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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편리함의 그늘

복도에는 정수기, 교실에서는 언제든지 버튼만 누르면 금방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온풍기, 한 걸음만 힘차게 뻗으면 갈 수 있는 화장실. 학교에서 이제 아이들은 불편함을 호소할 만한 환경은 찾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편리함의 포근한 이불 속에서 성장하는 연약한 아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은 도통 참을성이 없어졌다. 적어도 두어 시간은 참을 수 있는 사람의 생체리듬에도 아이들의 끈기 부족으로 맥을 못 춘 채 무너지고 화장실마저 가깝다 보니 아무 때나 드나들게 된다. 심지어는 수업시간도 습관처럼 화장실을 찾는 아이도 있다. 아침을 거르고 오는 아이들은 학교 매점에서 언제든지 배고픔을 면할 수 있지만, 그 음식들이라는 게 영양 면이나 청결 면에서 집에서 엄마들이 정성들여 해준 음식과 비교를 할 수 있을까. 그 음식을 먹고 때로는 배앓이를 하고, 또 즉석 음식에 맛 들여 있는 아이들은 비만으로 이어져 이래저래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학교에서의 이런 최신식 편의시설은 아이들을 상당히 나태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면이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아침에 머리를 감고 말리고 올 수 있는 아이들조차도 교실의 온풍기나 에어컨 밑에서 머리 손질을 자주 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졌던 아이들마저 점차 편리함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아이들의 편리성 추구는 긴장된 학습활동을 요하는 학교현장까지 이어져 학습 시간과 쉬는 시간이 잘 구분이 안 되고 지켜야 할 예의범절까지도 뒤뚱거리게 한다.

차라리 불편함이 우리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할 때가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나 합리성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인간관계는 훨씬 좋아질 수 있다. 기계가 대신하지 않는 것들에서 사람들은 뭉쳐야 하고 힘을 합쳐야 하는 것들이 참 많다. 그런 것들을 기계가 하나 둘씩 빼앗아가고 우리들은 기계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나약한 존재로 전락하면서 사람들의 끈끈한 정도 함께 함몰되고 말았다. 기계는 우리들의 일상 대화마저도 많아 앗아간 측면이 있다. 편리함과 경제성 추구의 유혹을 조금만 멀리한다면 우리는 자꾸 사람들과 접촉을 해야 하고 쉼 없이 대화를 나누어야 할 일이 많아진다. 그런 대화 속에서 상대방을 알게 되고 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데, 그런 기회들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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