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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청소년기 우울, 이후 삶의 건강위험 키운다

고려대 김진호 교수팀 종단연구
美 청소년 1만4320명 약 30년 추적 분석
우울 증상 높을수록 조기사망 위험 17.5%↑
학업 지속·건강행동까지 통합적 지원 필요

청소년기의 우울 증상이 성인이 된 뒤 조기사망 위험과 장기간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고·사고성 중독·폭행 등 외부 요인 사망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져 청소년 정신건강을 학업과 건강행동까지 연계해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은 미국 청소년 종단조사 ‘Add Health’ 참여자 1만4320명을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년간 추적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에 발표했다.

 

남나경 고려대 보건과학과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손혜원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사회학과 박사과정생이 공동저자,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조사 당시 미국 7~12학년 학생의 우울 증상을 측정한 뒤 성인기의 건강행동과 사회경제적 상황,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2023년 말까지 사망자는 473명으로 모두 50세 이전에 사망했으며 평균 사망 연령은 36.4세였다.

 

 

개인과 가정환경 요인을 통제한 결과 청소년기 우울 증상이 1표준편차 높아질 때 전체 조기사망 위험은 17.5% 높았다. 성별과 연령, 인종·민족, 인지능력과 가구소득, 부모 동거 여부, 학대 경험 등을 고려한 뒤에도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사망 원인별 차이는 더 뚜렷했다. 우울 증상이 1표준편차 높을수록 운수사고와 사고성 중독, 폭행 등 외부 요인 사망 위험은 29.6% 높았다. 우울 증상 상위 25% 집단은 하위 25%보다 외부 요인 사망 위험이 2.26배였다. 반면 질병에 의한 사망과 자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는 청소년기의 정서적 어려움이 이후 위험으로 이어지는 경로도 살폈다. 전체 조기사망과의 연관성에는 고교 졸업 여부와 흡연, 대마초 사용, 취업 여부 등 건강행동과 사회경제적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외부 요인 사망에서는 대마초 사용이 연관성의 12.2%, 흡연이 6.9%를 매개했다.

 

연구진은 이를 청소년기 우울 증상이 특정 사망 원인을 직접 초래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청소년기의 정서적 어려움이 이후 건강에 해로운 행동이나 교육·고용상의 불이익과 연결되고 이런 요인들이 생애 과정에서 누적되면서 장기적인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의 우울 증상을 조기에 발견해 상담·치료로 연결하는 동시에 약물 사용 예방과 학업중단 방지, 교육지원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청소년 정신건강을 개인의 임상적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장기적인 건강과 사회적 기회까지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며 “정신 건강이 안 좋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건강 위협 요소들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함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기 우울 증상에 대한 대응은 단순히 증상 관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약물 사용 예방과 학업 지속, 안정적인 사회 진입을 지원하는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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