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자 한국교육신문에 실린 광고는 연말의 과중업무에 지쳐있는 나를 유혹하기 충분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제2회 2030 캠프’. 나는 꼭 캠프에 참여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12월 12일 신청접수 날짜를 다이어리에 진하게 표시했다.
2030캠프, 한국교총의 20대 회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20대의 추억을 만들고자 전국의 선생님들을 만나러 스키장으로 출발했다.
첫날 저녁의 레크리에이션은 어색한 우리의 감정을 끌어내는 촉매제였다. 생기 넘치고 사람 냄새나는 재래시장의 모습, 밀고 밀려야하는 만원버스의 상상 등 몸으로 꾸미는 상황재연은 20대만의 끼가 발산되는 시간이었다. 추운 날씨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상기되어 있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100명이 원모양으로 서로의 무릎에 앉아 의지하는 모습은 우리 교육이 건실하고 미래가 밝다는 것을 예견하는 듯해 가슴 뭉클한 광경이었다.
특히 이원희 교총 수석부회장님의 논술특강은 캠프에 참가한 모든 선생님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잠실고 교사로 계시는 이원희 선생님은 나의 고교시절 EBS 국어 강사로,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 모습 그대로 변함이 없으셨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학교의 교사들이 모여 있다보니 사실 논술특강이 좀 어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논술이라면 대학입시에서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입시의 실제부터 초등학교에서의 접근방법,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까지, 실제 논술특강은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강의 그 자체였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대학입시 논술대비 지도에 큰 도움을 받았으며,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평소 학습의 중요성과 논술기초의 접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실생활의 논술적용을 배우게 되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라며 좋아했다.
짧은 2박3일 일정의 마지막 날에는 이효석 박물관과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을 재현한 곳을 방문해 물레방아 앞에서, 그리고 당나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추운 겨울 도시에서 잊고 지냈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캠프에서 아쉬웠던 점이라면 캠프의 주요활동인 스키가 개별운동이라 레벨에 따라 강습이 이루어져 인사를 자주 나누지 못한 선생님들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젊음’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우리나라의 교육을 책임질 동료들을 만나 함께 했던 2030캠프. 우리 모두에게는 2006년을 뜻 깊게 시작하는 새해 나들이가 되었다. 교총이 전개하고 있는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실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마음속에 간직해본다. “2030 선생님! 다음 캠프에 꼭 참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