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저출산 실태를 감안하지 않고 초등학교를 지나치게 많이 건설하고, 초등교원을 과다배출해 초등학교 및 초등교원의 공급과잉현상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30일 교육인적자원부 및 전국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시설·교원양성 등 교육재정 운영실태'에 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교육부에 개선책 마련을 권고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저출산 현상에 따라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10년 후인 2015년에는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 교육당국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지난 60년대 도입한 초등교원 입학정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현재 매년 6200여명 규모의 초등교원을 양성하고 있는데 초등학생 수가 지난해 412만명에서 2010년에는 317만명으로 줄어들 예정이어서 초등교원을 큰폭으로 줄이지 않는 한 공급과잉과 함께 심각한 임용난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11개 국립교대 등의 입학정원을 현행 6200여명에서 4천명으로 35% 정도 감축토록 하고 특히 제주교대의 경우 입학정원이 현재의 3분이 1 수준인 64명이 적절한 만큼 타대학과의 통합방안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교육부는 또 저출산과 가구당 인구 감소현상을 무시한 채 산출근거가 불분명한 수치를 적용해 학생수를 산출,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잉여교실이 2001년 2655개에서 지난해 6042개로 3년만에 128%(3387개)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2∼2003년 전국 택지개발지구에서 개교한 초등학교중 빈 교실이 있는 학교는 총 417개였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경기도 용인교육청의 경우 지난 99년 죽전지구 초등학교 신설계획 수립시 가구당 초등학생수가 0.318명인데도 0.416명으로 산출하는 바람에 지난 4월 현재 개교한 8개 초등학교 전체 교실의 44%인 122개가 잉여교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3억원이 투입된 용인죽전지구내 한 초등학교의 경우 고작 8명으로 개교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2008년까지 신설예정인 택지개발지구내 260개 초등학교 가운데 21개에 대해서는 신설을 재검토하고 나머지 239개에 대해서는 교실규모 등을 조정토록 권고했다.
중등교원 배치기준도 불합리해 교사들 간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 3학급짜리 소규모 중학교가 95년 168개에서 지난해 479개로 크게 늘어나면서 학교에 따라 중등교원들의 주당 수업시간이 9시간에서 30시간까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학교 실업과목의 주당 수업시간이 지난 54년 15시간에서 지난해 8시간으로 대폭 축소됐는데도 실업과 교사 배치규정은 과거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남일호(南一浩) 사회복지감사국장은 "내년에 국립교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면 전체 6천200여명 가운데 2천200여명이 임용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서 "2007년부터 저출산 현상이 가시화될 예정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와 초등교원을 현실에 맞게 축소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