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한 장의 그림을 잊지 못한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딱 보기에도 첩첩산중인 험난하고 깊은 산과 큰 나무로 둘러싸여진 고립된 집. 집에서 시작된 길은 다리로 이어지지만, 돌더미에 가로막혀 있다. 단절된 길 때문에 가지 못한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강물에는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다. 잘 그린 풍경화 속에는 현실이 어떻게 아이의 꿈을 빼앗아 갔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심리적 정보, 풍경화구성법 풍경화구성법은 종이에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이라는 열 가지 항목으로 풍경화를 완성하는 미술치료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가 도화지에 펼쳐지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내면세계는 더욱 구체화된다. 풍경화구성법의 최대 장점은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그린 그림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보를 하나둘 꺼내놓는다. 풍경화구성법은 이전에 소개했던 심리검사보다 실시방법이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전문적인 해석까지는
2023-06-08 10:30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 발리. 특유의 신비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인기를 얻는 곳이다. 바다를 즐기며 느긋한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발리의 예술도 함께 즐겨보자. # 바다 발리를 ‘신들의 섬’이라고 부른다. 그럴 만한 것이 약 2만 개의 힌두교 사원이 있고, 신과 관련한 다양한 축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전역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섬만은 특이하게 힌두교를 믿는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번성하던 힌두교가 16세기경 이슬람 세력을 피해서 발리섬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발리에는 힌두교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발리를 신들의 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발리에 사원이 많고 발리인들의 삶에 신이 녹아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발리를 여행하다 보면 신이라는 절대자가 아니고서는 발리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창조해 내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신이 이토록 아름다운 섬을 만든 이유는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이 인간세계를 다스리느라 피곤해진 자신의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섬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아마도 쉬기 위해서일
2023-06-08 10:30
우주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을 할 당시만 해도 우주의 시대가 바로 열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돈이 되지 않는 영역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우선 달에 있는 자원이 돈이 되는지 알 수 없고, 달까지 가는데 기술과 비용이 상당했으며, 달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달의 광물을 우주선에 다시 싣고 오려면 엄청난 크기와 강력한 추진체가 있어야 하는데 손익계산을 단순하게 해도 적자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후 나사(NASA)는 재사용우주선인 스페이스셔틀을 개발했고, 우주로 가는 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우주를 왔다 갔다 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우주 시장의 경제성이 생깁니다. 경제성이 생기면 민간기업이 들어오게 되고, 투자가 늘고 산업이 발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사가 개발한 스페이스셔틀은 회당 발사비용이 계획했던 8천억 원보다 훨씬 많은 2조 원으로 일회용 우주선로켓 비용과 별 차이가 없었고, 수십 년간 정체기를 겪습니다. 그래서 일정부분을 민간기업에게 외주를 주면서 나사도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수혜를 얻은 기업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인데 로켓과 우주선을 재사용
2023-06-08 10:30
코로나19가 학생들에게 학력저하 문제만을 초래했다고? 기초체력 저하도 시급하다! 3년 동안 자의가 아닌 강제로 외부활동을 못하게 된 아이들은 어느덧 ‘집콕’ 생활에 익숙해졌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여가시간은 게임과 유튜브 시청으로 보내는 것이 일상. 운동장에서 뛰며 친구들과 부딪히고 땀 흘렸던 기억은 잊은 지 오래다. 이에 교육당국에서도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일깨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전교생이 참여하는 ‘0교시 운동시간’을 운영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줄넘기는 기본이고, 축구·농구·탁구·티볼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뛰어노는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이른바 ‘아침 체인지’로 불리는 운동시간은 참여학교 신청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등교시간 자율화에 맞춰 ‘등굣길 아침운동’을 활성화했다. 각 학교에서 스포츠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건강체력교실, 학급·학년별 아침운동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2018년 이후 중단된 ‘경기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부활해 전국대회와 연계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맞…
2023-06-08 10:30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난 후, 학교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숙제처럼 남겨졌다. 그것은 바로 기초학력보장에 대한 문제이다. 학교에 갈 수 없고, 보편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결손과 결핍이 생겨났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결핍과 결손이 저소득 계층 등 사회적 취약층에 더욱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교는 그들의 학업결손을 보충하여 채워주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는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SMART하게 노력하고 있다. 준비하기(Setting) _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 기초학력의 첫 단추는 3월 진단활동에서 시작한다. 올해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으로 진단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컨설팅 연수를 실시하였다. 기초학력 추적 시스템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향상도를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학부모는 객관화된 수치를 보고 기초학력평가와 앞으로 학교에서 하는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갖는다. 관리하기(Management) _ 방과후 자기주도반, 1·2학년 협력강사 본교는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1·2학년 기초학력 협력강사 수업을 진행하고, 방과후 기초
2023-06-08 10:30
고교학점제 논의와 맞물려 고등학교의 성취평가제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미 2019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진로선택과목은 석차등급을 제공하지 않고, 과목별 성취도(A~E)와 함께 원점수·과목평균 및 성취수준별 학생비율로 학생성적을 산출하고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완전 도입되는 2025년 고1부터는 전면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과 더불어 일반선택과목 또한 성취평가제로 전환되고, 성취평가제 대입 반영 범위가 전과목으로 확대되는 등 중등학교의 평가체제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교육부, 2018). 중등교원이나 학생·학부모 등 당사자가 아니라면 낯설 수 있는 ‘성취평가제’라는 용어는 2011년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에서 정책적으로 도입된 평가용어로, 소위 상대평가로 알려진 서열에 의한 상대등급 산출방식과 대비되는 평가방식이다. 교육과정에 기초한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에 따라 90% 이상의 성취율을 달성할 경우 A, 80% 이상이면 B 등의 5단계 성취등급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성취기준의 90% 혹은 80% 이상 달성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지필평가 및 수행…
2023-06-08 10:30
“교실에 보조교사 한 명 더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기능만 모아놓아 사용하기 편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숙제검사 등 업무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이제는 ‘칼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학습관리 웹 도구 ‘다했니’를 사용해 본 교사들이 인터넷에 올린 댓글들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지원 서울풍성초등학교 교사(사진). 올해 교직 8년 차인 최 교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실시하던 당시 SNS 등으로 과제검사를 하다 ‘이렇게 불편하게 생활해야 하나’ 싶어 직접 온라인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온라인수업이 진행됐지만 과제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점검할 수가 없더라고요. 패들렛·카카오톡·네이버 밴드 등을 사용했는데 모두 SNS 성격이다 보니 피드가 자꾸 내려가 학생별로 과제를 확인하기 어려웠어요. 선생님들이 화면을 열어놓고 수기로 A4 용지에다 과제 피드백을 정리했죠. 밖에서는 미래교육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교실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였어요.” 최 교사는 카톡이나 기타 학급 SNS의 경우, 아무래도 학부모를 중심으로 기획·개발된 도구들이다 보니 오히려 업무가
2023-06-08 10:30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
2023-06-08 10:30
교사들의 우울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2023년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0%(1,348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6년 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와 전교조가 공동으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건강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교사 40%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고3 담임은 무려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설승은, 2017). 최근에는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2021:33-34) 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의 우울증 수준도 일반 직장인들의 우울증 수준에 비해 다소 높다. 의사와 일반 직장인들을 비교해 보면 정상군은 의사 72.0%, 일반 72.5%로 유사하다. 주의군은 의사 12.0%, 일반 16.4%이고, 상담군은 의사 7.0%, 일반 5.1%이다. 우울증 의심군은 의사 9.0%, 일반 6.0%로 의사들이 상당히 더 높다. 즉 의사들도 다른 직종에 비해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2023-06-08 10:30
고령화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대전환시대의 본격 도입이라는 시대적인 흐름 속에 직업교육 및 직업계고는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시대로 대표되는 지식기반사회가 되면서 직업계고교 졸업생들에게도 새로운 직무역량이 요구되는 것이다. 하지만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한 직업교육은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 게다가 산업현장의 요구와 학교교육이 미스매치되면서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7년에 50.0%이었던 것이 2022년 16%대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대우받는 전문 기술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산업계 주도형 직업교육을 확대하고, 고교와 대학 간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고졸 숙련 인력이 일터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경력 관리 및 맞춤형교육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호는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아 직업교육이 안고 있는 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해법을 제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현행 공급자(학교·훈련기관) 중심 직업교육을 신산업 수요를 반영한 산업현장 중심 직업교육으로 전환하면서 필요로 하는 정부의 지원은 무엇인지 따져본다
2023-06-08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