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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복원하자

글로벌 시대로 특징지어 지는 지금의 세계는 초일류만 살아남는 '국제 무한 경쟁' 시대이다. 그러므로 교육도 시대의 추세에 부응해 일류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변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당국도 교육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원리를 도입했다.

'수요자 중심 교육'은 각자가 지닌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 특성화 된 인재로 성장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논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수요자 중심 교육'이든 '교과 중심 교육'이든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수한 교사가 있어야 한다. 교사는 자기가 가르치는 전문 영역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두루 섭렵하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 영역에 대한 교사의 지적 수준이기 때문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말이 만고의 진리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의 지적 수준이나 교육 방법이 좋다고 해 교육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아무리 풍부한 지식과 효과적인 교수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르치겠다는 열의가 없으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교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혀 그것을 열과 성을 다하여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교육 자세를 교사가 갖게 되는 데에는 교사에 대한 처우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배우는 자에 대한 교사의 사랑이 더 큰 역할을 한다.

배우는 학생도 우수교사가 영성적적으로 가르쳐주는 지식을 피동적으로 전달받을 것이 아니라, 무엇보자 먼저 배우려고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교사와 학생 간에 주고받는 단순한 교육행위를 넘어 주고받는 존경과 사랑이라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고려할 때 교육은 교사와 학생 간의 인간관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직한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적 자질과 가르치고자 하는 열성을 갖춘 교사를 먼저 양성하고, 배우겠다는 열의로 가득 찬 학생에게 지식을 전수시키는 특수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야 한다.

'수요자 중심 교육'에서는 교사는 질 좋은 지식 상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소비자인 학생이 지식 상품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교사직을 유지하려면 교사가 공급하는 지식 상품의 질이 좋아야 할 것이다. 즉, 돈을 받고 지식을 파는 교사는 돈을 내고 지식을 사고자 하는 학생 측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 논리는 첫째로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 있어야 하고, 둘째로 상급학교 진학을 할 때 개발된 소질과 창의성만으로 진학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며, 셋째로 한 교과영역에 많은 교사가 있어서 어느 교사의 지식 상품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학생이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학생의 진로를 학생 스스로가 결정하기 보다는 학부모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보통이고, 상급학교 진학에서는 전 과목 우수자를 선발하는 것이 통례이며, 한 교과영역에 다수의 교사를 두기에는 우리나라의 교육 재정이 허락이 되지 않는다. '수학'이라든지 '영어'라든지 특정 지식 영역에만 국한시켜 생각해도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되는 데 특정 교과영역을 넘어서서 전체 교과를 생각하면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중등학교에서는 입시에 중요시 되는 과목만 공부를 하려고 할 것이며, 대학에서는 사회 진출이 용이한 몇 개 학과에서만 공부하려고 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 결과적으로 인기대학과 인기학과의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에 경제 논리를 도입한 '수요자 중심 교육'을 실현하려고 먼저 교육 여건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현재와 같은 공교육 경시 경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사교육 중시 경향과 외국 조기유학 경향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더 값진 지식을 공급 받는 것이 교육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모는 학생이 편안하게 공부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로 성장하려면 교육 당국이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의 제도나 교육 정책을 뜯어 고칠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복원시키는 개혁부터 먼저 실시해야 할 것이다. 배우는 학생은 스승에 대한 존경과 배우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고, 교사는 스승으로서 학생에게 사랑과 열의로서 가르침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정착시키는 것이 곧 교육 당국이 해야 할 교육개혁일 것이다. 생경한 경제 논리를 교육에 도입해 스승을 장사꾼으로 전락시켜 스승으로서의 사명감을 저버리게 해 공교육을 훼손하고, 그 결과로 사교육을 부추기거나 외국 조기 유학을 당연시하게 하고 특수 학과에로의 쏠림 현상을 만드는 것은 하루 속히 지양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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