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안녕하세요?”하면 늘 웃으시면서 “교감 선생님도 안녕하세요.”하신다. 우리 학교에는 얼굴이 하얀 밝은 표정의 81세의 꼬부랑 할머니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출근하신다. 비가 부슬 부슬 오는 오늘도 비옷을 입고 어김없이 출근하셨다. 학교에서 나오는 폐휴지를 수거 판매하여 생활하시기 때문이다. “할머니 이렇게 하면 얼마나 버실 수 있어요?” “한 구루마 하면 800원도 받고, 많을 땐 1,200원도 받을 때도 있다우.” “하루 최고로 많이 벌으신 것은 얼마나 되나요?” “3,000원 벌은 적도 있다우.” “와~~ 많이 버신다!!!” 반도 안 찬 종이 박스를 담은 구루마를 힘겹게 끌고 가시는 꼬부랑 할머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폐휴지 담당 홍은희선생님에게 쫓아올라가 열쇠를 받아 폐휴지 창고를 활짝 열면서 말한다. “할머니, 여기 많이 있어요. 가지고 가실 수 있을 만큼 가져가세요.” 홍길동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지식 더하기 인성!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 이렇게 학생을 선발한다는 유학파 학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교육과정 특별활동에 봉사활동이 도입되었고, 학생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된 지 10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학생들
2007-08-08 15:05올 학년 수련회 때 교감으로 따라가서 느낀 점입니다. 어느 반 아이들은 숙소에 식당에 있다가 담임선생님이 지나가는 모습만 보면 창 밖으로 막 손을 흔들거나 쫓아와서 선생님!! 선생님~~~”아우성입니다. 그 때마다 그 선생님을 쳐다봅니다. 아이들과 호흡을 맞출 줄 아는 그 선생님의 키가 한 뼘쯤 더 커 보이고, 얼굴이 빛나 보이며, 자랑스럽게 생각됩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까요? 초등학교에서 국어나 수학 등 교과를 잘 가르친다고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될까요? 교사의 생명은 수업이기 때문에 교사로서 무시할 수 없는 가장 큰 영역 중 하나이겠지요. 하지만 29년 교직 경력으로 보아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체 아이들보다 교사 대 개인 아이가 만나는 개별적인 교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인사할 때 눈을 마주보고 같이 인사하는 것, 뭔 이야기를 했을 때 들어주는 것, 인정해주는 것 등 등이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담임을 맡았을 때(담임 교무부장 학년부장 겸임을 했을 때도) 어떤 일이 있어도 일기 검사는 매일 꼭 해
2007-08-08 15:0320살에 교직에 발 들여 놓은 후 교실에서는 나는 항상 왕이었다. 교실의 왕으로써 그 때 그때 내 기분과 감정에 따라 수시로 같은 일이 벌어졌어도 결과 처리를 달리했던 것 같다. 하지만 4·50명의 아이들이 나의 눈 빛 · 기분 · 칭찬· 인정 · 질책 · 꾸중에 따라 僖 怒 愛 樂이 갈렸고 그에 따라 교실 분위기가 틀려졌다. 그래도 좋은 교사 되겠다는 열망과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생활하였기 때문에 학년 초 담임 발표 때 항상 아이들의 환호를 받았으며 동료교사 후배 선배 관리자들로부터도 인정과 칭찬을 받았다. 노력도 하였지만 관운도 좋아 누구보다 일찍 승진하는 영광도 얻게 되었다. 가정생활도 정도의 차이가 문제지 사람 누구나 한두 가지 갖고 있는 걱정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따뜻한 눈으로 지지해 주는 예쁜 아내와 똑똑한 아들로 무리 없는 삶을 살았으며 만약 다시 태어나 한 번 더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후회는 없고 자긍심이 많았다. 4 · 50년을 늘 칭찬을 받아왔고, 칭찬해주는 위치에 있다보니 나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의 간섭이나 반대의견 특히 질책에 대해서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마음
2007-08-08 15:03덤벙덤벙, 대충대충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도 하고 남에게 폐도 끼친다. 청주 효성병원 36병동에서 어머니를 간병하며 나도 몇 번 실수를 했고 어머니도 병실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 졸음이 가시지 않은 새벽녘에 눈을 비비며 화장실로 갔다. 3개의 양변기 중 한곳의 문이 조금 열려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문을 확 열었다. 안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있던 사람이 화들짝 놀란다. 화장실 문을 잠글 수 없을 만큼 몸이 불편한 환자였다. 얼른 문을 닫으며 사과를 했지만 부주의 탓에 일어난 일이다. 하루에 몇 번씩 어머니의 소변 통을 비워야 한다. 화장실의 변기에 소변을 쏟고, 걸레를 빠는데 이용하는 수도꼭지에서 빈 소변 통에 물을 받아 다시 변기에 쏟으면 된다. 지금에야 그러지 않지만 처음에는 수도꼭지가 있는 줄도 모르고 병실에 냄새를 피웠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온지 사흘째인 어머니가 어떤 때는 “드-르-르-러-렁~” 5옥타브까지 높이며 코를 곤다. 병실사람들은 잠을 못 이루는데 간병하러 온 자식이 옆에서 잠만 자면 욕할 것 아닌가? 코 고는 횟수를 줄
2007-08-07 14:28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지 18일째 날이다. 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는 내가 청주 효성병원 366호에서 보낸 기간이기도 하다. 병실은 몸이 아픈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특수상황의 장소다. 더구나 일반병실은 낯모르는 8명의 환자와 8명의 간병인이 같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는 방법이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10여일 째 할머니를 간병하고 계신 할아버지가 있다. 아흔의 나이에도 할머니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니실 만큼 정정한데 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 낮에는 혼자 복도의 의자를 지키고, 밤에는 할머니 옆에서 “끙끙” 앓으시는 게 하루의 일과다.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요즘 세상은 ‘웬 놈의 병이 이렇게 많으냐?’고 걱정을 하신다. 예전에는 고뿔(감기)이나 뽀드락지(종기) 밖에 없었고, 그것도 산약으로 치료하면 되었다며 병원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도 되던 시절이 그립단다. 먹을 게 없어서 고생했던 소싯적 이야기도 자주 하신다. 상도 없이 밥을 먹던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 끝에 낡은 집 한 채 있다고 영세민으로 등록을 안 해준다며 푸념을 하신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상살이가 공평하지 못하다. 쉽게 바
2007-08-05 09:09내동 롯데아파트 누님 댁에 들려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려고 아파트 정문 쪽으로 아내와 나는 걸어서 가고 있었다. 갑자기 오토바이 한대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흔히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뒤에는 손자장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노란 깃발을 휘날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것이다. 정문에 다다를 즈음에 오토바이 소리가 더 가까이 들려오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뒤를 힐끗 돌아보는 순간 바로 내 옆에 와서 서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한 청년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헬멧을 벗고는 깍듯이 인사를 한다. 나는 청년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르쳤던 조금은 어리석지만 마음씨 착한 녀석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박진이입니다." "그래! 반갑다. 오랜만이구나. 그동안 잘 있었니?" 물어보는 순간 손을 쑤욱 내민다. "선생님! 명함 주세요."하는 것이다. "야! 초등학교 선생님이 명함이 어디 있냐?" 특별히 명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나는 명함을 만들어 본 일이 없다. "진이야, 나는 명함이 없단다." 그랬더니 손바닥을 쑥…
2007-08-04 14:56여름 방학이 시작된 지도 벌써 2주 이상 된 것 같다. 옛날 학교에 있을 때에는 그래도 방학이 되면 으레 자그마한 설렘도 있었다. 나중에 개학 때쯤 되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아 마음 아팠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왜냐하면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입시지도를 하다 보면 방학도 그리 특별한 것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학은 조금의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기대만으로도 조금은 새로웠다. 교육청에서 두 번째로 학생과 선생님들의 방학을 지켜보고 있다. 여전히 학생들은 모자란 학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고생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정신이 없고, 초중학생들도 학원 문전을 기웃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선생님들의 생활은 어떠할까. 학교에 나가서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해야 함은 물론이고, 연수나 수련활동 및 행사 지원 등도 해야 하고, 인문계고등학교 선생님의 경우는 입시지도를 위해 방과후학습과 자율학습에 비지땀을 흘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며칠 전에 잘 아는 후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는 방학 중이라면서 방학도 없이 어떻게 지내냐는 것이다. 나는 방학과 관련하여 특별한 추억이 없이 살
2007-08-03 19:29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이 큰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되면 꼭 거쳐 가는 곳이 중환자실이다. 그들이 죄 값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때가 되면 병보석으로 풀려나는 것도 작금의 현실이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사람들은 중환자실을 우습게 볼 것이다. 그러나 환자에게는 중환자실 같이 중요한 곳이 없다. 촌각을 다투는 생명을 이곳에 맡겨야 하는 환자도 있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것이 생명이다. 중환자실은 일반 의료시설로 관리할 수 없는 중증 질환이나 대수술 환자를 24시간 보호관찰하고, 때에 따라서는 신속하게 구급 및 처치를 하도록 만들어진 종합병원의 특수치료시설이다. '중환자실'의 첫 글자가 무거울 중(重)자다. 중환자실에 있는 기간은 짧지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시간이다. 그래서 도의적이지만 환자가 소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의료진에게 있다. 환자나 보호자가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비상구라는 생각도 해야 한다.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가족들을 놀라게 했던 어머니가 나흘째 중환자실에 계신다. 30분씩 하루에 두 번 있는 면회시간이 가까워오면 중환자실 앞은 환자의 얼굴을 보려는 사람
2007-08-03 19:27척추관협착증과 심한 디스크로 거동을 못해 청주 효성병원 366호 병실에서 생활하던 어머니가 입원 14일 만인 7월 31일에 수술을 하셨다. 수술 부위도 많고, 수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대수술이었다. 수술을 앞두고 몸 상태가 좋아야 하는데 관절염으로 고생하며 약을 남용한 기간이 오래 되어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담당 의사와 마취과 의사는 수술 중의 안전사고나 후유증을 걱정했다. 마취과 의사의 요구로 수술이 5일간 연기되기도 했다. '출혈이 잘 멈출 것이냐' '환자의 몸이 수술을 잘 견뎌낼 것이냐' '7~8시간의 마취에서 잘 깨어날 것이냐' '수술 중에 침투하는 병균을 잘 이겨낼 것이냐' '수술부위가 잘 아물 것이냐' 등 의사들로부터 걱정하는 소리를 여러 번 듣다보니 보호자들의 마음도 흔들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수술을 해 몸을 고치겠다는 신념이 확고했다.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몸이 아파 고생하는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 동의한터라 수술 시간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입원하고 식사량이 준 데다 전날 저녁부터 금식을 해 평소 과체중으로 고생하시던 분의 체중이 48㎏에 불과했다. 자
2007-08-02 08:30한일랑 교장선생님(2006년2월, 원평초교/정년퇴임), 40년의 긴 세월동안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교육에 전념하시다가 정년퇴임하신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우연히 교장선생님의 교단생활 마지막 1년을 같이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만 열정과 사랑이 넘치던 학생교육과 교직원을 관리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아직도 학교교육의 현장(김제중/배움터지킴이)에서 학생 생활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계시기에 참으로 다행이라 여깁니다. 교장선생님만이 지닌 학생교육의 노하우가 교육 현장에서 크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300여 명의 전교생 이름을 모두 아셨습니다. 부임하신지 1년밖에 안되었고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시지도 않는데도 학생들 이름을 모두 아셨습니다. 아침 등굣길 교문에서 만나는 학생마다 이름을 부르시며 무슨 말씀이던지 한마디씩 해 주셨습니다. “잘 잤니?”, “더 예뻐졌구나!” 얼굴을 낮추고 등을 다독거리면서 하시는 말씀 한마디는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들어 주는 첫 인사가 되었었습니다. 출입구에서 복도에서 만나는 학생들마다 이름을 불러주며 생활지도상 필요한 말씀까지도 해주셨습니다. 문제점 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가정실태,…
2007-08-01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