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이 5월에 발표한 ‘2021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총 437건이다. 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은 148건(33.9%)으로 두 번째로 많다. 학생 지도과정에서 교사의 언행을 문제 삼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호받지 못하는 교권 가장 심각한 것은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아님 말고’식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다. 교사가 수업 시간에 장난치는 아이에게 훈계를 했다면 아동복지법 위반, 그래도 계속해서 장난치는 아이에게 꾸지람을 했다면 학교폭력 위반으로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사안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다. 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상정하는 시스템이 작동된다. 혹여 그 아이가 여학생이라면 사안은 성희롱, 성폭력 사안 수사기관 신고로 더 복잡해지고 미궁으로 빠진다. 학교는 처음 겪는 상황이기에 당황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안처리에 동원되는 학폭담당 교원들의 업무는 수업 후에도 계속되며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이중업무에 시달린다. 운 좋게 마무리가 돼도 후폭풍은 가실 줄 모른다. 피신고인 교원은 깊은 늪에서 자괴감을 상실한…
2022-09-26 08:50
건축가 안도 다다오. 건축을 잘 모르는 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이름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에 빛나는 거장이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한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 양식의 시초가 그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는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다. 심지어 대학도 나오지 않은 고졸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는 프로를 꿈꾸던 아마추어 권투선수였다.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가 어떻게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운 건축분야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자기 객관화와 전략적 포기에 능했던 것일까. 한창 권투선수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훈련에 매진하던 어느 날, 프로선수와 스파링을 해본 후 본인에게 성공할 자질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권투선수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뚝심으로 완성한 성공 방황하던 그는 우연히 현대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작품집에 매료되고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보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된다. 건축이라는 세계로의 입문을 결심한 그는 귀국 후 건축가로서의 길을 묵묵히 걷게 되는데 조그마한 집들을 설계하며 내공을…
2022-09-19 09:10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36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에 참가했다. 국제 대회에서 ‘국가 보고서’를 발표한다는 것은 엄청난 중압감과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한국 교육을 대표한다는 자부심도 느끼며, 마음을 추스르며 비행기에 올랐다. ACT+1에 속한 나라는 개최국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 태국, 베트남 그리고 한국이다. 이들에게 있어 한국은 동경의 대상이고, 선진국이기에 ‘K-culture’에 이어 ‘K-edu’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와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 첫 날, 환영식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상황들이 펼쳐졌다. 한 발짝 떼기가 무섭게 함께 사진 요청이 계속되었고, 그 덕분에 안면근육이 마비되도록 웃어야 했다. 특히 회원국 대표들이 대부분 교사 출신인만큼 교사 출신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에 대한 환영도 인상 깊었다. 팬데믹 극복, 공감부터 시작 이틀째, 국가보고서 발표 시간. 팬데믹 이후 발생한 학습손실과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대한민국만의 종합방안을 전문적 시각과 다양한 방법으로 조명했다. 특히, 학습손실 보충과 취약계층의 심리적·정서적 지원방안에
2022-09-19 09:10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그러나 파리의 노트르담을 단지 집시 처녀를 향한 꼽추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만 읽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노트르담의 꼽추가 아니고 파리에 있는 성당 이름을 딴 것이라는 것을 상기하자. 노트르담 성당은 파리를 찾는 관광객이 가장 쉽게 자주 찾는 관광 명소이니만큼 파리의 노트르담을 다르게 읽는다면 말 그대로 노트르담 성당을 ‘둘러보았다’기 보다는 ‘낱낱이 뒤져’보게 된다. 그만큼 노트르담 성당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어지게 된다. 우선 우리는 빅토르 위고가 파리의 노트르담을 쓴 목적이 숭고한 인간의 사랑을 찬양하기 위함이 아니라 옛 건축물에 대한 사랑을 불어 넣고 새로운 건축물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오래된 건축물을 잘 보존하자는 의도였다는 것을 상기했으면 좋겠다. 옛 건축물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파리의 노트르담을 쓴 주요한 목적 중의 하나이며 심지어 빅토르 위고 인생 목적 중의 하나였다. 그렇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콰지모도가 아니고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이다. 노트르담 성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장광설’로 비하되기도 하며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파리의 하수도 수리 이
2022-09-15 14:59
대학등록금이 동결된 지 14년째다. 반값 등록금으로 학생 부담을 줄이고, 고등교육기관에 진입하는 학생을 늘려 국가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였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살생부’로 불리는 기본역량진단 우리나라 대학은 대부분 사립이다. 사학 재정 구조 특성상 학생등록금과 법인전입금, 기부금 외에는 재원을 확보할 방법이 거의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동결에 대응할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정원을 확대해 학생등록금 재원을 늘리거나, 법인 수익사업 등을 확대해 법인재정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법인 수익을 늘리기 위해 불안정한 투자를 선택할 경우 되레 더욱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위험이 있기에 대학들은 학생 정원을 늘리는 양적성장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가 70~80%에 달하는 대학 진학률이다. 언뜻 고등교육의 양적성장이 잘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등교육의 질적 하락이 초래됐고, 이제는 학령인구 감소로 정원마저 감축해야 하는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결국 유일한 해결책은 정부 주도의 재정지원이다. 정부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거쳐 재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2015년부터 실시해왔다. 여기서…
2022-09-05 07:59
기자, 경찰, 교사가 함께 식사하면 누가 밥값을 계산할까? 세 사람은 서로 간 이해관계가 있는 사이라고 가정하면 보다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경우 과거에는 경찰, 기자, 교사 순으로 계산을 했다고 한다. 사제관계의 뉴노멀 사실,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막아서 못했다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자녀나 자신의 스승에게 식사비용을 계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이제는 교사가 학생의 요구사항에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요즘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 같은 표현을 어렵지 않게 사용한다. 뉴노멀 시대, 교사와 학생 간 관계는 이렇듯 격의 없이 서로에게 친근감을 표시한다. 과거 세대와는 사뭇 다른 학교 분위기다. 뉴노멀이라는 단어는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오랜 경제 침체 기간에 만들어진 경제 용어다. 이 단어는 미국의 벤처 투자가 로저 맥나미(R.McNamee)가 ‘저소득, 저수익률, 고위험’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 기준을 제시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이어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교육 영역까지 침투해 우리에게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대
2022-09-03 07:59
해를 거듭할수록 학부모나 학생의 교사에 대한 부당한 교권 침해가 늘고 있다. 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사건만 최근 5년간 1만 1148건, 교사 상해·폭행 사건 888건에 이른다. 또한 17개 시도교육청 교원치유지원센터에 교원 심리상담 건수는 최근 5년간 4만309건, 교원 법률지원은 무려 1만3409건에 달한다. 문제학생 제지 방법 없어 학생 인권 강화를 위해 상·벌점 제도가 폐지되고,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학생인권조례의 무리한 적용으로 교사가 문제학생을 제지할 방법은 거의 없다. 수업 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며 수업을 방해해도 말로 진정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혹여 교사가 언성을 높이거나 교실 뒤쪽이나 복도로 내보내기만 해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사례가 이제 우리 교단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억지로 깨우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일까?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핀란드에서는 2013년 헬싱키시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학생 한 명을 강제적으로 급식실에서 끌어낸 교사가 시교육위원회 결정에 따라 해고됐다. 이 사건은 핀란드에서 크게 논란이 돼 해당…
2022-08-28 13:18
"선생님, 교과 세부능력 사항에 달랑 두 줄만 적어 주고, 그것도 다른 아이들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똑같은 내용이에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최근 어느 3학년 학생의 분노에 찬 하소연이다. 이 말을 들은 순간 한편으로는 학생에게 미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당 교사에 대한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당락 좌우하는 초미의 관심사 학부모들은 매년 어떤 교사를 만나는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일반고 대다수 학생이 수시전형으로 대학진학을 하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를 잘 만나는 게 수시합격의 비결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여러 교육활동 중에서도 특히, 학생부 기록을 자상하고 성의있게 작성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럼에도 학생의 불만이 반복되는 원인은 두 가지다. 우선, 교사가 학생부 오류 점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다. 학교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생부 기록을 교차점검하며, 학생들에게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부 교사는 동료 교사와 학생들에게 보여주기를 거부하거나, 의도적으로 학생부 점검 시기를 넘겨 마감 시간에 작성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도 이의 제기를 꺼린다. 해당 교사가 이를 불쾌하게 여길…
2022-08-28 08:17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지금까지도 사회 곳곳에서는 장애인 지원을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 광주교대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맡아 운영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2007년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명시된 법정기구다. 광주교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2020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 우수대학과 2021년 장애대학생을 위한 원격수업 수강 지원 사업에 선정돼 장애학생의 교육지원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강화되는 지원 정책 장애 학생 지원 정책에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장애 학생의 교육권 보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은 무엇보다 모든 법규를 잘 숙지하고 준수해야 한다. 정보접근·편의시설 제공, 교내 외 활동 참여 제한 및 배제, 차별 및 모욕 금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반할 경우 형벌은 물론, 입학생 정원 감축 등의 제재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법무부 장관의 시정명령 등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장애학생의 개인정보가 당사자를 제외한 교원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실습, 상담, 평가 시 주의해야 한다.…
2022-08-20 08:02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1명으로 3년 연속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의 0~14세 인구 구성 비율이 12%로 세계평균(2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5세 인구 비율은 17%로 세계 평균(10%)보다 높다. 문제는 출산이 아니라 보육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많은 처방에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어느 하나 시원하게 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원인 파악이 제대로 안 되니 처방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고,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 우리나라는 결국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갈 일이 있었다. 병원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학교○○병원 어린이집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병원 어린이집의 존재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젊은 여교사들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육아시간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고, 육아휴직 중이거나 앞둔 경우도 있다. 이 여교사들은 저출산의 원인은 보육 문제라는 데 대부분이 공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름의 진단을 통해 출산 인센티브와 다양한 복지혜택 등을…
2022-08-19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