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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대학의 자율성과 공교육 정상화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의 통합형 논술고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외형상으로는 서울대와 정부의 심각한 대립으로 비춰지고 있다. 막말이 오가는 충돌 사태를 바라보는 학부모, 학생을 비롯한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과 쟁점은 결국 대학의 자율성과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시각의 차이이다. 서울대는 학생 선발과 교육 등 전반에 걸쳐서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인적자원부는 평등권의 입장에서 대학이 공교육의 정상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그간 공교육 정상화라는 대전제 하에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대입본고사 불허라는 소위 삼불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일부 대학에서 예산 문제, 우수 학생 선발, 대학의 자율성 보장 등을 내세워 삼불정책의 완화 내지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이를 적어도 우리 현실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온 것이다.

모름지기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고 지성의 요람이다. 따라서 대학의 자율성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보장되어야 한다. 대학이 정치권 등 외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학문 연구와 교수 활동에 진력할 때 국가 발전과 국가경쟁력이 신장된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서울대는 타도의 대상, 공교육을 망친 주범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을 선도해 온 공이 크며 나아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더욱 지원을 확대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서울대가 공교육을 망쳤다거나, 서울대만 폐지하면 우리나라 교육의 모든 난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아주 근시안적 접근이다. 서울대가 폐지되면 전반적인 대학의 질 저하와 하향평준화만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 폐지 법안, 삼불정책 법제화보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아도 잘 사는 사회, 학력에 구애되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제도적 법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시급하고도 현실적인 개혁이자 혁신인 것이다.

물론 서울대의 이번 통합형 논술고사는 앞으로 시간이 있는 만큼 더욱 다듬어서 ‘공교육 및 고교 교육과정 정상화’라는 대전제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즉 통합형 논술고사가 또 다른 과외를 부추겨서 별도의 ‘글 잘 쓰는 선수’를 선발하기 보다는 고교 전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평범한 학생’이 합격할 수 있도록 수준과 방법을 정선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통합형 논술고사가 고교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창의적인 문제여야지 별도의 과외와 학원 수강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본고사’ 문제로 전도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대입 수능과 내신이 변별력을 현저히 상실한 현 시점에서 통합형 논술고사는 우수 학생 선발과 대학의 자율성을 함께 담보할 새로운 방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반드시 고교 교육과정 정상화라는 범주 내에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전제하면 서울대에서 기대하는 우수 학생 선발과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공교육 정상화의 합치점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자율성 보장과 공교육 정상화는 양자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이 시대 교육의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이제 국민 통합 차원에서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보다 바람직한 묘안을 짜내는데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 현실에서 당분간 삼불정책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아울러 대학의 자율성은 최대한 존중되고 보장되어야 한다. 차후 궁극적으로는 삼불정책이 폐지되고 대학이 선발과 교육의 전권을 갖는 쪽으로 가야겠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가 이를 수용할 만큼 성숙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대학은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삼불정책을 폐지해도 되겠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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