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직사회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교단은 무너졌고 일부 교사들은 차라리 교단을 떠났으면 한다. 사회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 교사들을 옹호하고 변호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언론, 시민, 심지어는 교육당국까지 하나같이 여론을 등에 업고 우리 교육계에 채찍질만 가하려하지 따스하게 감싸주는 손길은 없다. 이제는 교사가 교단에서 학생,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뉴스가 나와도 사람들은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이 같은 교권추락에 대해 우리 교사들도 책임을 통감하건만, 일말의 반성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오로지 비난만 퍼붓고 있다. 혹여 이런 사태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육 수요자의 인권이 신장되었다고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치다. 결국 교권이 추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권 추락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교권을 추락시키는 것은 단 하루면 족하지만, 추락된 교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에는 족히 반세기는 걸리는 지난한 사업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정부의 갈팡질팡한 교육 정책의 집행이 제일 크다. 여기에다 교사들을 개혁
2006-12-10 10:00“사랑하는 딸 가영이는 지금 미국에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공부는 잘 하고 있을까?” 아빠의 이런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려는 듯 얼마 전 딸의 성적표가 도착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과정, 8과목 중 A+ 6개, A 2개인 것이다. “와, 우리딸 대단한데!” 딸이 고맙기만 하다. 낯선 이국생활에서 언어를 극복하고 게다가 학년에서도 앞서가고 있는 듯하다. 딸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텅 비어 있는 가영이의 방, 벽에 붙어 있는 종이 한 장이 눈에 띈다. ‘중 2 겨울방학 때 완벽 소화할 일’이라는 제목 아래 ‘3학년 1학기 국어, 수학, 과학, 사회 마스터’를 비롯해 ‘TOEFL 고득점자 되기’ ‘에세이(영어 논술) 고수 되기’ 등 몇 가지가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가며 써 있고 맨 아래에는 ‘꼭 잘 해 낼거야!!!’라고 씌여있다. 그 게시물을 보니 얼마전 직무연수에서 들은 강사의 말이 떠오른다. 뇌리에 각인이 되어서인지 강의 내용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라는 마크 매코맥의 저서를 인용하고 있는데 새겨들을만 하다. 내용은 1979년 졸업한 동문들이 10년 후인 1989년에 각각 어떠한 생활을 하는가를 연구한 것인데…
2006-12-10 10:00오늘은 12월 첫 놀토입니다. 새벽 일찍 나가보니 오늘도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더군요. 놀토를 방해 놓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오후 되면 비가 그친다고 하니 나머지 시간계획을 잘 세워 유익한 연유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값지고 귀한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제로 4일간의 기말고사가 끝났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선생님들께서 조금 편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반대로 상당히 힘들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어제 아침 시험을 치기 전에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날씨는 비가 오고 골마루에서 공부하기가 적합한 온도가 아니었습니다. 골마루를 걸어다니는 자체가 부담스러운 날씨였습니다. 그런데도 수십 명의 학생들이 골마루 나와서 창문에 서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코피가 나서 코에 휴지를 막고 공부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평소에 잘 발견되지 않는 머리카락도 눈에 띕니다. 학생들은 이렇게 나름대로 시간 관리를 잘해서 시험에 응했지만 모두가 자기가 만족할 만한 시험을 쳤으리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번에도 ‘실패’했다 하면서 낙심하고 있는 학생
2006-12-09 17:40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입니다. 옛날 어릴 적, 덜렁되던 우리들이 문을 덜 닫고 들어오면 할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뒤에 꼬리가 달렸나. 문은 왜 끝까지 안 닫고 들어오니?” 겨울에는 문이 조금만 열려있어도 찬 바람이 쌩쌩 들어옵니다. 생각보다 춥습니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옵니다. 교무실엔 사람들의 출입이 잦습니다. 특히 출입구 옆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조금 덜 닫힌 문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한 사람 지나가면 일어서서 덜 닫힌 문을 닫고 옵니다. 또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 또 일어나서 또 덜 닫힌 문을 또 닫고 옵니다. 그냥 있자니 작은 문틈으로 찬바람이 쌩쌩 들어오고 계속 닫으러 가지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하던 일도 중간 중간 끊기니 짜증도 납니다. 여기에 좋은 아이디어를 하나 냈습니다. 문방구에 가서 200원 하는 고무줄 세개를 사 왔습니다. 고무줄을 출입문 끝에 압침으로 고정시킵니다. 마찬가지로 반대쪽으로도 고무줄에 압침을 꼽습니다. 그러면 자동문이 됩니다. 문만 열면 닫지 않아도 스르르 닫힙니다. 여간 편리한 게 아닙니다. 처음에는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세게 닫아 문소리가 크
2006-12-08 16:18요즘은 정말 ‘바람 잘날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교장공모제 때문에 교직 사회를 술렁이도록 한 게 얼마나 되었다고 이번에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교육 자치를 말살시키고 있다. 또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ㆍ질병ㆍ폐질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줌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 안정과 복리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무원연금마저 제도적 성격이 다른 국민연금의 논리에 맞추며 장래를 불안하게 한다. 어제(12월 7일) 충북교총과 충북교육청간에 있을 단체교섭에 관한 교섭위원 협의회가 충북교총 회관에서 있었다. 그 시간에 국회의원들은 학운위원들이 뽑던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의 선출방식을 주민 직선으로 전환하고, 현행 시도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 내 특별상임위원회로 편입하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불어오는 칼바람이 화제가 되었다. 해결책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방안이 오고갔다. 이날 자리에 같이 참석했던 김운념 한국교총부회장님은 한국교총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힘겨운 일이 많다면서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김용동 청주시회장님도 모든 회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문
2006-12-08 16:18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 중의 하나가 ‘선생님’이다. ‘선생님’이란 ‘선생’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나온 ‘선생’의 뜻을 살펴보면 가장 흔히 쓰이는 의미로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의미가 점점 분화되면서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을 의미하고, ‘성(姓)이나 직함 따위에 붙여 남을 높여 부르는 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디 또 그뿐인가.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자기보다 나이가 적은 남자 어른을 높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조선 시대에, 성균관에 둔 교무 직원을 이르는 말’이며, 또는 ‘각 관아의 전임 관원을 이르던 말’이기도 하다. ‘선생’과 비슷한 옛말을 찾는다면 ‘훈장’이란 말이 있다. ‘훈장’이란 옛날 ‘글방의 선생’을 이르는 말이다. 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사람을 이르는 예스런 말’이다. 영어사전에서는 이에 맞는 말이 ‘Teacher’이다. 이 ‘Teacher'는 ’학교 또는 유사한 교육기관에서 직업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선생‘은 가르치는 사람을 이르는…
2006-12-08 13:04N세대는 'Net Generation'이라는 뜻으로 미국의 정보사회학자 돈 탭스콧이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부연(敷衍)하자면, 1977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로 인지능력이 생길 때부터 이미 컴퓨터와 친숙한 환경에 노출된 젊은층을 가리킨다. 이전의 텔레비전세대가 지식이나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받던 세대였다면 N세대는 이들과는 전혀 다른 쌍방향 통신세대로 정의 내릴 수 있다. 특히 N세대는 인터넷을 아무런 불편 없이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생활방식 또한 자연스럽게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으로 한정한다. 이러한 N세대들의 특징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리포터는 정보화 시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 N세대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들에게 적합한 교육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N세들만의 독특한 특징 N세대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려고 애쓰며 자신의 개성을 존중받기를 원하고, 모든 활동에 있어서 자율적 판단능력에 맡겨줄 것을 원한다. 또한 기존의 권위적이고 수직적 교육환경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자신의 관심 밖 분야는 도외시하지만,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는 분야를 발견하면 금방 흥미를 갖고 그 속에 몰입하는…
2006-12-08 13:04오늘은 마지막 시험입니다. 출근하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어두운데도 의욕에 찬 학생들은 일찍부터 등교하여 공부를 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내일은 반가운 12월 첫 놀토입니다. 이렇게 좋은 놀토를 왜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지 않고 미루는지 아쉽기만 합니다. 다시 한 번 심사숙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주간 동안 학생들 때문에 시달리고 지친 선생님들을 볼 때면 당연히 쉬게 해야 하는데,우리나라도 선진국인데 왜 미루는지? 학생들을 위해 정열을 쏟고 에너지를 소비하다 보면 놀토가 그리워지는데 왜 그러하시는지? 선생님을 위한 배려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행함이 좋은데, 놀토가 있는 연휴로 휴식을 취하고 나면 능률이 배가 되고 기쁨이 배가 되는데 하면서 혼자서 중얼거려 봅니다. 저는 어제 오후 어느 교수님의 글의 일부를 접했습니다.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알고 지내던 목수 한 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노인이 내게 무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는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도리, 들보, 서까래, 지붕의 순으로 그렸습니다./ 그가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지요./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2006-12-08 09:55엄숙한 아침 직원 모임시간이다. 각 선생님이 여러 전달사항을 발표하고 있는 사이 휴대폰에 문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아주 먼 변방의 자리라 살짝 휴대폰을 꺼내 쳐다본다. “고개 한번 돌려 보세요.” 이게 뭔 소리. 다시 한 번 문자판을 쳐다본다. 고개를 돌리라니. 뭔 의미이지 몰라 정말 고개를 좌우로 한번 돌려보았다. 그러자 조그맣게 열린 문틈으로 아침 조례시간까지 없었던 학생이 쪼그리고 앉아 나를 보면서 환한 미소와 함께 V자를 그린다. 늦게 왔지만 학교는 왔는데 직원 모임이 진행 중이라서 교무실에 들어갈 수는 없다. "선생님" 하고 작은 소리로 불러보기도 하고, 문을 살짝 두드려 보기도 하고 자기 나름대로 여러 신호를 보내도 담임은 전달사항 적느라고 바빠 문 쪽으론 쳐다보질 않으니 자기 나름대로 머리를 쓴 것이다. 그 뛰어난 아이디어로 나중에는 칭찬을 받았지만 그땐 나도 놀라 얼른 손으로 ‘문 닫아라’는 신호를 보낸다. 학생은 문을 살그머니 닫고 사라진다. 우리 반은 성과급제다. 등교시간 기록부가 있다. 오는 순서대로 시간을 적는다. 일찍오면 칭찬을 듣는다. 늦게 오면 늦게 간다. 지각생은 담임에게 눈도장 찍히기 전에는 아직 안 온…
2006-12-08 07:09해마다 세모가 되면 나는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 설계를 하곤 했다. 옛날 중학교 때의 일이다. 중학교 1학년이 거의 끝나고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연말이었다. 어떤 동기에서 그랬는지 기억에 없지만 내년에는 꼭 학급에서 일등을 해 보아야겠다 하고 혼자 마음으로 다짐을 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해 비록 일등은 아니었지만 이등을 했던 것이다. 그 후 나는 이 일을 두고 새해의 다짐과 그 결과물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지금까지도 자못 재미있는 기억으로 여기고 있다. 그 후로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제일 먼저 일기장을 준비하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었다. 그리고는 일 년 내내 일기를 쓰며 나의 독서상황을 기록하고 나의 꿈을 확인하고 이성에 대한 관심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일은 나중에 내가 성인이 되어시와 산문을 쓰게 되었을 때 상당히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노총각 시절이었는데 새해에는 꼭 결혼을 해야 되겠다 하고 다짐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약속이 이루어져 노총각을 면하고 가정을 꾸리게 된 일이다. 이런 것을 가리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새해의 다짐도 불혹의 나이가 지나고 지천명의 나
2006-12-08 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