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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논단> 서울 교육감 선거, 본질로 돌아가자

수월성과 평준화는 한 잣대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할 가치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30일로 다가옴에 따라 그동안 무관심하던 언론 매체에서 교육감 선거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직선 교육감 선출이 서울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800여만 유권자 대다수가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언론 매체가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은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첫 시민직선 교육감 선거는 다음 선거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 대한 언론 매체의 보도 형태는 교육감 선거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훼손하는 면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교육감 선거 출마자는 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갖추어야 하고, 정당인은 배제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교육감 후보가 정당공천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감 선거가 정치적인 색채를 띠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교육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각종 언론에서 교육감 선거를 정치적, 이념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보수 대 진보’, ‘전교조 대 반전교조’ 등과 같은 제목으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보도하는 것은 언론이 교육을 이념적·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에 보수와 진보가 어디 있고, 전교조와 반전교조가 어디 있는가? 나아가 보수 후보 단일화는 무슨 의미인가? 보수 후보이어야만 하고, 거꾸로 전교조 후보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교육을 정치 활동으로 해석하고 있는 언론의 관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교육감 선거가 비정치적인 성격의 것이라는 입장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교육감 선거도 결국은 정치적인 투표행위를 수반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선거 초반부터 언론이 교육감 선거를 정치적·이념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언론이 시민들에게 잘못된 교육관을 심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친이명박, 반이명박, 전교조, 반전교조 등과 같은 구호도 같은 맥락으로 비판받아야 한다. 교육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보수도, 진보도, 전교조도, 반전교조가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예컨대 수월성과 평준화는 한 잣대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할 가치로서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을 고려한다면 수월성과 평준화 모두 필요한 것이며 서로 다른 차원의 상보적인 개념인 것이다.

보수이어서 수월성이고 진보라서 평준화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를 포함한 모든 교육공동체가 추구해야하는 가치인 것이다. 언론이 교육감 선거의 구도를 정치적 이념적으로 단순화시켜 보도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킬지는 몰라도 그러는 사이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미래가 가려질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은 교육 그자체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교육을 바로 보자. 교육감 선거의 중심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올려놓자. 조작적이고 의도적이어서 비교육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현재의 언론 보도 형태는 재고되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가치판단은 학습자의 발달이라는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데 충실한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언론은 교육감 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교육정책에 대한 검증과 보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서울교육이 살고 우리 교육이 사는 길이다. 교육감 선거를 정치적, 이념적으로 몰아가는 언론형태는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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