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 파문으로 방송과 신문지상에 오르내렸던 유명인들의 위조명세서를 정리해놓고 보니 가관도 아니다. 허위학력과 실제학력 사이의 갭이 커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게릴라성 열대야로 유난히도 더웠던 한여름 8월, 학생들의 여름방학 기간이기도 했던 한 달은 전동국대 교수인 신정아가 몰고 온 학력위조 파문으로 온 나라가 위조화염에라도 휩싸인듯 훅훅 달아올랐다. 여기서도 학력, 저기서도 학력, 눈뜨고 나면 새로운 학력 위조건이 튀어나와 ‘설마 저 사람도’를 외쳐야만 했다. 지성인의 집결지라고 자부하는 학계부터 직격탄을 맞았고 줄줄이 문화예술계 종교계의 거목부터 끌려 들어왔다. 이런 추세에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고행성사하듯 어쩔 수 없이 학력을 위조했다고 커밍아웃하는 유명인들도 생겨났다. 그럴 때마다 그 사람만큼은 아닐 거라고 믿어왔고 또 믿고 싶었던 대다수의 나같은 부류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로마의 황제 시이저가 암살될 때 외쳤다는 ‘부르투스 너도냐?’를 목놓아 부르짖고 싶은 심정이었다. 신정아라는 인물이야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어느 날 느닷없이 툭 튀어나와 주목받은 인물이고, 늘 텔레비젼에 얼굴을 비추며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던 방송스타가 그랬을 때는 친한
2007-09-27 15:13학교에서 1년 반 동안 기른 蘭이 집에 온 지 한 달만에 죽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잘 자라더니 어느 날 보니 잎 밑동이 썩어 있다. 손으로 잎을 만지니 저절로 줄기가 떨어진다. 왜 죽었을까? 원인을 분석하니 애꿎게 아내에게 화살이 간다. 나와 아내는 난에 물주는 방법이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물주는 횟수가 다르다. 나는 학교에서蘭개개의 생태를 유심히 관찰해 '이제 물을 주어야 하는구나' 할 때 수돗가로 가지고 가 물을 흠뻑 준다. 뿌리가 물을 충분히 머금을 때까지. 모든 난에 일제히 물을 주는 것이 아니다. 蘭마다 물주는 시기가 다르다. 거기에 비해 아내의 난 물주기는 규칙적이다. 2주일에 한 번씩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물 준 것도 상관하지 않고 물주기의 대상이 된 것이다. 물주기에 게으른 남편을 탓하며 식물을 사랑하는 아내의 물주기가 결국 난 하나를 죽게 만든 것이다. 난에 정기적으로 물주는 사람이 관심과 사랑이 많은 것 같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 그게 식물을 사랑하는 것같지만 진정 사랑은 아니다. 의무감에 물주기를 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결국 蘭을 관리하는 사람이 2명이 된 사실이 난을 죽게 만든 것이다. 교사 시절, 선배 교감 선생
2007-09-26 22:56추석은 설,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의 하나다. 이맘때가 되면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들어 무더위도 물러가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풍요의 계절답게 넓은 들판과 산이 황금빛과 붉은빛으로 물들어 절기로도 명절 중 최고다. 산업의 발달로 가족간에 서로 멀리 떨어져 사는 게 현대사회다. 어쩔 수 없이 부모와 자식, 형제와 친구,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고향을 찾고 가족이 모여 화목을 다지는 명절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어쩌면 각박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선물을 사들고 고향이나 친척을 찾아와 정을 나누는 그 자체가 현대사회의 행복이다. 긴 연휴 동안 여행지로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이나 관광지가 붐비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들을 끌어내기 위한 아이디어가 속출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밀려드는 차량으로 도로가 막혀도 해마다 고향으로 향하면서 궂은 날씨 때문에 보름달을 못 볼까봐 걱정을 한다. 그런데 좋은 일만 많아야 할 명절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매스컴에 소개된 사례들을 훑어보면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시댁 방문 문제로 부부간 갈등이 악화돼 이혼을 하고, 부모자식과 형제간에 재산싸움을 하며 의를 끊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시댁의…
2007-09-26 22:55새내기 교사를 보면 생동감이 있어서 좋다. 젊음이 있어서 좋고, 원대한 꿈과 희망이 있어서 좋다. 또 왕성한 의욕이 있어서 좋다. 언제나 밝은 미소와 당당하게 생활하는 모습만 보아도 보기에 좋은 것이다. 원하고 바라던 선생님이 되어 교단에 서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그들은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가르치고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며 멋지게 생활하리라 다짐을 하면서 교직생활을 시작한다. 교직은 다른 직장과 달라서 인간을 교육하면서 평생을 생활하기 때문에 어떤 직종보다도 보람과 긍지를 느끼기에 더욱 멋진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이 순풍에 돛을 단 듯 원하는 대로 잘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만만치 않은 것이 교직생활이다. 교실현장에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정성스레 잘 이끌고자 하였던 것도, 아이들의 특기적성을 발굴하여 함께 즐겁게 특기신장을 위해 노력하면서 지도하고자 하였던 것도, 불쌍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듬뿍 안겨주고자 하였던 소망도, 물거품이 되면서 의욕을 상실하고 좌절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학생문제뿐만 아니라 학부모와의 인간관계, 직장동료나 직원 상하간의 직
2007-09-23 08:57얼마전에 장세진 리포터의 '추석에도 마음 편치 않을 학생들'이라는 기사를 보았었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각급학교의 중간고사가 대부분 시작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연휴를 편히 지내기 어렵다는 문제를 지적했었다. 그 글을 보면서 정말이지 무슨 대책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험이라면 성인들도 부담을 갖는 것이 현실인데, 학교의 정규고사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부담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그래도 중간고사는 연휴가 끝나고 며칠의 말미는 주어져 있다. 대략 10월초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앞두고 실시되는 수행평가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기가 어렵긴 하지만 최근에 수집한 것을 토대로 그래도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또한 극히 일부 학교에서 발생한 이야기라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당연히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이야기는 더욱더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있었던 사실이다. 사실 수행평가는 평소에 실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규고사때마다 반영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번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1,2일전)에 수행평가를 과제로 부여했다고 한다
2007-09-23 08:57올해는 추석연휴가 기본적으로 5일이다. 토요휴업일까지 겹쳐졌기에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연휴말미에 재량휴업을 실시하는 학교에서는 6일이 연휴가 된다. 어제 퇴근길에는 서로가 연휴를 잘 지내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귀성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학생들이나 교사들 모두 즐거운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오전수업이 끝나갈 무렵, 교내 메신저로 한통의 메시지가 왔다. 내용인즉, '추석연휴를 앞두고 학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들에게 교원들이 조그만 선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찬성하면 연락해달라'는 내용의 상조회장으로 부터 온 메시지였다. '당연히 찬성입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나서 점심시간에 상조회장을 만났다. '요즈음처럼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우리들마저도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찬성해 주셔서, 상조회비로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선물이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음을 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학교 뿐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학교마다 비정규직으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있을 것이다. 대우는 정규직만큼 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업무에서만큼은 학교의
2007-09-23 08:56가을운동회날이 가장 많이 잡혀있는 날이 9월 20일이었다. 제천시 관내 22개 초등학교중 9개교가 교육과정 학사일정에 운동회를 계획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 전전 날이 목요일이라서 우천시 순연하면 21일 할수 있기 때문에 1년간 학교행사 일정을 잡을 때 공통된 생각으로 가을 운동회 날을 잡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간다. 가정의 달인 봄에 실시한 학교도 있고 초중통합학교인 4개교는 연합으로 10월달에 실시하므로 가을에 운동회를 하는 학교는 19일 20일 21일에 날짜를 잡았는데 20일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태풍 “위마”의 영향으로 20일날 비올 확률이 70%라는 예보가 나왔다고 한다. 9개교 중 7개교는 21일로 연기하였고 2개교는 당일 아침날씨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밀고 나갔다. 20일아침이 밝아졌는데 날씨가 맑았다. 일기예보가 빗나간 것이다. 당초 계획대로 밀고 나간 2개교는 하늘에서 축복이라도 내린 것처럼 강렬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회를 하였다. 비가온다고 운동회를 연기한 학교의 교장들은 후회가 되었다고한다. 만약에 내일 비가 온다면 이제 운동회는 추석연휴 뒤로 물려야 할 판이다. 가장 애타는 사람은 바로 학교장이다. 최종판단은 학교장에
2007-09-22 07:17"벌초는 가족문화를 만든다. 정을 나누고 가문의 정체성을 익히는 가장 좋은 산교육이다." 이른 새벽바람에 싱그러운 가을 향기가 묻어나는 계절이 찾아왔다. 미리 준비한 벌초 기계와 벌초 후에 조상님 산소에 올릴 음식을 챙겨 길을 나선다. 약속한 산소 앞 주차장에 모두가 다 모였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손자 며느리 증손자 까지 4대가 남녀 구별 없이 다 모였다. 오래 만이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조상님이 도우셨는지 벌초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 각지에 흩어져 사는 친척들이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온다. 3개 지역별로 나누어서 벌초가 시작된다. 마치 한 문중이 원족을 떠나는 분위기다. 참 많이도 달라진 모습이다.내가 어렸을 때 집안 어른들께서 벌초 다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미 고인이 된 분들도 있지만, 윗대 어른 몇 분이 큰 초배기에 밥과 막걸리와 물을 가득 담아 둘러메고 당신 몸 생각하지 않고 일주일 넘게 이 산소 저 산소 그 먼 길을 걸어서 벌초를 했다.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자하는 자식된 도리로서 온갖 정성을 다하는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예초기의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계속 들린다. 마치 여러 대의 헬리콥터가 주위를 맴도는 듯하다. 늦더위에 곤히 쉬던
2007-09-21 13:31"40분 수업 중 전투비행기가 한 번 뜨면수업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의를 집중시키려면 10분은 그냥 지나갑니다. 수업의 흐름은끊기고 맙니다. 초교 6년, 중학 3년 총 9년간의 학습 피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학교와의교과 평균 성적이 최대 10점까지 차이가 납니다. 교직원은 2년만 근무하면 떠나려 합니다. 그러니 학교에는 우수 경력교사는 없고 초임교사만 넘쳐납니다."(T초등학교 교장) "목소리 커짐, 신경질, 짜증, 정신적 혼미와 피폐, 집중력 저하, 주위 산만, 불친절, 난청, 스트레스, 우울증,고혈압, 임신 꺼림과 유산 등이지금까지 조사된 정신적, 신체적 피해입니다."(이종필 수원시의원) "교사들에 대한 승진가산점 검토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비행장 이전만이 수원시민의 건강권, 학습권, 재산권을 되찾는방법입니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입니다."(S중학교 교장) 비행장 주변 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전투기 굉음으로 인한고통을 생생히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30여명의 초·중·고 교장들의 학교 피해 사례가 낱낱이 보고되고 있는데영공수호라는 국방의 문제와 얽혀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학교장들은 수업 중단 사례 및…
2007-09-21 09:06어느 예비 선생님이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 왔습니다. 선생님의 역할이 그리고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내용입니다. 교육활동에서 신뢰와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는 결코 지워지지 않은 것 보니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되새겨 봅니다. 오늘도 선생님은 교단에서 열정을 다해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지만, 저의 귀에는 선생님의 말씀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저기 선생님의 손에 들려 칠판을 가르키는 '몽둥이'에만 눈이 갈 뿐입니다. 조금 있으면 선생님은 저 몽둥이로 우리를 때리시겠죠. "숙제 안 해온 사람들 다 나와!~" 라는 선생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나를 비롯한 6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숙제를 해오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우리가 숙제를 해 가면 또 누구 것을 베꼈느냐고 따지며 묻겠죠.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숙제를 하지 않습니다. 숙제가 쉬운 것이든 어려운 것이든 말이죠. 사실 학기초에 선생님이 산수숙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반 아이들 중에 깜빡하고 숙제를 안 해온 친구들이 있었고 우리는 한 친구의 숙제를 베꼈습니다. 이걸 알게
2007-09-20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