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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나로호 발사와 우주꿈나무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다이달루스의 아들이다. 미노스의 왕의 노여움을 받아 감옥에 갇힌 다이달루스는 날개 모양의 비행 도구를 만들어 그의 아들 이카루스에게 달아주어 탈옥을 꾀한다. 이 날개로 이카루스는 하늘을 날아서 감옥을 탈출하지만 더 높이 날아오르려는 욕망은 결국 날개에 붙은 밀납을 녹게 만들어 땅에 떨어져 죽고 만다.

밤하늘의 우주 공간에는 알퐁스 도데의 낭만스러운 별에서부터 탈레스를 웅덩이에 빠지게 만든 탐구의 별이 오작교 사이로 흐른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는 우리의 의지는 지난 25일 나로호(KSLV-1) 발사로 모아졌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모두의 꿈을 담고 힘찬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솟구쳤고, 한반도의 반만년 역사 속에서 우리의 손으로 우주의 문을 두드렸다. 안타깝게도 발사 11분후 고도 387Km 상공에서 우리의 과학기술위성 2호는 공전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대기권에서 소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우리의 꿈은 결코 소멸될 수 없다. 우리는 그 절반의 성공이 지닌 의미와 교육적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가 갖게 된 실패 경험은 성공을 향한 하나의 과정이자 머지않아 누리게 될 선진 우주 강국의 꿈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다. 라이트 형제는 200회 이상의 모험비행기 시험, 1000회 이상의 글라이더 시험비행 후 마침내 역사상 처음으로 동력비행기의 비행에 성공했다.

그것은 그 만큼의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뤘음을 의미한다. 미항공우주국이 탄생한 이래 가장 큰 업적은 인류의 달착륙이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기까지 아폴로 1호를 시작으로 수많은 실패 경험이 최초 달 착륙을 위한 사다리의 역할을 한 것이다. 케네디 우주센터의 화강암 구조물에는 우주 개발을 위해 아폴로 1호 이후부터 고귀한 목숨을 바친 이십명 가까운 우주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석양이 비칠 때 그들의 이름은 우주 공간의 별처럼 빛난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현재까지의 우주 개발 성과가 피땀없이 손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이번 나로호 발사는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산실인 우주 센터와 자체적인 발사체 시스템 구축의 계기가 됐고, 많은 과학자와 기업이 우주 발사체 분야의 지식을 축적하는 기회가 됐다. 이러한 실적은 9개월 뒤인 내년 5월 나로호 재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과학 영재들을 위한 교육 인프라와 진로 대책을 재고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몇 해 전 우리나라 유수의 과학기술계 영재를 교육하는 대학기관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진로의식을 조사한 적이 있다. 한국 과학 영재들의 꿈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과학기술자로 역할하는 것보다 안정된 직장과 경제력을 담보할 수 있다면 언제든 다른 분야로 진로를 바꾸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고민은 우리의 학생들을 과학도의 길을 걷도록 지도해야할 교사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번 나로호 발사와 관련해 연구인력 및 예산 규모에 있어서도 우주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낮다고 한다. 우리의 과학도들이 그들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과학영재교육의 인프라를 다시 살펴보고, 희망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할 때이다.

또한, 이번 나로호의 발사를 계기로 우주 개척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현재 이 순간에도 지상 350km 지점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이 돌고 있다. 그 곳에서는 다양한 과학실험이 이루어지며, 멀지 않아 실제 거주공간으로서의 우주개발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우주에서의 생활은 더 이상 어린 시절 상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지구궤도 350㎞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다녀옴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됐고, 11번째 우주과학실험 국가가 됐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발사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최초우주인배출 프로그램에 도전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았다. 몇 단계에 걸친 선발과정을 거치면서 ‘우주로 가는 길이 바로 우리의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때 받은 우주인 후보 합격증은 나의 보물 1호가 돼 거실 벽에 걸려있다.

그것을 볼 때마다 언젠가 우리 로켓과 우주선으로 이카루스의 꿈을 실현시켜 주길 기대하게 된다. 이제 내년 5월 또 다시 새로운 나로호의 카운트다운을 기약하고자 한다. 발사 당일 어린 학생들 얼굴에 가득 찬 우주를 향한 호기심과 가슴 속의 꿈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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