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초연결 및 초지능사회로서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와 더 빠른 속도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교육에도 일대 패러다임 변혁을 가져 올 것이 틀림없다. 과거 선언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교육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고도의 창의적 역량을 필요로 하는 사회다. 기존의 정보의 습득과 전달보다는 그것의 분석과 이해를 통한 통합적 재창출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교육은 이러한 시대적 변혁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를 이끌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가 빠진 우리의 교육정책 그러나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은 미래 지향적·본질적 교육정책이라기보다는 정권의 정치 이념적 스펙트럼의 혼재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의 교육정책을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교육이념적 도그마에 빠져 있다. 최근 대입정책과 역사교과서 개편에 대한 논란 등이 그 중심에 서 있다. 교육부는 대입정책을 ‘국가교육회의→대입개편특위→공론화위원회’로 넘겨 여론재판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해 논란거리였던 탈원전 공론화 방식으로 시민 400명
2018-06-04 13:14지난달 17일 서울을 끝으로 전국 4개 권역에서 진행된 2022학년도 대입 개편 공론화 추진에 따른 국민제안 열린마당이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공론화 범위를 설정하고 의제를 선정한 후,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참여단(400명)의 투표로 최종안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번 대입개편안의 최대 쟁점은 바로 수능 평가 방식에 있다. 현재의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혼합한 형태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절대평가를 통해 사실상 수능을 자격고사화할 것인지, 과거처럼 상대평가로 돌아가 수능의 영향력을 높일 것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문제는 이같이 중차대한 사안을 전문가가 아닌 시민참여단이 투표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개정교육과정 이해 앞서야 사실 현행 고1부터 적용된 2015 개정교육과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지금과 같은 대입개편 논의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비교육적인지 알 수 있다. 현 고1은 내년부터 계열별 구분이 사라지고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배우게 되는데 이는 수능의 영향력 축소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런데 수능의 영향력이 지금과 같거나 오히려 강화된다면 결국 수능 중심의 과목 선택을 유도하거나 아니면 수능과 관련이 없는 과목은 자습으로…
2018-06-04 13:14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투자를 축소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가? 현재의 교육투자 수준은 교육경쟁력을 갖추기에 충분한가? 이 두 가지 질문은 내년도 교육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다.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5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주된 결론은 학생 수 감소는 교육재정 투자 축소의 이유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교육투자 수준은 교육 경쟁력을 갖추기에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 첫째, 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투자의 축소 이유가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 수 감소와 반대로 학교 수와 교원 수는 오히려 증가해왔다는 것이다. 1980년 대비 2017년 학생 수는 크게 감소했지만, 학교 수는 16.8%, 교원 수는 90.2% 증가했다. 혹자는 이것이야말로 교육재정 비효율의 단적인 증거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교원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사 당 학생 수를 비롯한 교육여건은 여전히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친다. 학교폭력과 학력저하를 비롯한 학원문제의 핵심은 교원에 있다.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고 교사 한 명이 집중해야 할
2018-05-28 09:12요즘 학교에서 ADHD 학생에 대한 고민이 커져 가고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ADHD는 낯선 용어였는데, 이젠 우리나라 전체 초등학생들의 3~8%인 약 25만여 명이 ADHD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라는 병명이 이젠 학교에서도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ADHD 학생은 긴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의력은 떨어지고, 자기중심적이며 공격적이나, 지적 능력은 정상이므로 특수교육 대상은 되지 않는다. ADHD 학생은 학습활동에 집중하기 어렵고, 사회성이 결여되어 급우들과의 협력학습에 큰 장애를 보인다. 친구들로 인해 자기가 피해를 입는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지면,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분노조절장애 증세까지 보인다. 분노 터뜨리면 통제하기 곤란 이러한 ADHD 증세는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극복되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약물치료로도 과잉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중증 ADHD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이런 학생들이 폭력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학교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학생이 한 번 분노를 터뜨리면 담임이 통제할 수 없을 정
2018-05-24 14:26며칠 전 스승의 날, 평소 가까이 지내는 제자가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고맙다’는 답을 보냈더니 ‘오늘은 학생들 비위 맞추는 날이에요’라는 두 번째 문자가 왔다.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다. 정성스럽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두 손에 양초 불을 들고 감사의 마음으로 부르는 스승의 노래를 듣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이 아니다. 스승의 날조차 스승은 없고 학생만 있는 교육현실 앞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교육 본질 흔들리는 교실 40년간의 교단생활을 접고 정년퇴임을 한 뒤 기회가 주어져 ‘의사소통과 문제해결능력’이라는 교양과목을 들고 대학 강단에 섰다. 그런데 젊은 가슴들에 꿈을 심어주겠다는 소망은 첫 주부터 무너졌다. 강의를 듣는 둥 마는 둥, 질문을 하면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시선은 틈만 나면 교재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간다. 도대체 누가 이런 아이들과 교육 현실을 만들었으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교육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일부 교육감들은 ‘페미니즘교육 강화’와 ‘성평등교육 강화’를 공동 공약으로 내놨다고 한다. 학력을 신장시키고 예의와 협동을 가르치는 교육은 옛날이야기가 됐다. 학생 인권과 성평등교육에 매달리고, 초등 저학년 교
2018-05-21 09:13“애비는 농사 중에 가장 힘든 농사가 뭔지 아는감?” “글쎄요, 아버지!” “그건 바로 인간농사라는 거여. 애비는 인간농사를 짓는 평생 농부임을 잊지 말고 궂으나 맑으나 애지중지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대해야 혀. 내 자식이 중(重)하면 남의 자식도 중한 법이여.” 농부의 마음으로 걸어온 30년 30여 년 전 첫 발령을 기다리는 내게 아버지께서 해준 말씀이다. 공자의 인생 과정 5단계에 의하면 나의 교직은 이제 ‘자신만의 삶의 과정에서 자신만의 원칙과 규범이 완성된 상태’라는 이립(而立)을 넘어섰다. 그러나 나는 애오라지 완성을 향해 나아갈 뿐, 여전히 서툰 발걸음만 내 딛고 있을 뿐이다. 농부들의 발걸음 소리를 따라 농작물이 커가듯 나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꿈을 설계하고 발현했을 나의 제자들, 그 중 전전반측 불면의 밤을 뒤척이고 있을 대한민국의 예비교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면 나는 더욱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교육 현장의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교권침해 사례가 10년 새 3배나 증가했다. 소명(召命)의식을 갖고 임하는 교사들의 정체성을 흔들고 의기를 꺾음으로 인해 교육현장을 떠나는 교사들도 점차 증가 추세라고 하니 참으
2018-05-21 09:13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교권침해 사건은 약 2만5000건, 연평균 5000건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현행 법령에는 교권침해에 대해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이수교육, 출석정지와 퇴학처분만 규정하고 있다. 출석정지와 퇴학처분 사이에 적용할 강력한 징계가 없어 실효성에 의문에 제기된다. 게다가 퇴학처분은 고교만 적용되고 있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어느 고교생이 담임교사의 생활지도에 불만을 품고 복도에서 교사의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때려 경찰이 출동했지만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 정도가 가능한 실정이다. 선생님 맞아도 별다른 대책 없어 2017년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교육자치 포럼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사 75%가 최근 3년 이내 교권침해를 당했고, 교권침해 가해자는 학부모와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교권침해 양상도 수업 진행 방해, 폭언 및 욕설 등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명예훼손도 적잖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말이나 밤늦은 시간에도 준비물이나 알림장, 시험범위 등을 묻는 학부모가 많은데 사정상 답장을 못하면 다음날 화를 내는 학부모가 많다고 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24시간 서비스센터도 아니고, 퇴근 후도…
2018-05-14 09:36새 학년 들어 교단에 선 듬직한 나의 제자, 송 선생님.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 나와는 다른 교육청의 먼 곳에 발령을 받았지만, 같은 교단이니 고등학생 시절의 담임인 나와는 이제 함께 교직의 길을 걷는 선후배이자 동료 교사가 됐습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하듯이 스승보다 더 나은 제자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먼저 시행착오를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의 마음 자세에 대해 몇 가지 얘기하고 싶습니다. 학생은 선생님 따라 도는 해바라기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하늘에서 부여받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선생님도 학생을 이처럼 여겨야 합니다.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엄한 아버지의 모습과 자애로운 엄마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학생을 가르칠 때 이 두 모습이 선생님에게 요구됩니다. 상황에 따라 엄격하게 때로는 부드럽고 따듯하게, 질서를 유지하며 온유하고 친절하게 학생을 대해야 합니다. 학생은 선생님을 따라 도는 해바라기입니다. 송 선생님도 그러하였듯 학생은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고 시선을 모읍니다. 무심코 던진 말이 학생에게는 평생 지우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 있고, 오래 소중하게…
2018-05-14 09:356·13 교육감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의 면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각각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학교육 경력자의 교육감 자격을 둘러싼 논쟁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뽑는 선거가 반복되면서 대학교수 출신 교육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교육경력을 초·중등교육 경력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대학교원과 출발부터 차별 심각 4월말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64명의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가운데 전·현직 대학교수는 47%인 30명이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2%, 당선자의 50%,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6%, 당선자의 47%가 대학교육 경력자였다. 교육감의 주요 관장 사무는 교육 예·결산, 학교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 운영, 교육공무원·지방공무원 인사 등으로 대학교육 경력자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교육감의 법적 지위나 관장사무를 고려할 때 교육감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대학교육 경력보다는 초·중등교육 경력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와 당선자
2018-05-08 13:54필자는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의 해외 파견교사로 지난해부터 오세아니아 피지의 고등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피지의 학교 풍경은 한국과 매우 대비된다. 새 학기 개강 2주 만에 갑자기 재발령으로 떠난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한 달이 넘게 아직 발령이 안 된 빈자리도 있다. 그래서 학기 초 한 달 정도는 지도 교사와 담임까지 수시로 바뀐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주 큰 문제지만 여기서는 임시담임이 있으면 되고 새 교사가 올 때 까지 다른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보강을 맡으면 되는 별 일 아닌 일이다. 학기 초 우리와 대비되는 풍경 그리고 업무용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 재촉하는 일들에 치이지 않는다. 아침회의 시간을 자주 갖고 다함께 이야기 나누며 하루를 연다. 정리와 전달이 잘 안되고 뭐 하나에도 무척 느리다. 그래도 신기하게 학교는 잘 돌아간다. 당일 일정이 수시로 바뀌어 “이번 수업은 도대체 몇 시에 끝나느냐”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종 치면 끝나는 거죠”라는 답변을 듣고 혼자 웃었다. 매주 월요일 아침은 조회가 있어 모두 강당으로 등교한다. 이 때 학생들은 학년, 반에 관계 없이 그저 오는 순서대로 채워서 강당에 앉는다. 이
2018-05-08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