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아! 2014 갑오년 새해가 밝아왔구나. 시간은 이렇게 가go 오go 하는 게 인생이 아니겠니? 무엇보다도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 모두 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임에도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한 너에게 축하를 보낸다. 요즘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주위의 젊은이들의 삶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올해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했다는 어느 청년의 글은 “안녕들 하시냐길래, 올 한해 내 삶을 돌아봤어요”로 시작한 글을 읽었단다. 봄에는 학점을 따기 위해 공부만 했어도 B+밖에 못 받았고, 평점이 4.0이 넘었지만 학점 괴물들 탓에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여름에는 새벽 6시부터 학원에서 토익 공부를 했고, 가을에는 ‘진짜 나’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푸줏간에 걸린 돼지고기가 된 것 같았다고 자학했다. 면접에 실패해 신생아처럼 우는데 들려온 “이 세상 살다 보면 슬픔보다 기쁨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야”라는 이문세의 노랫말은 그에게는 ‘터무니없이’ 해맑게 들렸다니 우리는 제각기 자기의 입장에서 들려오는게 아닐까? 넌 일찌기 수도공고를 선택하여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가는 것을 보니 정말 대견스럽다. 네가 다닌학교의 취업률이…
2014-01-03 14:50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어른들은학생 자살이 증가하고 있어'혹시 옥상 아닐까?'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러나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학교보다는 아파트를 택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추락 위험을 막으려고 창문마다 안전 바(bar)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 학교 보건교사, 행정실에 위험한 곳을 알려준다. 미리 안전 조치를 취하여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 곳은 바로 동쪽과 서쪽 현관 출입구 경사로다. 장애인 휠체어 이동로인데 우리 학교엔 지체장애 학생이 없다. 그럼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급하게 내려가다가 넘어져 다치는 것이다. 눈이라도 오거나 빙판이 졌을 경우, 사고 위험은 크다. 교장인 필자도 학교 순회 중 이 곳을 이용하여 보았다. 학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정상인도 위험하다. 특히 실내화를 착용하고 내려가다가는 금방 넘어진다. 미끄럼 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그러면 보건교사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대화를 나누어 보니 금방 알겠다. 본인이 직접 이용해 본 것은 아니고 학생들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보건반 동아리를 맡고 있는
2014-01-03 14:48
나는 오랫동안 인도를 여행하고 싶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나라,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나라, 수많은 신들이 삶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나라, 동물과 인간이 한 공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라에 가서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기를 열망해왔다. 그 첫 번째 기회가 왔다.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한 달 동안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때가 2005년 1월이었다. 나는 인도대사관에 찾아가서 직접 비자를 발급받고 비행기 표를 사가지고서는 배낭하나 걸쳐 메고 무작정 콜카타(캘커타는 영국식민지 시대의 이름)로 향했다. 첫 도착지로 캘커타를 정한 것은 그곳에 테레사 수녀가 운영하는 ‘사랑의 선교회 ’ 본부가 있기 때문이다. 가는대로 바로 그곳에 가 ‘임종의 집’에서 5일 정도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유는 그곳이 바로 동양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가 출생하여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일정에 따라 나는 콜카타에 여장을 풀고 닷새 동안의 봉사활동을 하고 타고르의 옛 집을 방문하였다. 이후 나는 아그라-사르나트-카주라호-바라나시-뉴델리를 한 달 동안 관광하였다. 그때 콜카타에 머물면서 나는 기차를 타고 200여km
2014-01-03 14:46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맞이는 지상파 방송 3사가 내보낸 연말특집 가요 프로들이 특히 요란스러웠다. ‘2013KBS가요대축제’(2TV)와 ‘2013KBS트로트대축제’(1TV), '2013MBC가요대제전, ‘2013SBS가요대전’ 등이 그것이다. KBS가 가장 빠른 12월 27일과 30일, MBC 31일, SBS가 29일 밤 각각 연말특집 가요 프로를 방송했다. ‘연예대상’, ‘연기대상’ 등도 있었지만, 가요 프로가 특히 요란스러웠다고 말한 것은 방송시간과 그 스케일 때문이다. ‘2013KBS트로트대축제’를 빼고 3개의 가요 프로는 장장 4시간내외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그것들을 집에서 TV로 지켜본 필자는 내내 느긋했다. 그러나 “방송사 가요대전은 중고생 ‘귀가대전’”(서울신문, 2013.12.31)이란 기사를 대하니 생각해볼 점이 있어 보인다. 요점인즉 방청객으로 참여한 10대 중∙고생들이 방송 종료 후 귀가하기 수월치 않다는 것. 심지어 가요대전이 끝난 날 킨텍스(SBS)나 드림센터(MBC)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단다. 방송사들이 어쩔 수 없다며 발뺌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방청객의 대다수인 10대 중∙고생들로 인해…
2014-01-02 13:53얼마 전부터 창의와 창조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다. 무한경쟁 기업의 세계에서 요구되는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님은 ‘마누라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창조라는 것은 다름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즉 남과 다른 차별화가 기업의 성패와 직결된다. 다름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판매 등 경영과 관련된 문제, 기업 풍토 등의 문제와 관련된다. 즉 이전과 달라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이라는 이름이 우리 사회에 지배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창조와 창의라는 이름을 강조한다. 창조경제라는 말도 생겨났다. 정부 부처의 조직과 직위 가운데 ‘창조’, ‘창의’라는 단어가 71개나 이른다는 기사를 보았다.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해온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란 문패와 같이 보여주기 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진정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패달기에서 그치지 말고 사회·경제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도 창의교수학습과가 생겼다. 교육계도 창조와 창의라는 용어가 대세로 되었다. 기업에서 시작한 말이 교
2014-01-02 13:48육지로부터 멀리 있는 섬 제주. 외롭게 있는 섬 제주가 없었다면 우리는 어땠을까. 그 제주가 없었다면 비행기를 타는 호사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바다를 건너 여행하는 즐거움도 없다. 아마 제주가 없었다면 우리는 허전했을 것이다. 제주는 멀리 있다는 느낌이다. 육지는 계획 없이도 훌쩍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제주 여행은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자주 가본 기억이 없다. 신혼여행 때, 직원 연수 때 잘해야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마음은 늘 가고 싶지만, 막상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제 제주는 특별자치도라고 해서 행정적으로도 멀리 있나보다. 제주를 찾는 이유는 그 아름다움 때문이다. 자연이 빚어놓은 모습이 보기 드문 경관을 만든다. 제주는 어디서나 바다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바다는 고요하게 웃는다. 그리고 기생 화산이 터질 때 형성된 능선이 보인다. 완만하게 흘러내린 곡선이 넓게 퍼져 있다. 선은 마치 왕릉처럼 보인다. 부드러운 선과 여유로움이 보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한다. 흔히 제주는 여자, 돌, 바람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 만난 것이 바람이다. 바람은 먼 바다를 넘어서 온다. 하지만 바람은 머물
2014-01-02 13:47
2014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의 첫마디는 무엇일까? 아마도 해돋이, 해맞이, 일출 아닐까? 동해안 일출 관광객이 100만 이라는 뉴스도 들었다. 일출을 보면서 새해 소원을 빌기 위해서일 거다. 필자가 새벽 이부자리에서 아내에게 한 말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 해 보러 갈까?” 인근 지자체에서는 일출행사가 열리는데 시민들이 초등학교에 모여 등산을 하고 정상에서 해맞이 행사를 갖는 것이다. 거기까지 갈 수는 없고 인근의 저수지를 생각한다. 서호저수지나 일월저수지다. 서호는 역사적 의미가 깊고, 늘 가는 곳이 일월저수지다. 가까운 곳에서 해맞이를 해야 할 것 같다. 방송을 들으니 8분 후에 해가 뜬다고 한다. 아파트 바로 옆 일월저수지로 간다. 우리부부를 첫 번째로 맞이하는 것은 바로 직박구리 가족. 아파트 감나무에 매달린 감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다. 얼마나 즐겁게 식사를 하는지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저수지 전체가 얼었다. 그 많던 오리들은 어디로 갔을까? 상류쪽으로 가니 오리들이 떼로 모여 헤엄을 치고 있다. 이제 좀 있으면 일출이다. 촬영 위치를 정해야 한다. 카메라 각도를 잡아본다. 도심 속이니 자연히 아파트가 배경이 된다. ‘자연과 함께 하면
2014-01-02 13:45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어요.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더 좋겠어. 네가 언제나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면 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을 것이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에게 보여주게 될 거야.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나는 몇 시에 너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잖아. 일종의 준비의식 같은 것이 필요한 거야." "의식이 뭔데?" 어린왕자가 물었어요.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일정한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사냥꾼들에게도 의식이 있어.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의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래서 나에게 목요일은 아주 신나는 일이야! 그냥 난 포도밭까지 산보를 나가거든. 만약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하루하루가 모두 똑같은 날이 될 거야. 그러면 나는 하루도 산책을 할 수 없을 테고 말이야." 여우가 말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차츰 어린왕자는 여우에게 차츰 길들여져 갔지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이야기다. 한해의 마지막 달력을 걷어내고 새로운 달력으로 갈아치웠다.똑 같은 시간인데 사람들은…
2014-01-02 13:44
1980년 3월 수원매원초교에 발령을 받았다. 출퇴근 시외버스 통근에서 시내버스로 바뀐 것이다. 이 학교는 수원에서 가장 동쪽 변두리 원천유원지 인근에 있었다. 그 당시 학교가 많지 않아 학구가 넓었다. 지금의 동수원 한신아파트, 매탄아파트, 광교신도시 흥덕지구 부근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주경야독 생활. 낮에는 교육자가 되어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야간대학에 나가 공부하는 생활을 3년간 하였다. 1주일에 두 번 출석하는데 통학코스를 살펴본다. 매원초교→원천유원지 버스정류장→수원시외버스터미널→수원역→종로3가→삼선교→○○대학이었다. 귀가하면 11시 정도 되었는데 꿈이 있어 그런지 즐거운 야간대학 학창시절이었다. 이 학교에서 4년간 머무는 동안 포크댄스 지도자로 변신하였다. 전교생이 2교시 후 중간놀이 시간에는 운동장에서 민속무용을 즐겼다. 우선 필자가 교직원 연수를 통해 담임들을 지도하면 담임이 체육시간에 학급을 지도한다. 그런 후에 전교생 중간놀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록 사진을 보니 1년에 2회씩 총8회 연수를 가졌다. 그러고 보니 당시 어린이들은 4년간 30여개의 민속무용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반은 사열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
2014-01-02 13:39콩씨네 자녀 교육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정채봉의 시 콩씨네 자녀 교육 일자천금의 시다. 가정 교육과 공교육을 모두 담고 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인생론까지 담고 있으니. 덧붙여 글을 쓰는 일이 사족임을 알면서도 짧은 깨달음을 남기고 싶어서 주절거림을 용서하시라. 위의 시는 지난 가을 아침 국어 시간에 3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에게 들려준 시이기도 하다.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단순하다. 참으로 쉬워서 누구의 도움 없이도 바로 깨달을 수 있는, 글자만 아는 정도로 한 번 듣고도 바로 깨칠 수 있는 시를 좋아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담긴 시라면 더욱 좋다. 거기다 짧으면 더 좋다. 잔가지를 다 쳐내고 이파리마저 훌훌 털어낸 채 빈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 같은 시라면 더욱 좋다. 내 인생이 콩나무인지 콩나물인지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내가 콩나무 선생인지, 콩나물 선생인지 각성하게 한다. 내가 기른 제자들이 콩나무가 되고 있는지, 콩나물로 살게 하진 않았는지 머리 끝이 서게 한다. 콩나무와 콩나물, -ㄹ 받침 하나만 다르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늘 하루, 2013년을 마무
2014-01-02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