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실창가에서> ‘수능 후 2개월’ 적극 활용을

수능시험이 끝났다. 초등학교부터 12년에 걸쳐온 공부가 하루 시험으로 판가름 나는 것은 가혹한 현실이다. 해방감 못지않은 허탈감에 빠져있을 수험생들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팽팽히 당겨진 연줄이 끊긴 듯 공허해진 마음에 삶의 방향자체를 설정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기대보다 성적이 좋지 못한 경우엔 절망, 불안감에 자책감마저 들어 이러한 감정들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주위에 대한 분노로 폭발하기도 한다. 심지어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에 빠지기까지 하니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수능 이후에도 여전히 하루 7시간씩 편성된 정규수업 시간을 지침대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대한민국에 없으리란 사실을 교육부도 알 테고, 관심 있는 학부모들도 잘 알고 있다. 학교교육의 정상운영 자체가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뾰족한 대안 없이 아이들을 무작정 붙잡아두는 학교를 학부모들과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수년간 간과해온 수능 이후 고3교실의 붕괴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정말 없단 말인가.

교육부와 학교 현장,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남은 몇 달간의 학교생활을 어떻게 진행해야 옳은가’에 대한 본질적이고 다면적인 접근을 하는 노력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인성교육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 즉 인간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이다. 교육이란 사람이 태어나 인간관계를 정립하고 그 사회를 이끌어나갈 능력과 자질을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교육의 출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아동기부터 청소년기에 필요한 대부분의 교육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교는 인성과 지식의 배움터이다. 그런데 요즘 학교교육은 지식은 있으되, 인성은 사실상 부재 상태다.

학벌만능주의와 막연한 출세지향주의가 오직 대학 진학으로만 아이들을 몰았고 가치관은 상실되기 시작했다. 인성교육을 방치하고 경쟁으로만 자란 세대가 이뤄낸 우리 사회는 기본이 무너져 가고 있다. 부모가 살기 힘들다고 자식을 버리고 방치하며, 자식을 7남매나 두고도 홀로 차가운 방에서 주검이 된 노인의 기사를 접하게 되지 않았는가. 교사는 학생을 성적 올리는 기계로 만들어야 하고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패륜을 저지르는 사회의 혼돈은 인성교육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쩌면 학문보다 중요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두 달의 시간을 그동안 허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수능 이후 고3 교실을 살리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두 달 남짓한 시간을 지금껏 충분히 하지 못했던 인성 교육의 기회로 활용해 보자. 청소년시절,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예절을 배우고 인성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보는 것이 어떨까. 또 워드 자격증, 요리사 자격증 등 대학이나 사회에 나갔을 때 필요한 자격증 하나씩을 취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학에 가서 전공하고 싶은 과목이나 분야를 집중적으로 교육시켜 아이들이 대학에 가서도 그 연장선상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순간 결정되는 수능으로 학생을 나열하기보다는 ‘수능 이후 프로젝트’에 성실하게 임한 두 달 간의 과정까지도 그려준 생활 기록부를 만들자. 그것을 들고 자신 있게 희망 대학에 내밀 수 있는 날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인 것일까.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