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 손님이 늘었습니다.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한 직후부터 갑자기 벌어진 현상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상투적인 말을 무진장 싫어하는 리포터이지만, 역시 가을이 다가오니 책 읽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책은 시도 때도 없이 읽어야하는 일상이지만 귀찮아서, 바빠서 또는 춥거나 덥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 경우도 참 많은데 요즘은 덥다는 핑계만큼은 댈 수 없으니 다행인 셈이지요. 점심을 먹은 아이들이 하나 둘 도서관으로 몰려들어 25평의 좁은 열람실은 금세 아이들로 꽉 차 버렸습니다. 사서 선생님과 리포터는 분주하게 책을 정리하는 한편 대출과 반납 업무를 봅니다. 선생님들을 도와주는 봉사학생들도 있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는 것은 우리 선생님 손입니다. 요즘은 식사 후 20여분의 짧은 휴식 시간도 반납한 채 매일 도서관 업무를 봅니다. 몸은 비록 피곤하지만 아이들이 한 권이라도 더 책을 읽는다면 이까짓 고생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이 가을, 학생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살이 쪘으면 좋겠습니다.
2006-09-08 16:34며칠 앞으로 다가 온 축제 때문에 아이들이 밤이 늦도록 체육관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제 스스로 신명이 나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었다. 아마 공부라면 저렇게 늦은 밤까지 신명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역시 어른이나 아이나 자기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능률도 오르고 재미도 있나보다.
2006-09-08 10:21오늘 아침에도 또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립니다. 가을을 방해합니다. 가을을 시샘합니다. 자주 그럽니다. 가을을 없애려고 합니다. 가을을 빼앗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름 내내 우리가 가장 바라고 기대했던 가을이 왜 짧게만 느껴지고 가을을 빼앗아 가는지 정말 아쉽습니다. 가을의 맛을 느껴보려고 하니 또 구름이 찾아오고 비를 가져다주네요. 불청객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석 달의 가을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기에 구림이 가을의 날을 빼앗아 가도 그리 흥분되지 않습니다. 안달을 내지 않습니다. 조급하지 않습니다. 허락하는 대로 즐기려 합니다. 방해하는 대로 즐기려 합니다. 마음을 우울하게 해도 곧 물리칩니다. 어두운 날씨를 틈타 마음에 잠시 머문 부정적인 면도, 어두운 면도 곧 임시주차한 차처럼 곧 떠날 갈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구름이 지나가고 비가 지나가고 나면 더 좋은 가을장면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다행히 내일은 놀토이니까 힘을 얻으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놀토를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갈된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새힘을 얻고 새롭게 재다짐하는 날이 되니 정말 좋습니
2006-09-08 10:19올해도 여지없이 학교평가의 시기가 다가왔다. 대체로 2년마다 학교평가가 실시되고 있는데, 올해가 해당된다. 이미 방학전부터 학교평가에 대비해온 학교도 있고, 개학후에 준비에 돌입한 학교도 있다. 아무래도 올해 2학기의 최대 관심사는 학교평가가 될 전망이다.(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학교평가와 관련하여 이미 각급학교에 평가지표와 평가방법 등이 전달되었다. 학교에서 원하는 시기와 비슷하게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학교를 같은 시기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기조정은 불가피하다. 학교마다 대체로 마지막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평가를 받아서 좋을 것이 별로 없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서는 그동안 실시했던 여러가지 증빙서류를 준비하게 되는데, 준비작업은 관련서류를 제시하면 되므로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이런 식의 학교평가를 꼭 해야 하느냐이다. 즉 모든 학교에서 거의 같은 활동을 하고 교육과정 역시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어떻게 차별화를 두면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본다. 평가관련 서류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학교교육계획서를 보면 다 알 수 있는 용이다. 이 부분들이 서로 비슷한 상황인데, 어떤
2006-09-08 08:48어제는 모처럼 창문을 닫고 잤다. 정말 얼마만인 지 모르겠다. 이처럼 날씨가 선선해지자 아이들의 식욕도 덩달아 왕성해지는 모양이다. 서둘러 점심 식사를 끝내고 구경 삼아 학생식당을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식판에 아예 코를 박고 먹는데만 열중이다. 3교시부터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이었으니 오죽이나 맛있을까. 식당 아주머니들이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음식을 게걸스레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자니 절로 흐뭇한 기분이 든다.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은 장면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교사를 반부모라 칭하는 말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맛있게 먹는 것은 좋은데 행여 비만이나 성인병이 올까 걱정된다. 얘들아,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 식욕 조절과 운동도 하며 건강을 챙기렴~ 알았지?
2006-09-07 14:07오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입니다. 아침 출근길 하늘은 티 하나 없는 깨끗함 그대로였습니다. 선들선들 불어오는 깨끗한 가을바람을 어디 가두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던가요? 이런 날이 우리가 바라고 고대하던 때 아닙니까? 매사에는 때가 있습니다. 자연도 때가 있습니다. 봄의 때가 있습니다. 여름의 때가 있습니다. 가을의 때가 있습니다. 겨울의 때가 있습니다.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땀을 흘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공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놀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씨를 뿌릴 때가 있습니다. 수확을 거둘 때가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습니다. 편할 때도 있습니다. 웃을 때가 있습니다. 울 때도 있습니다. 기쁠 때도 있습니다. 슬플 때도 있습니다. 특히 교육에서는 때가 아주 중요함을 알게 됩니다. 선생님들에게는 가르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공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를 잘 선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만 이때를 놓치게 되면 망치게 됩니다.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공부할 때를 놓치면 어떻게 됩니까? 가정 형편이 어려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공부 때를 놓친 학
2006-09-07 14:06“어허, 저것은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닌데…국민들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구만. " 노 대통령의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 “어떻든 제가 결론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비싼 수업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좀 인내해 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나 혼자 뱉어본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는 ‘수업료’라는 용어는 대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도박하다가 돈을 잃었을 때 ‘도박에 손대선 안 된다는 깨달음의 수업료 낸 셈 치지’하고 자위한다. 주식투자했다가 돈을 잃었을 때에는 ‘경제 공부 한 셈 치고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지’하면서 씁쓸한 입맛을 다신다. 더 나아가 인생 실패를 맛보았을 때 ‘인생 공부한 셈 치고 비싼 수업료 치루었다’고 위로하면서 후회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표정을 보면 ‘바다이야기‘ 파문이 큰 일이 아닌,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앞장 서 정책실패라고 예단을 하니 언론에서는 국정실패라고 지적한다. ‘비싼 수업료’ 발언, 맞는 말이다. 지도자를 선택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그러지 않
2006-09-07 09:37우리 학교 보건실에 두 개의 액자가 걸려있다. 그 중 하나는 '정신건강을 지켜 줄 10가지 수칙'. 가만히 읽으면서 곰곰이 새겨보니 맞는 말이다. 나는 이 10가지 중 몇 가지를 지키고 있는가? 후하게 점수를 주니 대략 9가지 정도 된다. 또 하나는 영국 속담이다. "사람이 재산을 잃는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은 것이다. 그러나 건강을 잃는 것은 모두를 잃은 것이다."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육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 모두 건강해야 한다. 2세를 가르치는 우리 교육자에겐 더욱 그러하다.
2006-09-07 08:43교사들은 많게는 30여 명의 학생들과 적어도 한 해 동안은 함께 생활한다. 20여 평의 공간에서 오직 유일한 어른으로써 어린 학생들과 동고동락을 한다. 각각 다른 개성들이 모여 이룬 집단, 아직 미성숙한 지성과 인성의 소유자들, 찬방지축이어서 보호자의 사랑스런 손길이 절대 필요한 세대들을 굽지 않고 병들지 않게, 크고 싱싱하고 맛있는 열매를 맺을 수 있게 교육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교사들에게 있다. 학생들은 제각각 다른 행동의 특성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허용 가능한 언행을 하지만 그 범주를 벗어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기본생활 습관이나 학습 부적응 및 문제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는 교사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를 하려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학생과의 장기적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어떤 집단이든지 그 집단을 유지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약속이나 규칙들을 정하고 있다. 학급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학년 초에는 틀림없이 약속을 한다. 꼭 필요한 규칙도 정한다. 이것만은 하지말자는 규제약속이나 이것만은 하자는 권장약속까지 다양하다. 아침 시간, 공부 시간
2006-09-07 08:43학년협의회가 있었다. 각학급 담임이 모두 모였기에 당연히 여러과목 선생님들도 함께 한 자리가 되었다. 역시 교사들의 대화는 학교이야기를 거쳐 교육정책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최근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발의한 영어교사 '삼진아웃제'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갔다. '영어교사 모두를 연수시키려면 한번 하는데도 몇년이 걸릴 것입니다. 현재 교원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인원이 연간 40명 선인데, 영어교사를 5년만에 2회에 걸쳐 6개월간 연수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원을 한꺼번에 실시해야 합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탁상공론이지요.' '또한 연수실시를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영어교사가 그렇게 많이 한꺼번에 연수를 받게 되면 학교에서의 영어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게 됩니다. 중등학교의 경우에는 영어교사의 상당수가 한꺼번에 연수에 참가해야 할 것입니다. 담임배정등의 문제도 발생하게 됩니다. 연수 인원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학교현장의 영어교육문제를 더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막말로 행정직으로 전환해 준다면 하겠습니다. 그리고 두번은 연수를 대충받고 세번째가서 통과해도 됩니다. 3회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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