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에서 몸값을 노린 초.중학생 납치사건이 최근 두달 사이에 4건이나 발생,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25일 오후 3시1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모 초등학교 앞길에서 A(11.초등4년)양이 차량으로 납치됐다가 4시간여만에 풀려났다.
납치범은 이후 오후 4시30분과 6시30분 두차례에 걸쳐 A양 아버지에게 '딸을 데리고 있다. 6천만원을 준비해 오후 8시까지 부천 고강동으로 오라'며 공중전화로 협박한 뒤 부천에서 A양을 택시에 태워 돌려보냈다.
A양은 "학원을 가는데 흰색 계통의 승합차를 탄 남자가 '엄마 고향후배다. 집이 어디냐'며 차에 태운 뒤 '사과를 전달해야겠다'고 아빠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 답해 줬는데 몇시간 동안 끌고 다니다 택시에 태워 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납치범이 30대 중반으로 양복차림에 키 170㎝ 가량이고 마른 체격이라는 A양의 진술에 따라 범인의 신원과 범행에 이용한 차종을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 12일 추모(23)씨 등 20대 2명이 고양시 일산서구 모PC방 앞길에서 B(13.중학1년)군을 차량으로 납치, 백석 지하철 역에서 공중전화로 B군 부모에게 몸값 500만원을 요구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해 12월 21일에는 강모(26)씨 등 3명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상가앞에서 C(12.초등6년)군을 납치해 이틀동안 끌고다니다 안산시 상록구 모예식장 앞길에서 풀어줬다.
강씨는 경찰에서 '옷가게를 하면서 1억원의 빚을 졌는데 어린이를 납치해 몸값 5천만원을 받아 나눠갖기로 하고 분당 아파트촌을 돌다 평수가 커보이는 아파트 앞에서 C군을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강씨가 인터넷을 이용해 C군 부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단서로 이들을 검거했다.
그러나 이천에서 발생한 D(10.초등4년)양 납치사건은 발생 40여일이 지났지만 수사가 답보상태다.
지난해 12월 13일 이천시 장호원읍에서 학원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D양이 30대 남자 2명에게 차량으로 납치된 뒤 몸값 700만원을 보내고 풀려났다.
납치범들은 대포통장을 이용해 안성의 은행 2곳에서 돈을 송금받았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돈을 인출, 경찰이 이들의 신원 파악도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납치범들이 대부분 초범이므로 협박전화가 걸려올 경우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면 조기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