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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원정원 증원해 국가경쟁력 키우자

내년 공무원의 정원이 동결된다. 경찰 등 불가피하게 늘려야 하는 민생 수요를 제외하고는 모든 공무원이 대상이다. 특히 정원 동결 대상에는 교사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내년 공무원의 정원 및 보수 등을 동결하기로 한 것은 대내외 경제적 여건과 관련된다. 그러나 교원 정원 문제는 획일적인 경제 논리로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교육은 한 나라의 정신적 기반이다. 아울러 교육은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성장 동력이다.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교육 투자를 줄이려고 하는 것은 교육도, 경제도, 국가 행정도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교원 정원 동결은 예산 절감이 아니라 질 낮은 교육으로 가는 길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 26.7명, 중학교 20.8명, 고등학교 15.9명으로 OECD 평균(초등 16.2명, 중학교 13.3명, 고등학교 12.6명, 2006년 자료)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원 수 부족으로 좁은 교실에 40명(고등학생)이 넘는 학생이 앉아 있다면 좋은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 학습 환경이 열악해지고 그에 따라 학습 효과도 떨어진다. 이는 공교육 부실로 이어지고, 사교육 팽창으로 번져 학교 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어렵게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총 41조 5810억 원의 2009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 예산 규모 증가율보다 9.4% 높다. 이번 정부 안은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실천 의지도 읽을 수 있다. 지방 대학 경쟁력 기반 확충에 3352억 원,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WCU·World Class Univ.) 육성에 1250억 원의 배정은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과 풍부한 예산이 장기적으로 수립됐다는 점에서 기대도 크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에 대한 빈약한 예산은 걱정이 앞선다. 가장 큰 예산이 영어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195억 원 배정되었는데, 이 예산도 농어촌 지역에 대한 영어 교육 지원으로 교육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보는 지원은 아니다. 결국 내년도 교과부 초·중등 교육 예산은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 등 최소 필요 경비만 배정된 것이다.

큰 건물일수록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육의 해법도 초·중등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초빙하는데 거액을 소비하는 것보다 기초 교육에 희망을 투자해야 한다.

언론에서조차 교원 정원 동결이 현 정부의 공약인 ‘작은 정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올바른 시각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선진 교육 없이 선진 경제 없다’라는 말을 한 것처럼, 경제의 해법은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는 교육 투자를 통해서 국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우리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도 교육의 힘이다. 21세기 무한 경쟁 시대에도 사람 교육에 매달려야 한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양에 치중해 왔다. 이제 우리 교육은 양보다 질 높은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교실에서 만들어진다. 교원 수를 늘려 안정된 학습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대량 구조로 버텨왔지만,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예 위주의 소규모 교육으로 가야 한다. 교사와 학생의 비율이 잘 조화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교원 증원으로 효율적인 개별화 학습(Individualized Learning)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선진 국가로 가는 초석이다.

정부는 이번 교원 정원 동결은 교사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에 기대는 한편 어쩔 수 없는 정책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양질의 교육을 갈망하는 학생, 학부모에게 고통을 전가시키는 것이다. 상품도 거칠고 싼 것은 만들지 않는 시대이다. 하물며 인재를 키우는 데는 기초적인 환경부터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교원 증원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고 학교 교육력을 높여야 한다. 교원 확보로 좋은 학교,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꿈을 국민에게는 희망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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