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신규 박사 10명 중 1명은 해외 이주를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단순한 인재 유출로 보기보다 연구 경력 형성을 위한 국제 이동으로 보고 인재 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17일 ‘국내 신규 박사의 국제 이동 분석: 인재 유출에서 인재 순환 체계로’를 주제로 한 ‘KRIVET Issue Brief 314호’를 통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의 해외 이주 계획과 특징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내국인 신규 박사 7만167명이다.
분석 결과 자연‧공학 계열에서 해외 이주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25년 기준 자연계열 신규 박사의 17.7%, 공학계열은 11.5%가 해외 이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전체 전공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연계열의 경우 해외 이주 계획 비율이 2018년 16.4%에서 2022년 13.1%까지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공학계열 역시 2018년 10.5%에서 2021년 7.3%로 낮아졌다가 이후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이주 목적 가운데서는 ‘박사후연구원(Postdoc)’ 과정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 기간 동안 해외 이주 계획자 가운데 79.7%에서 85.4%가 포닥을 목적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자연계열은 조사 기간 대부분에서 포닥 목적 비율이 90% 이상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의약계열이 92.4%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연계열 역시 91.3%로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신규 박사의 해외 이동을 단순한 인재 유출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연구 경력을 쌓기 위한 국제 연구 경험의 일환으로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국내 연구 생태계가 포닥 단계 연구자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해외에서 연구 경험을 쌓은 인재가 다시 국내 연구 환경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도적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국내 포닥 기회 확대와 함께 해외 연구 경험 이후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연구 이동을 차단하기보다 인재가 순환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송승원 부연구위원은 “내국인 신규 박사의 해외 이동은 상당 부분 해외 포닥 과정을 통한 연구 경력 개발 과정으로 나타난다”며 “국내 포닥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 연구 경험 이후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