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라 해서/ 해님이 피해가는 것 보았니?/ 보잘것 없는 풀 위에/ 눈곱만한 꽃이 핀다고/ 눈곱만큼만 해가 드는 것 보았니?' 특수학급에 속한 민규가 동시 한 편을 읽어 내려가자 우리 반 아이들이 환호하며 격려했다. 민규(가명)는 선천성 난독증으로 듣고 말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그동안 읽거나 쓰는 것을 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젠 아무도 민규를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림 잘 그리고 궂은 일을 스스로 찾아하는 모범 어린이로 여자아이들이 서로 같이 앉고 싶어하는 인기 많은 남자아이이다. 여기엔 특수학급 선생님의 섬세한 맞춤식 언어교육과 학교 교육을 끝까지 믿고 따라준 민규 부모님의 신뢰감, 그리고 늘 남들과 똑같이 대해준 같은 반 아이들의 넓은 마음이 담겨있다. 덧붙여 필자가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탐구하고 있는 '뇌교육'의 원리가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무척 발달된 민규의 감성적인 우뇌를 더욱 자극하고 보상하여 닫혀있던 좌뇌를 활성화시켜 언어영역의 발달을 꾀하였다. 처음 민규를 만났을 때 미술적인 감각이 매우 독창적이고 뛰어난 것을 발견하였다. 섬세한 표현력은 많은 선생님들을 놀라게 했고 6학년 누나들을 제치
2009-11-11 07:19오늘 날씨는 지금의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것 같다. 검은 구름이 푸른 하늘과 빛나는 태양을 가리고 바람과 함께 비를 뿌리고 있다. 바깥은 암흑이다. 바람소리도 보통 소리가 아니다. 그뿐 아니라 낙엽마저 바닥을 뒹군다. 비바람이 그치고 나면 찬바람과 함께 추위가 몸을 더욱 움츠리게 하고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 것이다. 극성을 부리는 신종플루는 그칠 줄 모른다. 들려오는 소식마다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예쁘고 귀여운 어린 자식을 신종플루의 희생양이 되어 부모의 눈에 눈물을 뿌리게 하니 가슴이 내려않지 않을 수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학생들에게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한다고 하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빨리 접종이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계되신 분들께서 지혜를 짜서 온 국민들이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해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날이 속이 오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그런데 또 아쉬운 것은 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면서 왜 선생님들에게 동시에 접종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제 오후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정말 안타까웠다.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신종플루에…
2009-11-10 17:53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것, 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지 말고 내가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 노력을 할 만큼 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비관할 일도 아니다. 내게 주어진 달란트가 다른 곳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운동신경이 발달했다든지 기계를 다루는 솜씨가 남다르든지 혹은 사교성이 있어 장사 수완이라도 있을 것이다. 그 길을 찾아가면 된다. 공부가 중요하긴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엔 고급관리도 필요하고 학자, 의사, 변호사도 필요하지만 구두수선공, 보일러공, 세탁소 직원, 구두 닦는 사람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단히 중요한 사회 구성요원이고 대단히 소중한 인적 자원이다. 건물에 청소하는 아줌마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거리에 미화원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구호로만 존재해선 안 된다. 실제로 모든 직업은 이 사회를 위해 존재하고 모든 직업은 세상에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회에 봉사하는 직종엔 합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학벌 위주로 상향 조정된 임금체계가 개선되어 어떤 직종이라도 그 노력과 수고에 상응하는 임금
2009-11-06 08:43
국화 향기 그윽한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학예발표회나 학습결과물 전시회를 열어 어린이들의 발표의 기회를 주며 학부모님들도 자기 자녀의 학습발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시골의 몇 학교만 학예회를 한다는 초청장을 받고 반가운 마음에 몇몇 교장들과 참관하였다. 6.25전쟁 최초 승전지 였던 동락초등학교의 학예발표회가 10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31일 9시 30분에 시작하였다. 이 학교에 6.25당시 근무하였던 김재옥 여교사가 북한군의 동향을 아군장교에게 알려 처음으로 승전을 한 학교이다. 지금은 충주지역의 통일안보교육장으로 활용되며 김재옥교사 기념관이 있는데 2층 강당에서 학예발표회가 개최되었다. 교문에 걸린 학예발표회 현수막과 교정의 단풍잎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현관에 국화는 향기를 내뿜으며 손님들을 맞이한다. 동락 어린이들의 재주와 기량을 맘껏 뽐내는 학예회에 학부모님들이 오셨는데 학생수가 37명이라서 인지 쓸쓸해 보였다. 아마도 농사철이라 가을걷이에 바빠서 참석하지 못한 학부모도 있는 것 같았다. 학예회를 참관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시골학교 학예회가 정감이 있고 순박한 아이들의 발표가…
2009-11-05 16:53지식기반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는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양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IT기술이 사람살이의 방식에 변화를 촉진하는 지식기반정보화사회의 고도화는 특히 인간적인 향기가 나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인간적인 향기 나는 사람이란 모든 행동거지에 바른품성이 체화되어 밖으로 표출되어지는 사람일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미래인재의 필수소양과 자질이 되고 있는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이를 행하 줄 아는 바른 품성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정보화 사회의 고도화는 필연적으로 집단의 이념보다는 개인주의를 지향한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나 홈스쿨링 등의 방법으로 업무나 배움을 지속하게 되면서 극도로 개인주의가 만연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모두에게 더 큰 가치와 도움을 주는 지식의 창출이나 업적의 생성은 한 개인이 만들어내기에는 사회의 모든 제반 현상들이 너무 전문화, 세분화 되어 있는 것이 오늘날 지식기반정보화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새로운 가치,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할만한 가치의 창출은 한 개인의 편협한 사고가 아닌 나와 다른 이들의 다름을 수용하고 그에 더하여 나의 지식과 영감이…
2009-11-02 10:40소학 3편 경신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敬勝怠者吉(경승태자길)하고 怠勝敬者滅(태승경자멸) 이니라)” 이 말은 부지런한 자는 길하고 게으른 자는 망하다는 뜻이다. 敬(경)을 ‘부지런하다’라고 본 것은 대구가 되는 怠(태)가 ‘게으르다’의 뜻이기 때문에 그렇게 풀이한 것이다. 敬勝怠者吉(경승태자길)을 문장구조에 맞게 해석을 하면 敬이 怠를 이기는 자는 길한다가 된다. 敬者가 怠者를 이기면 吉하고 怠者가 敬者를 이기면 멸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 敬者는 어떤 자인가? 여러 가지로 해석해 볼 수가 있다. 문맥에 맞게 怠者와 반대되는 사람이니 敬者는 부지런한 사람이라 하면 된다. 부지런한 사람은 어떻게 되나? 길하게 된다. 흥하게 된다. 장래가 보인다. 희망이 보인다. 꿈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래서 배우는 이들은 부지런해야 한다. 공부하는 일을 게을리하면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실력도 쌓을 수 없다. 학력이 향상될 수도 없다. 나쁜 습관만 가지게 된다. 그러니 학생들은 배우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 배우는 일에 부지런하면 끝이 보이게 되어 있다. 열매가 있게 마련이다. 부지런하지 않고 열매만 바랄 수 있겠는가? 땀 흘리는 농부를 보라. 부지런하지 않으면 곡식
2009-11-01 08:31요즘 신종플루로 인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가 신종플루에 감염될까봐 걱정이고 감염된 자녀로 인해 부모들도 감염될까봐 걱정이다. 어서 속히 백신을 맞아 예방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예방접종을 앞둔 괴담이 나돈다고 하니 정말 마음이 편치 않다. 어려울 때 왜 나쁜 말, 무서운 말을 퍼뜨려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말이다. ‘신종플루 백신을 맞으면 죽는다’는 말을 왜 책임 없이 퍼뜨리는지 모르겠다. 신종플루 백신을 맞아 예방해야 하는데 무슨 저의로 신종플루 백신에 대한 혼란을 가져오도록 하는지. 이래서는 안 된다. 신종플루 백신을 맞지 않으면 신종플루 감염자가 더 많이 생길 텐데. 온 국민이 신종플루백신을 맞아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다. 정말 안타깝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나쁜 말은 사람을 죽인다. 마음에 상처를 준다. 마음에 자국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시멘트 바닥에 발자국을 남기면 지울 수 없듯이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자국도 평생 지울 수 없다. 그게 쌓이고 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는 이는 모두 군자이다. 실력도 있고 성품도 좋은 군자이다. 그
2009-10-31 08:18파란 가을하늘 사이로 노란 은행잎이 눈부시게 비치는 10월의 어느 날이었다. 마침 4교시가 공강이기에 식사를 하려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모의고사를 치르던 고3학생들이 시험이 끝났는지 우르르 한꺼번에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쇠라도 소화시킬 나이에 점심시간을 넘겼으니 오죽이나 배가 고팠을까. 한 손으로 주린 배를 움켜잡고 한 손으로는 친구의 등을 두드리며 식당으로 달려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에서 역동성이 느껴졌다. 그때 바로 내 앞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한 학생의 엉덩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의자에 닿는 부분이 너덜너덜하게 꿰매져 있었다. 몇 번이나 기워 입었는지 거의 누빈 이불이나 다름없었다. 그 학생의 기워 입은 교복을 보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얼마나 책상에 앉아있었으면 엉덩이가 저렇게 너덜너덜하게 헤어졌을까. 백마다의 말보다 녀석의 기운 엉덩이가 요즘을 살아가는 고3 학생들의 현실을 웅변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나는 지금까지 세상의 그 어떤 수도승도 엉덩이가 헤어지도록 공부에 정진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요즘 고3 학생들은 힘이 들다. 그래서 지켜보고는 교사
2009-10-31 08:18배우는 이들은 언제나 잔소리를 먹고 산다. 시도때도 없이 충고 속에서 산다. 잠자리 들 때부터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잔소리를 한다. '일찍 자야 한다. 손발을 씻고 자야 한다. 양치질을 하고 자야 한다. 잠옷을 입고 자야 한다. 감기가 들지 않도록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등등 잠자리에들 때부터 일어날 때까지 잔소리를 듣는다. 일어나도 마찬가지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불을 개야 한다. 청소를 해야 한다. 세수를 해야 한다. 양치질을 해야 한다. 운동을 해야 한다. 식사를 골고루 해야 한다. 가방을 챙겨야 한다. 옷을 반듯하게 입어야 한다.' 잔소리의 홍수 속에 머리가 혼란스러울 정도다. 너무나 많은 잔소리를 듣는다. 잔소리가 머리속에서 지워지기 전에 학교에 가면 또 선생님으로부터 잔소리를 듣게 된다. 이러니 배우는 이들은 잔소리 때문에 진절머리가 난다. 잔소리를 듣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왜 귀에 그슬리는 소리를 매일같이 하루도 쉬지 않고 들으면서 살아야 하나? 하고 볼멘소리를 한다. 제발 잔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잔소리가 과연 괴롭히는 독약일까? 아니면 약일까? 채근담에 보면 잔소리가 숫돌이라고 하였다. 채근담 5에는 이런 말이 나
2009-10-29 11:21요즘은 하루하루 뉴스 보고 듣기가 무섭다. 자고 일어나면 신종플루로 인해 20대가 사망했느니, 40대가 사망했느니 하고 그것도 아주 건강한 사람이 신종플루로 인해 사망했다고 하니 얼마나 무서운가? 학교에는 급속도로 신종플루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교육가족의 한 사람으로 걱정이 보통이 아니다. 정말 사나운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사나운 비바람이 불면 새들도 걱정스러워 어쩔 줄을 모른다고 하는데 사람인들 오죽하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낙심하거나 떨며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 채근담 6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疾風怒雨(질풍노우)엔 禽鳥戚戚(금조척척)하고 霽日光風(제일광풍엔)엔 草木欣欣(초목흔흔)하니라.” 이 말은 ‘사나운 비바람이 불면 새들도 걱정스러워 어쩔 줄을 모르고, 날씨가 개어 화창한 날 산들바람이 불면 초목도 기뻐하는 듯하다.’는 뜻이다. 지금은 분명 疾風怒雨(질풍노우)의 때임은 분명하다. 세차게 바람이 불고 줄기차게 비가 내리고 있는 때이다. 신종플루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 때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계속 되지는 않을 것이다. 때가 되면 곧 霽日光風(제일광풍)의 때가 올 것이다. 아무리 거친 바람이 불
2009-10-28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