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단풍과 낙엽의 계절이다. 우리 아파트 가까이 있는 일월공원은 풍광이 익숙하여 이번에는 서호저수지를 찾았다. 부부가 휴일 산책도 하고 가을에 푹 빠지려는 심산이었다. 단풍과 낙엽은 한 때다. 이 한 시기를 놓치면 다시 보기 어렵다. 단풍은 하루하루가 그 색깔과 모습이 다르다. 우리 부부가 잡은 첫 코스는 일월초교 뒷산이다. 갈색의 상수리나무는 고운 갈색의 나뭇잎을 매달고 있었다. 이어서 여기산 공원이다. 잔디 위에 놓인 색색의 낙엽이 하나의 작품이다. 아내는 그 작품을 그대로 둘 수 없는지 스마트 폰에 담는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여기산에서 늘 보던 백로가 보이지 않는다. 백로는 어디로 갔을까? 백로는 철새라고 생각하니 답이 나온다. 드디어 서호(정조23년 1799년 축조된 호수)에 도착. 서호천에서 내려오는 유입구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물닭이 여러 마리 보인다. 이 곳을 일월저수지와 비교하니 면적도 넓고 머물고 있는 조류의 수가 많다. 물 위에 있는 오리들은 무슨 흥겨운 일이 있는지 날개를 치며 ‘꽥꽥꽥꽥’ 노래를 부른다. 이곳에 운동을 나온 사람들도 많다. 아마도 일월저수지보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서호 방죽둑인 축만제를 지나니…
2016-11-14 17:38오늘 가로수의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이런 아름다움은 최근에 보지 못했다. 우리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움이 가득차야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나라가 너무 어지럽다. 혼란스럽다. 모두가 그러할 것 같다. 이럴 때 우리 선생님들이 중심을 잃으면 큰일 난다. 선생님들이 중심을 잡아야 혼란스러움을 잘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생님들의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그 중의 하나가 학생들에게, 모든 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불신의 사회일수록 선생님의 영향력은 배나 커진다. 선생님의 모습이 돋보인다. 선생님이 존경스러워 보인다. 영향력 중의 하나가 가르치는 내용이다. 선생님께서 무엇을 말하는가? 가르치는 내용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가르쳐야 할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필요없는 말은 아껴야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필요있는 말만 해야지 필요없는 말을 하다 보면 선생님의 권위가 떨어지게 된다. 또 영향력 중의 하나가 내용 전달이다. 나이에 따라 눈높이에 따라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생에게 고등학생 수준에 가르치는 선생님은 안 계신다. 하지만 초등학교 중에서 차이가 많다. 중고도 마찬가지다. 학생
2016-11-14 13:22최근 수능 일(17일)을 전후로 대학의 수시모집 최종 합격자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수능을 바로 코앞에 두고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를 강행하는 대학의 처사에 가끔 화날 때가 있다. 합격한 학생은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낙방한 학생들이 겪어야 할 심적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요일(11일) 점심시간. 한 아이가 나를 찾아 왔다. 수능에 올인해야 할 이 시점에 그 아이의 교무실 방문은 나를 당혹하게 했다. “○○아, 수능이 며칠 남았다고 여유를 부리니?” “……” 내 말에 그 아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무언가에 충격을 받은 듯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 이제 어쩌면 좋아요?” 그 아이는 조금 전에 발표 난 수시모집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떨어졌다며 울먹였다. 무엇보다 합격할 것으로 생각했고 본인이 꼭 가기를 원했던 대학이라 불합격 소식은 그 아이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수능 시험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최종 합격자 발표를 한 대학의 일방적인 처사에 은근 화가 났다. 사실 그 아이는 합격자 발표 이전까지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런데 오늘 대학의 불합격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듯
2016-11-12 09:47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낙엽은 떨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마음도 착잡하고 몸도 착잡하다. 그런데도 주변의 환경을 둘러보면 마음이 썩 편치 못하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그럴 때 학교의 교장, 교감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들은 가뜩이나 위축돼 있고 교육의 활동도 소신껏 펼치지 못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의 자리의 힘을 이용하여 선생님을 힘들게 하면 학교경영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어려운 때 섬김의 자세가 필요하다. 학택지사(涸澤之蛇)라는 고사가 있다. 학택은 물이 바짝 말라버린 연못이란 뜻이다. 물이 바짝 말라버린 연못의 뱀들이 다른 연못으로 가야 살 수가 있는데 지혜를 발휘했다. 큰 뱀이 작은 뱀을 등에 업고 갔다. 그러면 사람들이 작은 뱀이 신성한 뱀이라고 생각하고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아무런 장애 없이 다른 연못으로 안착을 했다.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이 있다. 섬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이 선생님을 섬기는 자세를 가지면 학교 전체가 생기가 돌고 함께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갈…
2016-11-10 13:49오늘 아침 온도가 영하 1도다 . 드디어 겨울의 맛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 이럴 때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건강이다 . 감기조심이다 . 몸살이 오고 목이 이상해지고 몸살이 오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 선생님의 생명은 목인데 목에 이상이 오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가 없다 . 건강에 유의해야 할 때인 것 같다 . 나라가 어수선할 때 중심을 잡아야 할 분야가 교육이다 . 모든 분야가 중심을 잡아야 하고 정상적인 움직임을 가져야 하지만 특히 교육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 . 교육이 보통 때도 중요하지만 요즘과 같이 어수선할 때 더욱 중요하다 . 교육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때다 . 교육이 빛을 발할 때다 .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나야 할 분야가 교육분야다 . 그러기에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나라가 어수선하면 학교도 어수선해지게 되고 질서가 바로 잡히지 않는다 . 잠잠하던 학생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 욕설을 하지 않는 학생이 욕설을 하게 되고 욕설을 하던 이는 더 심한 욕설을 하고 거친 말을 사용하게 된다 . 학생들의 내면에 있는 거친 마음이 행동으로 표출된다 . 말도 거칠고 행동도 거칠게 된다 . 싸움도 일어나게 되고…
2016-11-09 11:2411월은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는 계절이다. 이러한 계절에 단풍놀이를 간다거나 할 여유가 생겨야 하는데 마음에 그런 여유가 없으니 안타깝다. 모든 이들의 감정이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단풍을 즐길 수가 없다. 이제 모두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가을을 보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들은 아무리 바빠도 학교주변의 풍경을 즐기면서 생활해야 11월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고 즐길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그러하지 못하면 다른 이들을 더욱 그러하지 못하니 눈을 산으로 돌리고 하늘을 돌리며 기뻐하며 즐거워하면서 살아가는 우리 선생님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라가 안정이 되지 못하고 혼란이 계속 이어질수록 선생님들이 흔들리면 안 된다. 선생님들은 뿌리가 깊은 나무와 같다.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는다.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렇지 못하면 넘어지면 나무구실을 못하듯이 선생님다운 선생님이 될 수가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수록 더욱 열망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학교를 향한 열망, 학생들을 위한 열망이 불타올라야 하는 것이다. 학교를 더욱 우뚝 세워나가고자 하는 열망, 학생
2016-11-08 00:08가을걷이가 한창인 요즈음정신없이 먹이를 물어 나르는 일개미처럼논두렁 한 가운데에 볏 집단을 태산만큼 크게 쌓아놓아야 일이 끝났다. 집에 돌아오면수확해 놓은 콩과 팥이며 고추 등을 말리느라앞마당은 발 디딜 틈도 없이농작물로 꽉 들어차 있었다. 씨받이로 처마 밑에 매달아 놓은 옥수수를 쳐다보면 마음도 풍성해져서 괜히 기분까지 좋아졌다. 마당 한 가운데 심어 놓은 감나무에 주렁주렁 빨갛게 익은 감을갈고리를 만들어서 바구니로 몇 바구니를 따서 큰 항아리에 물을 넣고 우려내면 이튿날 떫은 감도 달고 맛있는 감으로 변신하였다.그래도 겨울에 까치가 먹으라고 몇 개는 안 따고 남겨두기도 했다. 호박, 가지, 토란대 등의 나물을 가을볕에 말려야 색과 맛이 오래 보존된다며 광주리에나물을 담아서 마당 한 가운데에 내놓았다. 들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누가 먼저라고도 할 것 없이 형제들끼리 서로 등목을 해주었다. 흠뻑 땀을 흘린 후에 찬물을 등에 끼얹고 난 후 수건으로 닦을 때의 그 느낌은독특한 시원함과 개운함이 있었다. 온 가족이 희미한 등불하나를 켜놓고 마주 앉아 새끼 호박 몇개와 고추를 송송 썰어놓고끓여주신 된장찌개는꿀맛이었다. 어쩌다가 동네 어르신들이 우리 집
2016-11-07 13:29인간은참어리석은존재이다.그이유는우리모두가가진'자기중심성'때문이다.자기라는프레임에갇힌우리는자기자신의의사전달이항상정확하고객관적이라고믿는다.그러나우리가전달한말과메모,문자메시지와이메일은오직자신의프레임속에서만자명한것일뿐다른사람의입장에서보자면극히애매하게여겨진다.지금이러한현상이우리나라정치현실에서극명하게나타나고있다.이러한의사불통으로인해발생한오해와갈등에대해서로상대방의무감각과무능력,배려없음을탓한다. 이같은현상은교육에서도잘나타난다.부모들은자녀에게선행학습을시킨다는명목으로어린아이가알고견디기에벅차고어려우며이해하기힘든공부를시키면서장래너의인생을위하여하는것이라고설득을한다. 교사도똑같은오류에빠지게된다. 왜선생님들은목표 점수를 70점으로 설정하고 열심히자신의교과목을 열심히 가르쳤는데평균점수가40점수준에서맴도는가를잘분석하여볼필요가있다.중요한내용을프리트물로준비하여제공한다고결고해결되는것은아닌데교사는이것으로다해결된것으로믿고시험출제를하였기에이런현상이발생하는것이다. 우리나라속담에'개떡같이말해도찰떡같이알아들어야지!'라며상대방을추궁하지만실상자신에게개떡이기에개떡같이들릴수밖에없는것이다.우리가깨달아야할일은자신의생각과다른사람들이생각보다훨씬많이존재한다는점이다. 이처럼 오늘의 정치 갈등도 국민과 대통령의 현실에 대한
2016-11-07 09:05아름다운 10월을 잃어버린 선생님들은 11월도 연속이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빼앗길까 염려스럽다. 좋은 시절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그 좋은 시절에 악재를 만나면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 든다. 10월이 그러했다. 지진 때문에 그러했다. 태풍 때문에 그러했다. 상처가 아물기 전에 11월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그냥 흘러보내고 있다. 이러할 때 우리 선생님들의 자세가 참 중요하다. 학교를 세우고 나라를 세우고 가정을 세우는 역할을 하는 이는 우리 선생님밖에 없다. 그만큼 선생님의 위치가 중요하다. 우리 선생님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교사된 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선생님을 존경스럽게 여기고 자식마저 선생님의 길을 걷고자 했다. 선생님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어려운데 대학을 졸업해도 교사임용고사에 합격하기는 더 어렵다. 이러한 관문을 통과하고 교사의 길로 걷게 되었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가 나오고 기쁨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교를 사랑하고 학생들을 더욱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학교가 마치 돈버는 장소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학교는 돈버는 곳이 아니다. 돈을 벌려
2016-11-06 13:03야간자율학습 1교시. 최근 발표 난 수시모집 1단계에 합격한 뒤, 수능 최저를 맞추기 위해 늦게까지 공부에 올인하고 있는 한 여학생이 고민 상담을 해왔다. “선생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수능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딴 생각 하지 말고 마무리나 잘하렴.” 내심 수능일이 며칠 남지 않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아이의 표정이 워낙 진지해 잠시 시간을 내어 고민을 들어보기로 하였다.그 여학생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엿듣기라도 할까 봐 교무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조용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생님, ○○○아시죠?” “그럼, 너와 같은 대학에 원서 쓴 애 아니니? 그런데 왜?” “1단계 발표에서 저만 붙고 ○○○는 떨어졌어요.” “떨어졌다고? 그랬구나.” 이제야 그 아이의 고민이 무엇인지 대충이나마 알게 되었다. 수시모집 1단계 발표 이후, 평소 친하게 지냈던 그 친구가 자신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다.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입시와 관련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발표 이후 친구와 서먹해진 것 같다며 마치 친구의
2016-11-04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