를 해줄 수 있는 수석교사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교원의 장기적 경제안정대책을 위해서는 우수교원확보법이 제정되어야 하고 교원의 법정정원을 확보하여야 한다.

셋째, 교원의 자율연수 휴직제안은 교원연구안식년제로 현실성있게 발전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직접 수업지도와 학생지도를 하지 않는데 따른 일부수당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월급여를 전액 지급해야만 희망자가 있을 것이다.

넷째, 학교 안전공제회는 이번기회에 반드시 교원들의 안정적 교직생활과 실질적으로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전국단위 안전공제회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지나치게 시장 경제원리에 입각한 정책들 예컨대, 성과급제, 수습교사제, 교원평가제, 복수담임제, 교육정책공모제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교원들과 교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교원단체와의 충분한 협의 과정이 있었더라면 더욱더 훌륭한 방안들이 나올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시간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의논하고 토론하여 정말로 백년지대계의 교원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교사들에게 교육활동의 자율성을 주고, 학교운영과 학사운영에 있어서도 주체적 역할을 담당하게 하며, 참된 스승으로 이 사회에서 머물게 하려면 좀더 교사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교사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기울여야 한다. "음식만 먹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를 대하는 것이고, 사랑하면서도 공경하지 않으면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 공경하는 마음은 예물을 보내기 전부터 지녀야 한다. 공경하면서도 진실하지 않으면 참된 스승을 오래도록 머물 게 할 수 없다."

임시방편의 손보다는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교원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
하다. 교육당국과 교원은 한몸이요 한마음이다. 지혜를 모으면 가능치 못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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