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의 산야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짙어가는 녹음을 즐기면서도 은연중에 우리 것에 대한 흥미를 가지곤 한다. 이런 속마음을 표현하듯 혹시라도 도회지 생활에서 멀어져버린 옛 생활 용품을 만나면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흥분하며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은 담 밖 야트막한 언덕과 어울림 한 시골 장독대와 그 속의 옹기일 것이다. 복잡한 일상을 잊게 하고 어머니 품 속 같은 편안함을 더해주는 옹기를 보는 즐거움은 우리 민족의 특혜인지도 모른다. 땅 색과 닮은 옹기를 본 사람들의 입가에는 어느새 웃음이 묻어 있고 얼굴에 화색이 돈다. 어느 마을 낯선 길목의 한옥 마당 한 켠에 겸손하게 앉아있는 옹기가 정겨운 것은 우리 민족성을 그대로 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 순응할 줄 알면서 잘난 척 하지 않고 은근한 아름다움을 가진 모양은 우리 민족의 속내를 가장 잘 표현한 물건임이 분명하다. 얼마 전 나는 어른 키보다 큰 옹기를 보며 고향에 계신 어머니 생각을 했다. 큰집이던 우리 집 장독대에는 아주 큰 장독이 여러 개 있었는데, 몇 년씩 묵은 장맛이 좋다며 이웃 아주머니들이 간장과 된장을 얻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최근 일본사람들
2007-05-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