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전북학생해양수련원에서는 수련기관의 운영실태를 파악하는 전북 교육위원회의 의정활동이 있었다. 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들은 후 의원들은 보다 많은 학생들이 수련활동을 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언제 계산을 했는지 연간 수련원 총경비를 수련 학생 수로 나눈 결과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학생 1인당 30여 만원의 교육비가 소요됐는데 지나친 고비용 저효율이 아니냐’고 흥분조로 지적했다. 얼핏 생각하면 교육위원으로서 매우 당연한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육이란 그저 계산기로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때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할 정도로 부모들은 소 팔고 전답 팔아서 자녀들의 대학교육비를 감당했다. 그 결과 70년대 산업사회의 고급인력을 충당할 수 있었고 국가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이 얘기를 왜 하냐하면 만일 당시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돈으로만 계산했다면 대학교육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련교육생 1인당 30만원은 고비용이 아니라 최저비용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정도의 교육비가 투입되지 않으면 인건비, 시설비, 교육과정 운영비 등 수련원 운영비를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욕심대로 교육기간을 늘리고
1999-12-13 00:00미래의 전망과 함께 우리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의 수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동안 이에 관한 많은 연구가 시대를 달리하면서 수행되어 왔다. 그러나 수행된 연구들의 대부분은 미래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 장미빛으로 일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은 계획대로 수립되고 실천은 그와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그야말로 계획과 실천의 괴리가 비일비재했던 셈이다. 더욱이 이러한 중장기 계획의 연구는 반드시 소요예산의 산출 및 그 확보계획을 수립·제시해야 하는데 이는 간단하게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합리적인 재정계획을 수반하지 않는 중장기 계획이야말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심지어 혹자들은 무용지물이라고 혹평까지 한다. 이번에 공청회를 거친 한국교육의 중장기 비전의 시안도 이러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이번 공청회 내용은 시안이기 때문에 정책과제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데 초점을 두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종래의 유사한 연구에서 보듯이 재정계획 수립자체를 생략하거나 등한시한다면 중장기 비전 자체는 또 다시 설득력이 약화되며 장미빛 그림 제시로 끌날 가능성이 많다. 그 실천을…
1999-12-13 00:0030만 교원들의 그렇게 심한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와 여당에서는 투박하고도 거칠게 교원의 정년을 한꺼번에 3년이나 단축해 버렸다. 이에 따라 교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교원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으며, 교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불평과 불만은 명퇴 신청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의욕을 잃었으며 학생들을 자식처럼 지도하고 돌보는 열성은 떠난 지 오래다. 그토록 떠들어대는 교육개혁도 물 건너가 버렸고, 냉소적이며 자조적인 분위기가 교직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들을 우습게 보고, 교사들은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정든 교단을 떠나려고 퇴직금 액수와 앞으로 계속 교단에 머무를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다. 지난 번 11월 23일 교총 회장 선거나 12월 9일 자민련이 개최한 교원정년에 관한 대토론회에서 나타난 '한 맺힌 함성과 열기'가 이러한 분위기를 말해주기에 충분했다. 항변하고 부인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뭐라고 해도 바로 정년 단축이다. 교육을 모르는 문외한을 교육책임자로 앉혀 '무대포 밀어 붙이기식' 행정방식과 '
1999-12-13 00:00꿈과 희망의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우리의 교육 현장은 절망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마치 더러운 것들은 다 털어 버리고서야 새 천년의 문턱을 넘으라는 하늘의 명령처럼, 교육 현장은 교권이 실추되고 교육이 실종된 아노미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 교육 위기의 배경으로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들이 다 관련이 있겠지만, 분명 작금의 우리 언론을 비롯한 대중 매체의 무분별하고 경망스러우며 더 나아가 음모론적인 교육 죽이기 행태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제 교육계를 중심으로 범국민적으로 학교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는 마당에, 우리의 언론도 그 소중한 시대적 사명을 인식하고 교육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줄 것을 기대한다. 돌아보면, 우리 언론은 과거의 암울했던 억압 통치나 권위주의 시대에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고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보루로서 교육계, 학계와 함께 앞장서 투쟁해 왔고, 탄압 받는 언론을 지켜내고자 학생과 교사들이 성금과 격려로 위로하며 지새운 공동운명의 역사를 지녔다. 때로 교육이 비틀거릴 때라도, 언론은 국가의 장래를 우선하는 교육 안보적 입장에서 애정어린 충고로 용기를 주었었다. 혹은 그 반대의 경우라도, 우리 교육계는 언론에 대한 기
1999-12-13 00:0012월부터 시행되는 ‘건강증진법개정시행규칙’에 따라 초중고교 및 대학의 학교 건물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미성년자는 물론이고 성인인 대학생과 교사도 흡연구역 이외의 교무실, 강의실, 연구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교장은 금연구역을 따로 지정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며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교사는 경범죄 처벌을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이런 법개정은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점에서 일견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많은 학교가 흡연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복지부의 조치는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교사휴게실이 없다. 수 년 전부터 교원 복지를 위해 휴게실 설치되기 시작됐지만 아직 그 실적은 미미하다. 한마디로 흡연을 할 만한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여유교실이 없을 때 금연-흡연구역을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 지, 그리고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으려고 교장이 사재로 특별실을 지어야 하는 지 복지부에 묻고 싶다. 최악의 경우 많은 교사들은 경범죄 처벌을 받지 않으려고 학생들이 오가는 운동장, 화장실 한쪽에서 ‘흡연쇼’를 벌이며 구경거리가 될 지도 모른다
1999-12-06 00:0029대 교총 회장에 김학준 인천대 총장이 당선됐다.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회장이 교육행정은 물론 정·관계를 두루 거친 사람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무너진 교단을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으며 교사로서 몇 가지 당부하고 싶다. 우선 교원이 개혁의 주체로 교육개혁을 주도하게 하고 교직을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정부의 교육개혁은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삼아 실패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교단을 흔들고 있는 교원 연금, 퇴직수당, 정년 환원 문제 등을 해결해 교사들이 안정을 찾도록 해 주길 바란다. 둘째로 전교조, 한교조가 이미 합법화된 이상 교총도 노조와 대립하기 보다 교원의 권익신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특히 교육부와의 교섭 등 쟁점사항에 대해 의견을 좁혀서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책에 반영하도록 해야한다. 교육을 정치로부터 독립시켜 교사들이 2세 교육과 민주시민 육성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과거 교총 회장들은 장관이나 정치권으로 진입한 인사들이 많았는데 교원들은 이에 대해 상당한 실망과 함께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회장 임기 3년 동안 정치권의 외풍으로부터
1999-12-06 00:00실업계 고교생들은 산업교육진흥법에 의해 대부분 3학년 2학기에 1∼6개월간 전공 관련 산업체나 유관기관에서 현장실습을 한다. 현장실습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기를 기초로 산업체에서 실무를 체험하고 현장 적응력을 갖추게 하는 제도로서 진로 탐색과 취업정보 습득에 매우 유익하다. 하지만 수 십 년 전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와 지금의 산업현장 구조는 너무나 다르다. 하루가 다른 지식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고의 교육과정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또 학생들도 새로운 영역에 관심을 가지면서 단순 취업보다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정에도 교육당국은 별다른 대안 없이 연례행사처럼 현장실습 지도 지침만을 시달하고 있다. 일례로 현장실습생 순회지도비를 2학급 기준(80명)으로 고작 6만원만 배정하면서 ‘지도 철저’를 강조하는 탁상행정은 이제 그만뒀으면 한다. 지금도 수많은 학생이 산업현장에 파견돼 실습을 하고 있지만 근로여건은 기대 이하이고 산학교육보다는 노동력 제공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형편이다. 현장실습이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실시되려면 교사와 산업체 실무자간에 긴밀한 협의와 연계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1999-12-06 00:00사설학원이나 선교원까지 유아학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분명 유아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게 뻔하다. 이런 발상은 단기간에 취원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질 저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난 9월20일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있었던 유아교육 관련 법안 설명회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분화 돼 온 유아교육을 일원화시키려는 사람들의 수고가 보였던 자리였다. 100여 년 동안 발전해 온 유아교육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진흥법, 사립학교법에 관련 규정이 흩어지고 영유아보육법, 아동복지법 등에 유아교육 관련 내용이 일부 언급 또는 규정돼 온 실정이었다. 그러던 차에 정부가 기초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해 유아교육법을 독립법으로 재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유아교육법안을 자세히 읽다보면 몇 가지 조항이 오히려 유아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먼저 유치원의 명칭을 유아학교로 바꿈에 따라 유치원 뿐만 아니라 국공립 보육시설과 민간보육시설, 기타 학원, 선교원의 일부도 유아학교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보육시설이 유아학교 체제로 들어오는 것은 유아발달 수준 및 특성상 ‘교육과 보호’라는 종합서비스로
1999-12-06 00:00지난달 26일자 중앙일보 사설 ‘교원정년 또 흔드나’ 제하의 글을 읽고 몇 가지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교실이 붕괴됐다는 말은 꼭 교사만이 아닌 이 나라의 식자들이 함께 입을 모아 하는 말이고 그 대책 또한 사람마다 계층마다 각각의 목소리를 내니 뭐라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유독 그 과제를 직접 어깨에 짊어진 교사들의 의견이 별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제 몫 챙기기로만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 더욱이 지금의 교육현장이 비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신문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근본부터 치유시켜야 한다는 것을 ‘흔든다’고 하는지 안타깝다. 사설에서는 ‘정년단축의 시대적 요청은 당위성을 띤 것’이라며 정년환원을 주장하는 배경은 교육현장의 황폐화, 명퇴자의 급증에 따른 교원연금에 대한 불안에서 기인한 일시적 진통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기서 ‘정년단축의 시대적 요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고 싶다. 젊은 교사를 더 충원하겠다는 주장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정년단축은 결국 단순 경제논리에 의해 강행됐다는 사실이 자명해지고, 그 결과 교육의 질이 전혀 높아지지도 않았으며 명퇴자의 급증으로 연금이 흔들려 추가 명퇴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초래됐는데 어찌 일시적인 진통으로만 치부할
1999-12-06 00:00어느 날인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내게 웃으며 한 권의 책자를 보여줬다. 책자를 받아든 나는 무심결에 겉장을 넘겨보았다. ‘새천년을 맞이하여 신장초등교 어린이 모두가 세계에서 우뚝 설 수 있는 훌륭한 어린이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의 생일을 맞이해 우리 신장초등교 교직원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이 조그만 선물을 드립니다’라는 글귀가 보였다. ‘아 차’ 직장 일에 바쁘다보니 나는 아이의 생일마저 깜박 했던 것이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학교에 대한 고마움으로 나는 책자를 자세히 보았다. ‘새 천년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그 책자는 ‘나는 누구일까’‘새 천년 나의 꿈은’ 등으로 재미있게 짜여져 있었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신장초등교는 전교생이 1700명이나 되는 큰 학교다. 그런데 이 중 많은 학생들이 가정형편과 부모님의 맞벌이로 인해 자신의 생일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학교에서는 이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있는데 생일선물도 이 같은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한다. 이외에도 ‘꿈 만남의 장’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이는 전교생이 정해진 날짜에 모두가 이룬 꿈을 품고 함께 만나는 일이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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