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직장에 취직하기 전 장기여행이나 자원봉사 등 혹독한 일상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려는 미국 대학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봄 버몬트 대학을 졸업한 로리 헤크먼(22.여)은 콜로라도주에서 래프팅 가이드로 일했고, 같은 대학을 졸업한 자크 카슨도 작은 버스를 사 재활용 야채유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엔진을 개조한뒤 이 대체연료를 홍보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UCLA를 졸업한 스티브 위너는 대형 밴을 몰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주요 도시와 국립공원들을 보여주며 미국 전역을 종횡으로 누볐다.
이들은 모두 최근 대학을 졸업했지만 "올해는 그저 경험을 얻는 해로 생각하고 있다" "때가 되면 학교로 돌아가겠다"며 진학이나 취직 등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들의 사례를 전하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의 대학생들이 학교와 직업으로부터 떠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새로운 경험을 찾아서, 일부는 잠시만이라도 자신이 택할 수 있는 직업을 시험하거나 공공분야의 서비스에 헌신하기 위해, 또 일부는 단지 혹독했던 학교생활을 마치고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것.
대학을 졸업한 뒤 개조한 버스로 미국내 25개주 1만 마일(약 1만6천 km)을 달린 카슨은 "자격증명서가 필요할 때가 되면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고, 래프팅 시즌이 끝나자 양조장 여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헤크먼도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평생 할 생각은 없으며, 단지 1년간 쉬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버몬트 대학 취업 카운슬러들은 약 2년전부터 "아직은 대학원에 가거나 취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졸업후 휴식을 취하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은 '아시다시피,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사람들이 나에게 하라고 한 것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말한다"면서 "그들은 모험, 그리고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학생들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젠 좀더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사회적으로도 용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워싱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트머스 및 콜로라도 대 카운슬러들도 최근 5년 사이에 많은 4학년 학생들이 앞만 보고 달리던 생활에서 잠시 쉬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이처럼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이유는 ▲단지 지쳤기 때문 ▲사회를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려는 이상적 생각에 의해서 ▲진학이나 취직전 선택 가능한 직업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 등 주로 세가지로 분류된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대학가의 문화적 패턴도 변했다"면서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거나 직업을 얻는 사례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