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30일(여성네트워크 회의 9월 26일~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6회 EI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한국교원단체연합회에 우선 감사를 표한다.
한국교총이 소속되어 있는 EI(Education International,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는 172개국 3천만명의 교원·교육관계자가 소속된 단체로, 세계 각 지역별 회의 중 하나인 아태지역회의는 지난 2006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5회 회의에 이어 올해는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교원단체의 대응(Asia Pacific Teacher Organizations' Response to the Global Crisis)’이라는 주제로 아태지역 37개국 300여명의 교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28일~30일의 본회의에 앞서 아태지역 여교원들의 여성네트워크 회의에 참여했는데, 세계 경제위기가 교사의 성평등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이에 교원단체와 EI가 취해야 할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나라 교원들과 토론을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아태지역 교원단체들이 여교원들의 지위와 복지 향상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국가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일하는가를 알게 됐다. 출산·육아 혜택에 대한 다른 지역 교원들과의 집단토론을 통해 우리나라 여교원들이 다른 개도국에 비해 상당히 좋은 여건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성회의에 이어 본회의에서는 아태지역 각국의 교원단체 대표들이 경제위기가 교원의 처우 및 교육에 미칠 영향 등 주제에 대한 자국 상황의 발표 및 토의로 진행이 됐다. 많은 대표단들이 참여한 가운데에서도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다양한 국가의 대표들이 다양한 액센트의 영어로 자신있게 발표하는 모습에서 토론과 발표에 중점을 둔 학습자 중심 수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본회의 첫날, 나카무라 유즈루 EI 아태지역 의장(일교조 위원장)의 개회선언에 이은 프레드 반 뤼벤 EI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은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 교육 환경이 처한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교총과 세계교원단체들이 해야 할 전략을 제시하기에 충분했다.
남아시아, 남태평양,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동북아시아 등 아태지역 5개 소지역의 현황발표 세션에서 한국교총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교육세 폐지 반대운동을 벌이며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왔을 뿐 아니라, 수석교사제 및 교원연구년제의 시행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내용을 알려 큰 호응을 받았다.
‘변화하는 경제·교육환경에서 아태지역 교원단체들의 역할’ 세션에서는 사전조사를 토대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교원이 교원임용, 남녀교원의 평등, 인권, 연구 및 조사, 연대, 커뮤니케이션, 활동전략 등의 세부항목으로 아태지역 교원단체의 당면과제와 현황을 다뤘다. 여기에서 한국교총은 내실있는 정책활동과 탄탄한 체계를 갖춘 성공적인 교원단체의 사례로 계속해서 언급됐다.
원탁회의 세션은 교육재정 증대에 있어 교원단체의 역할, 새천년개발목표 달성과 모든 이를 위한 양질의 교육, 갈등상황시, 인권 및 노조권에 대한 수호, 환경변화 및 늘어나는 이민문제에서 야기되는 교육변화 등 4가지 주제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이 중 원하는 주제 1개를 골라 사전신청하고 참여하고 토론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외에도 아태지역의 교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결의문 채택, 아태지역위원회 선출, 정관 및 시행세칙의 개정이 논의되었는데, 한국교총은 3개의 결의문 상정 및 채택, 사무총장의 전체위원직 당선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영어교사로서 이번 국제회의의 경험에서 배운 중요한 점은 발음보다는 영어의 유창성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회의 중 사용된 언어는 영어였지만 각국에서 온 대표단들은 그들 나름의 독특한 억양을 가지고 영어를 사용했다. 특히 인도와 스리랑카, 인도 대표단 등이 사용하는 강한 억양의 영어를 이해하는 데에는 나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적극성과 열의는 대단했다. 지금 학생들은 영어 발음에 신경쓰다보니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해 꺼리곤 하며, 이에 따라 영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음보다는 영어가 얼마나 유창하고 적극적으로 개인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제 영어수업에서 강조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토론을 위주로 학생들이 영어 발음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시행세칙의 개정으로 앞으로 4년후 열릴 아태지역회의에서 아태지역 교육과 교원의 보다 발전된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