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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이야기> 1학년의 편지

드디어 한 학기가 갔다. 1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은 처음으로 한 학기를 보내고 방학을 잘 보내고 있겠지.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으니 국어 쓰기 마지막 시간이 생각난다.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고, 그 다음은 나를 도와 준 친구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선생님께 편지도 썼다.

아직 혼자서 글을 쓴다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는 아이들이 많아서 편지의 틀을 어느 정도 잡아 주고 조금씩 바꿔서 쓰라고 지도하고 있다. 그것도 어려우면 지금은 선생님과 똑같이 써도 된다고 일러줬었다. 마침 과자도 넉넉히 있어 발표하는 아이들의 입에 과자를 하나씩 쏘옥 넣어주었더니 더 열심히 손을 들고 발표를 자청했다.

1학년 수업에는 가끔 과자가 사용되기도하는데 긴 빨대에 10개씩 과자를 묶었다가 하나 둘씩 먹으면서 덧셈과 뺄셈에 활용하기도 하고 물고기 모양이 다양하게 있는 과자를 이용해 ‘분류하여 세어보기’에 이용해보기도 하는 식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이 수업방법은 그 모습에 나도 힘이 났었다.

비록 과자 때문에 발표하게 됐지만 그날 발표했던 학생들 중 J군의 편지를 소개해 보겠다. 비록 맞춤법은 좀 틀렸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정겹다.
‘선생님께, 공부 가리켜 주셔서 고맞습니다. 아프로 더 선생님 말씀 잘 들을 게요. 선생님,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나무만큼 우주만큼 사랑해요. 오래사세요. 고맞습니다. 선생님. ○○○올림’
‘세상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기분 좋아졌다.

편지 발표가 모두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됐을 때었다.
S양이 눈물을 글썽이며 다가왔다. 나는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은빈아, 어디 아프니?”
“아니오. 선생님께 편지를 쓰고 읽어 보니까 갑자기 졸업하는 것 같아서 슬퍼졌어요”
이 귀여운 녀석들을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 순수한 모습으로 늘 나에게 감동을 줬던 이 아이들, 벌써부터 개학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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