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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짧은 글귀에 담긴 사랑, 그리고 교육


“내 사랑은 작습니다. 그러나 토닥거리고 걱정하고 이해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내 사랑의 키는 자라기 시작합니다.”

며칠 전 ‘학부모 해양 체험교실’ 개회식에서 교육감이 인용한 구절이다. ‘좋은 생각’이란 잡지에 실린 내용의 일부라고 한다. 원문의 전체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내용이다. 사랑이란 그리 대단하고 현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순간 싹트는 것이 사랑이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의 일상을 염려하고 공유하는 것이 사랑이다.

학부모와의 만남의 자리에서 한 이 말의 의미도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가정의 자녀나 학교의 학생들은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존재들이다. 학업에 지쳐 있는 아이들을 토닥거려주고, 그들의 사소한 일상을 이해하고 함께 걱정하는 것이 바로 그들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일상의 작은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로 위대하다. 크고 화려한 것은 자칫 형식에 치우칠 가능성이 있고, 일회적이거나 순간적일 수 있다. 연말연시에 언론을 요란스럽게 달구는 미담 뉴스들의 대부분 일회적이고 외형만 가꾸는데 치우쳐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눈으로 파고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고 만다. 작지만 진실이 담간 일상의 사랑은 가슴으로 파고들어 영혼의 감동을 준다.

부모가 자녀에게 갖는 마음의 크기를 어떻게 글이나 말로써 형용할 수 있을까. 그냥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자식에게 보이는 부모의 사랑은 어찌 보면 하찮고 사소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저녁에 이를 닦고 자는 일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일상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나다. 아이의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사랑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거의 본능적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어 영혼을 살지게 함은 물론이고, 피곤에 지쳐 있을 때 용기를 준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무한히 자극하여 세상을 굳건하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 이기적인 아이들에게는 함께 살아가는 이유를 일깨워 준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모습을 놀랍도록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선생님이 아이들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사랑이 비록 작다하여도 그것이 발현되는 상황은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선생님은 이미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도 아이들의 행동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것이 선생님이 가진 교육애요, 선생님이 가진 힘이다. 비록 작은 사랑이라 하여도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남이 갖지 않은 독특한 사랑이다.

학교현장의 작은 일상에서 우리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눈길을 가늠해 낸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더듬이’와 같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이 작은 사랑이 꾸준히 모아질 때 우리 아이들은 이 땅의 동량으로 우뚝 서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이 작은 사랑이야말로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촛불이고, 추위를 덥힐 수 있는 구들장과 같은 것이다. 세상이 변해도 선생님은 늘 항상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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