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다. 50대 아빠와 10대 딸, 부녀지간 정(情)이 두터울 듯도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얼마 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용건은 그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너무 좋아 아예 고교과정과 대학을 거기서 마칠 터이니 허락해 달라는 거였다. 나의 대답은 “안 돼”였다. 정해진 1년을 마치면 귀국하여 우리나라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딸 대답이 걸작이다. “나, 아빠 딸이잖아! 아빠는 딸이 원하는 것 들어주어야 되잖아?”이다. 혈연에 호소하고 아빠의 의무를 강조한다. “응, 아빠 딸 맞지. 그러니까 아빠말 들어야지? 귀국해서 아빠와 진로를 다시 이야기하자.” 간신히 달래서 통화를 마쳤지만 대화는 늘 이런 식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아마도 딸이 시험공부 중이었나 보다. 신경이 예민해서인지 자기 방에서 공부를 하면서 거실에서 부부간의 대화, TV 9시 뉴스 시청을 막는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보통의 부모라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딸의 요구대로 대화는 다른 방에서, TV는 곧바로 끌
2007-03-12 08:45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3월, 늦둥이 막내딸이 중학교에 들어갔다. 집 옆에 있는 남녀공학 학교에 배정이 안 되고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여자중학교에 배정이 되었다. 막내보다 열세 살이나 차이가 나는 쌍둥이 딸들이 이제 교육을 다 마칠 무렵 막내가 중학교에 입학해 교육의 문제가 다시 우리 집의 현안이 된 것이다. 쌍둥이 아이들 교육으로 너무 힘들어서 막내만큼은 지가 알아서 잘 했으면 싶지만 만 어디 교육이 그렇게 수월하기만 한가. 이제 입학한 지 열흘도 채 안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러면서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 지 그 실체가 궁금해진다. 걱정의 실체?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앞서는 걱정은 학업에 대한 것이다. 저희 언니들하고는 달리 성격이 활발하고 교우관계도 어찌나 폭넓은지 다분히 연예인 기질이 있지 않나 여겨지면서도 학업에 대한 부모의 욕심은 여전한 것이다. 입학 전에 반 편성을 위하여 치룬 진단평가는 어땠는지. 반에서 어느 정도에 드는지 궁금하지만 얼른 알아볼 생각은 엄두도 못내는 것이다. 그 점수로 담임선생님은 벌써 아이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텐데. 첫 시험을 잘 봐서 무사히 중학교 학업에 안착해야 할 텐데. 첫 고사를 잘 못 쳐
2007-03-12 08:45오늘 놀토 연휴 이틀째입니다. 유익한 시간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늦게까지 잠을 잔 것 같습니다. 눈을 뜨니 6시 반이었습니다. 평소에 4시가 되면 일어나니 엄청 많이 수면을 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회복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 우리 선생님들도 초기에 업무가 너무 많은 데다 교장이 바뀌었고 거기에다 꽃샘추위까지 겹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힘든 한 주를 보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힘들게 한 주를 보내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에게 놀토 연휴는 그야말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푹 쉬시고 긴장을 푸시고 지친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하셨으면 합니다. 어젯밤에도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언제까지 가려는지 해도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끝까지 발악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들고 측은하기까지도 합니다. 그렇다고 한겨울의 위력도 발휘하지 못하면서추위 노릇한다고 야단입니다. 그러나 따뜻한 봄기운의 대세 앞에는 별 수 없다는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겨울과 봄의 싸움, 추위와 따뜻함의 싸움 속에 우리만 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래싸움에 등 터지듯이 온 몸
2007-03-11 09:32오늘은 놀토이지만 편히 쉬지 못하고 밖에 나가 손님을 만나고 볼일을 본 후 들어오니 하루가 거의 다가고 있네요. 푹 쉬어야만 회복할 수 있는데 그러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감기몸살은 약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그 때뿐이지 또 조금 움직이면 좋지 않은 상태가 계속 되곤 합니다. 감기는 초기에 잡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사로이 있다가 감기가 완전 들고 나면 갈 때까지 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학교는 저가 오기 전에는 한 주일에 두 번씩 교무회의와 부장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가 오자마자 회의를 많이 하는 건 그만큼 선생님들의 시간을 빼앗는 결과만 초래하고 부담만 주고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교무회의와 부장회의를 한 주에 한 번씩 하도록 바꾸었습니다.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두 주에 한 번, 더 나아가 한 달에 한 번, 더 나아가 석달에 한 번... 이렇게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필요시 한 번씩 하며 각 부서 연락은 메신저를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초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에게 저의 뜻을 전달하기가 좀 어렵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결재를 오신다
2007-03-10 20:54농소중학교에 부임한 지 벌써 열흘째가 다가옵니다. 처음 쉴 수 있는 놀토가 있어 다행입니다. 감기몸살이 왜 이리 심한지? 정말 꽃샘추위가 아니라 꽃살추위입니다. 내일은 전국에 눈이나 비가 내리고 온도가 다시 내려간다니 걱정이 됩니다. 빨리 추위가 물러났으면 합니다. 개학 이후 선생님들은 너무 바쁩니다. 정식으로 퇴근하는 선생님을 보지 못합니다. 다들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더욱 그러함을 보게 됩니다. 어제 처음으로 부장선생님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부장선생님들의 말씀 가운데 교장이 새로 와서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요즘 바짝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부장선생님께서는 우리학교가 잘못한다는 소문을 듣고 학교를 바로 잡으라고 교육청에서 저를 보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그건 오해라고 말씀 드렸고 농소중학교는 저가 오고 싶은 학교였고 내년에는 학교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올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에게 긴장을 하는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조금 긴장하는 것은 사람이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게 심하면 병이 나니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교육은 자극과 반응이라
2007-03-10 08:58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앉아 혼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때가 있다. 3월 8일 오후 1시 무렵 밖에는 때 아닌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다. 나이가 먹었다는 것인가. 때 아닌 함박눈 때문인가. 눈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은 저절로 옛날을 향하여 달음질친다. 코흘리개 유년의 소꿉놀이가 어렴풋이 떠오르기도 하고 들길 산길 쏘다니며 원시의 아이들처럼 자연 속에 묻혀 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오늘은 ‘학교와 나’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학교와 나’라고 했지만 어찌 나에 국한된 얘기이기만 할 것인가. 우리 모두는 학교에 얽힌 많은 추억과 사연을 안고 세상을 살고 있다. 학창의 그 빛바랜 추억 속엔 엄청난 에너지가 비축되어 있어서 그 에너지는 끊임없이 우리의 삶에 공급되고 있다. 학창시절에 맺어진 우정, 그 시절에 싹텄던 사랑, 그 시절 온갖 천태만상의 체험들이 우리의 의식, 무의식 속에 화석연료처럼 매장되어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우리는 그 연료를 공급 받아 세상을 사는 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 시절에 배웠던 지식과 도덕, 그 시절에 단련했던 강건한 체력은 일생동안 우리에게 무한한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동창회를 보
2007-03-09 10:00오늘은 날씨가 조금 풀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춥습니다. 어제 교육장님께서는 인사 서두에 요즘 꽃샘추위를 꽃살추위라고 하시더군요. 꽃을 죽이고 사람을 죽이는 추위라고 하시면서요. 그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정말 요즘 추위는 꽃샘추위가 아니라 꽃살추위인 것 같습니다. 이번 추위로 인해 저는 감기로 온통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 긴장이 되는데다 잠도 푹 자지 못해 그런지 어느 때보다 더 심한 감기를 앓는 것 같습니다. 목이 부어있는데다 음성도 완전 변했습니다.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또 온 몸이 떨리는 게 이렇게 심한 오한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거기에다가 두통, 열,...등 그렇습니다.꽃살추위가 나를 맥을 추지 못하게 하지만 머지않아 물러날 것입니다. 그렇게 기대하면서 강한 의지로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내일이 3월 첫 휴무일이라 조금 위안도 됩니다. 어제 오전에는 울산광역시교육청 산하 강북교육청의 유,초,중학교 교장회의가 강북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있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전보, 승진하신 분들의 소개가 일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에 권혁종 교육장님께서 인사말씀이 계셨습니다. 여러 말씀 중 특히 가슴 깊이 새겨지는
2007-03-09 09:02오늘도 날씨가 차갑습니다. 오히려 겨울보다 더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봄은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됩니다. 마지막 시샘으로 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머지않아 곧 세력을 잃고 물러가리라는 기대를 합니다. 당연히 물러가야지요. 봄에는 봄다운 따스함이 필요하잖아요. 겨울에는 겨울다운 추위가 있어야지 봄이 왔다고 배가 아파 방해하는 건 좋지 않은 현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화끈하게 봄에게 양보해야지요. 자기 자리에 서야지요. 자기 때에 실력을 발휘해야지요. 자기의 때가 지나갔다고 해서, 아니 지나간다고 해서 열을 내며 미워하며 시기하며 질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따뜻한 봄날을 축하하면서 뒤로 물러서는 게 더 낫지요. 그러면서 다음 겨울을 기약해야지요. 자꾸만 자기의 때만 뒤돌아보면서 남의 때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대로의 길이 아닙니다. 선배의 길도 아닙니다. 어른의 길도 아닙니다. 저는 농소중학교에서 와서 학교교육목표와 경영방침을 어떻게 세울까 하고 고심을 하였습니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시대로 빠른 사람과 느린 사람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간을 요구하고 있기…
2007-03-08 09:09교사의 주 업무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해도 가르치는 일이야 말로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고 부차적으로 수업을 위해 교육과정계획을 세우거나 교과연구를 하거나 수업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교사의 일이다. 그런데 학교 내에서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분장업무가 있고 언제부턴가 교사들은 그 업무에 허덕이게 되었다. 그만큼 일이 많다는 소리이다. 학년 초 아이들 낯을 익히고 친해져야 할 시기에 환경정리에서부터 각계의 업무 요구량이 너무 많아 허덕이게 된다. 이번에리포터는 학생수가 적고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 큰 학교로 전근하게 되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가운데 그래도 차분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는 것은 업무가 줄어든 때문이다. 작은 학교에서는 5,6명이 하던 일을 큰학교에서는 담임 학급 학생 수가 줄어든 반면 일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게 되므로 업무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남보다 많은 업무 가지고 일하시는 선생님들에게는 다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그런 업무는 학교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년초 업무분장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학년 담임 못지 않게 신경
2007-03-07 09:58오늘도 어제에 이어 날씨가 춥습니다. 꽃샘추위 치고는 아주 춥습니다. 빨리 추위가 지나가고 웃는 봄이 활짝 기지개를 폈으면 합니다. 신입생들이 안 그래도 정이 들지 않고 안정이 되지 않는데 날씨까지 이러면 어떡하나 하며 추위가 물러나기만 고대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추위에 주눅 들어 맥을 추지 못하는데 따스한 햇살 아래 몸을 좀 활발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아침입니다. 저는 어제 학교를 구석구석 둘러보았습니다. 30년 교직생활 중 중학교 근무는 초임 때 4년밖에 되지 않아 중학생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생들이 착하고 순진하고 귀엽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건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극히 일부이지만 학생들이 이렇게 난하고 장난 좋아하고 낙서 좋아하고 나쁜 그림을 아무렇게나 그려놓는 것을 보고는 아하 아직 초등학생들 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한 중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께서 글을 보내왔었는데 그 중에 중학교생들의 모습에 대해 일부가 적혀 있어 그걸 옮겨보면 이러합니다. “중학교 애들은 정말 천둥벌거숭이라 잠시를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싸우고 장난치고 학교 기물 남아나는
2007-03-07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