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편찬한 후소샤(扶桑社)판 역사ㆍ공민교과서 채택률이 4년전 채택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1일 역사왜곡 교과서 불채택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교직원노조(일교조)와 시민단체, 민단 등에 따르면 6월 30일 끝난 교과서 비교전시회장의 분위기로 보아 올해 후소샤판 교과서 채택률은 4년전의 0.039%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교조에 따르면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중 16개 광역지자체에서 후소샤판 교과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교조 교문부 다카하시(高橋)씨는 ▲자치단체장이나 교육위원장이 후소샤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역 ▲독도문제와 납치문제에 관심이 높은 지역 ▲자민당 우세 지역및 보수성향이 높은 지역 등이 후소샤판 교과서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본 우익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가 공공연히 새역모 지지로 해석되는 언행을 일삼는 도쿄도(東京都)와 가나가와(神奈川)현은 자치단체장이나 교육위원장이 후소샤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도쿄도의 경우 학교와 학생수가 많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도쿄도의 동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도쿄도의 동향이 다른 지자체의 교과서 채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도의 날' 조례를 제정한 시마네(島根)현과 인근 돗토리(鳥取)현을 비롯, 가짜 유골파동을 겪은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고향인 니가타(新潟)현, 후쿠이(福井)현 등도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자민당의 아성 또는 보수성향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야마구치(山口), 구마모토(熊本), 사가(佐賀), 미야자키(宮崎), 와카야마(和歌山), 야마가타(山形), 이바라키(茨城), 도치기, 에히메(愛媛), 홋카이도(北海道) 등도 채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석됐다.
새역모측은 도쿄도의 경우 절반 이상, 에히메현은 100% 후소샤판 교과서를 채택할 것이라고 호언하며 전국 조직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와 전국교과서 네트워크 21' 사무국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채택률을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4년전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교조 효고(兵庫)현 사카모토 겐지(坂本硏二) 교문부장은 "근린제국 조항과 과거역사를 사과한 무라야마(村山) 담화 등을 강조하며 공정하고 공평한 교과서 채택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학교 교과서 채택은 7-8월 두달간 지자체별로 이뤄진다.
한편 민단중앙본부는 후소샤판 교과서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3일 오후 도쿄시내에서 '역사교과서와 어린이의 미래를 생각하는 포럼'을 열어 식민시절 창씨개명과강제연행의 진상 등을 고발할 계획이다.
시민단체인 교과서 네트워크는 9일자 요미우리(讀賣)신문에 올바른 교과서 채택을 촉구하는 광고를 게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