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1 (월)

  • 맑음동두천 3.1℃
  • 맑음강릉 11.1℃
  • 맑음서울 3.8℃
  • 맑음대전 8.3℃
  • 박무대구 10.3℃
  • 구름많음울산 13.2℃
  • 구름조금광주 8.3℃
  • 구름많음부산 14.4℃
  • 맑음고창 7.9℃
  • 연무제주 13.7℃
  • 맑음강화 3.8℃
  • 맑음보은 6.0℃
  • 맑음금산 7.6℃
  • 구름조금강진군 9.6℃
  • 맑음경주시 10.8℃
  • 구름많음거제 13.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

국제적 주목 받는 ‘가르치지 않는 학교’

광주교대부설초 ‘IB 과정’ 눈길
호남권 첫 ‘월드스쿨’ 인증 사례
전국 교대부설초 중에서도 최초
“IB는 초등에서 더욱 좋은 효과”

 

올해 호남권 및 전국 교대부설초 최초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월드스쿨(공식 인증학교)로 올라선 광주교대부설초가 전국적 관심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주교대부설초는 우리나라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학교 자체 주도형’ 모델이다. 학생의 자기 주도 탐구 수업이자 프로젝트 수업으로 이뤄지는 IB 프로그램의 강점을 더욱 살리기 위한 취지로 ‘가르치지 않는 내일학교’를 표방하고 있다. 
 

교원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학생 플래너’, ‘소리규칙’ 등을 도입했다. 
 

신학년이 시작되면 첫 3주 동안은 개념 탐구를 위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기간으로 삼는다. 진도는 거의 나가지 않는다.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되는 IB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기초능력 신장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종문 교장은 최근 “우리 학교의 IB 프로그램이 입소문 나면서 전국의 학교는 물론 전문직, 교수진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인근 국가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달 24일 대만 IBEC(IB Educator Certificate, IB 교사 연수 기관) 운영 대학의 교수들 방문이 예정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광주교대부설초는 지난 2023년 1월 IBO(IB본부)로부터 PYP(Primary Years Programme, 초등 과정) ‘관심학교(Interested)’로 지정된 이후 10여 개월 만에 ‘후보학교(Candidate)’에 승인됐다. 이후 교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프로그램 적용 노력 끝에 올해 월드스쿨까지 공식 인증받았다.
 

IB 관심학교의 경우 자율적으로 IB 프로그램을 적용하며 적응하는 예비 기간이기에 별도 심사가 없지만, 후보학교부터는 꽤 까다로운 서류·방문 심사가 기다리고 있다. IBO가 정한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등 심층 심사를 거쳐야 한다.
 

광주교대부설초의 IB 도전은 정 교장이 2022년 2학기에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교장 공모 과정에서 통합논술형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누구보다 확고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임 후 지역 교육청 주도의 IB교육을 시행 중인 대구와 제주 등과 교류하면서 자신의 계획과 잘 맞는다고 여기게 돼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 허승준 광주교대 총장 역시 IB 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던 터였다. 이와 관련해 허 총장은 광주교대부설초에 예산은 물론 프로그램 결과물에 대한 일반화, 홍보 자료 제작 등을 지원했다. 작년에는 광주교대 교수 참여 공동연구도 진행됐다.
 

IB 프로그램 도입 이후 정 교장은 물론 소속 교원, 학생, 학부모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1년만 맛보고 졸업한 학생조차 중학교에서 놀라운 실력을 뽐낸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정 교장은 “IB를 경험한 학생들이 중학교 진학 후 수행평가 능력에서 압도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IB는 학생의 평생 학습 습관이 정해지는 초등 과정에서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자체 추진 IB  ‘교육청 주도’보다 장점 많아”

 

자체적 업무 통합·경감 용이

전문성 향상에 교사 만족도 ↑
 

광주교대부설초는 학교 자체적으로 추진한 IB 인증학교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IB 도입 학교들은 대부분 관할 시·도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추진 여부가 결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장은 “학교가 단독적으로 판단해서 도입을 결정한 곳은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며 “교육청 도움 없이 학교 자체적으로 추진하다 보니 독립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해서 우리 학교에 맞게끔 고안할 수 있는 등 나은 면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이는 광주교대부설초가 2년 여의 빠른 기간 안에 호남권 최초의 IB 인증학교가 된 비결이기도 하다. 교육청의 정책 여부와 관계없이 결정한 만큼,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한 ‘자기 주도형 추진’이 잘 이뤄진다. 
 

예산 및 업무 통폐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학교신문, 과학체험의 날, 진로체험, 스포츠 행사 등 예산 및 업무를 IB 수업 하나로 녹이니 별개의 사업 추진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절감된 비용으로 IB 프로그램에 필요한 로열티 등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외부 지원이 필요 없는 이유다. 행정업무 통폐합에 업무전담팀까지 따로 둬 교사는 수업에만 집중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됐다.
 

정 교장은 “교육청이 내려준 업무와 예산이 있었다면 방대한 운영으로 이어져 깊이 있는 수업으로 연결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사는 복잡한 PPT 자료 등을 만들 필요 없이, 칠판에 탐구 과제 한 줄만 적어주면 학생들이 알아서 운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기 주도적 탐구를 하게 돼 미래 시대에 필요한 비판 역량, 질문 능력, 글 쓰기 등의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평가다.
 

IB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고소이 부장교사는 “IB를 한다고 뭔가 따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닌, 수업하면서 학교생활 안에 녹아들게 해 교사 부담은 별로 없다”며 “아이들의 성장이 눈에 보여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적 학습공동체에서도 좋은 피드백이 나오는 등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연수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