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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성적 위주 교육과 황소개구리

어린 시절 시골마을에 자동차가 오면 “차 온다! 차 온다!”하고 아이들이 모두 뛰어나왔다. 차를 먼저 보았다고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하고, 구경하느라 밥시간도 잊은 채 집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은 집집마다 자동차가 있다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거짓말로 받아들였다.

변화와 발전은 갈수록 그 속도를 빨리한다. 수생 생태계에 외래종인 황소개구리, 블루길, 배스, 초어 등이 증가해 우리 생태계 피해가 날로 심해지는 변화도 그중 하나다. 우리는 사회적 합의로 황소개구리 퇴치에 심혈을 기울인 경험이 있다. 그렇게 힘을 모았던 것처럼 사회의 구석구석에 있는 유사한 부문들을 더 늦기 전에 빨리 퇴치시켜야 한다.

어느 연수강좌에서 한 교수의 하소연이 잊히지 않는다. 회식 자리에서 여학생이 과일접시의 가장 가운데 부위에서 제일 먼저 먹고, 식당으로 뛰어가면서 교수를 밀친 학생은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새치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직장 일에 지친 아버지가 집에 왔는데 자식이 아무런 인사도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상황이 싫어 모니터를 창밖으로 던져버린 아버지의 울분도 있었다.

그들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교육받지 못한 채 성적 올리기 공부에 학창시절을 투자했으며, 성적만 높으면 흡족한 대접을 받고 자랐다. 맛있는 먹을거리를 두고 형제들이 양보를 싫어하고 너그러움을 보이지 않으며, 피자·햄버거·치킨·빵 등의 외래 먹을거리를 즐긴다. 그러나 옛적에는 지금보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쓸 돈도 훨씬 부족했지만 먼저 차지하겠다고 때를 쓰지 않았다.

변화가 가져다주는 발전과 편리함을 즐기면서 예절(인성)교육과 우리 전통미가 성적위주의 학과교육이나 외래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이를 우선시한 교육은 가정과 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으며 결국 이런 놀랍고도 싫은 결과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금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고도로 발달된 사회로 다양한 변화의 물결 속에 그들을 멀리 하고서는 하루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경제적·사회적 양극화의 그늘은 더욱 확장되고 계층·지역·집단간 사회적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의 고객은 넘치는데 동네가게나 재래시장은 한산하며, 연휴기간 인천공항의 출국장은 북새통인데 국내 관광지는 한산하다. 또 거리의 외제차량과 해외관광객의 증가폭은 큰데 우리 차의 수출증가와 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 수는 미비하다.

대형할인마트, 백화점, 인천공항의 출국장을 이용한 횟수의 50% 정도만 동네가게, 재래시장, 국내여행지로 발길을 돌리는 여유와 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고통도 나누면서 함께 잘 살아가야 된다는 장고(長考)는 어떤 변화에 밀려 어디로 숨어버리고 만 것일까?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니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하며 살면 된다는 변화의 물결은 황소개구리의 그것과도 너무 비슷하다.

황소개구리는 억울하고, 분하고, 설움에 겹다고 할 것만 같다. 설움을 달래주는데 앞장설 이는 매스컴, 지도자급 인사, 지성인,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근시안적인 침묵에서 깨어나 선진국을 향한 국민의 행동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IMF 이후 뉴스시간에 그 사전예방을 위한 경고의 호루라기 한번 불지 못함에 책임을 느낀다는 아나운서의 신선한 이야기가 기억 속에 메아리친다. 황소개구리는 오늘도 서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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