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신위원회에서 발표한 교원임용제도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혁신위원회 자체도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잘 알려진바와 같이 '공모형 무자격 교장임용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한차례 거센 반발에 홍역을 치렀다. 다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이상 이 안들을 억지로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새로운 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런데, 교원임용제도 개선방안에서 일정한 성적이하일 경우는 교원자격증을 발급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교원 자격증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취지 자체는 공감을 한다. 무조건 교대와 사대를 졸업하면 일괄적으로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이미 지적되었던 문제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개선을 해야만이 새로 임용되는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전부가 아니긴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사자격증 발급의 자격은 강화하면서 유독 교장자격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는 것이다. 교장자격은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겠다고 하면서 한지붕밑에 있는 다른 위원회에서는 교사자격을…
2006-07-06 11:50한국교총이 최근 홈페이지에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게시물을 통해 교단에서의 성희롱 및 촌지수수 등 사회에 물의를 빚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천명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다. 사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촌지근절을 명분으로 한 법안 제정을 준비할 때나, 교육부가 교원의 촌지수수에 대한 징계 기준을 세분화한 공문을 학교에 내려보냈을 때만 해도 모든 교사가 파렴치한 ‘선생 김봉두’로 취급받는 것 같아 명예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이 사실이다. 옛날엔 자식을 맡긴 선생님께 참꽃으로 빚은 술 한 병을 선물하는 것이 미덕으로 통하였고, 소풍 때 정성스레 짚으로 싼 토종계란 한 줄을 보내는 것이 남에게 전혀 흉이 되지 않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서당에서 책거리를 하면 학부모가 스승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진심에서 우러난 대접을 하는 것은 결코 남의 손가락질 대상이 아니었고 오히려 스승, 제자 그리고 학부모의 인간적인 윤리의 본으로 통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날 그야말로 부끄러운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상은 많이 변했다. 언제부터인가 ‘촌지’라는 흉기가 우리 교직사회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음은 물론이고 교사들
2006-07-04 15:55최근에 터져 나오는 학교 급식에 대한 문제점이 항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어디 오늘 어제만의 문제점이 아니지만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만성적인 학교 급식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돌출하고 만 것이다. 사고란 수수방관하고 있는 차에 터져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유비무환의 사자성어가 사람들에게 늘 어필되는 지도 모른다. 학교 급식에 있어 문제점은 그 구조를 진단해 보면 얽히고 섞혀 복잡하기 그지없다. 학교급식의 문제점 진단 학교급식이 효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관리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법이 개정되어야 하는 등 다음과 같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첫째, 시설 및 설비부족과 재원의 부족 그리고 노후화된 설비비의 학부모 부담이다. 둘째, 기존 학교시설에 학교 급식실을 마련한 까닭에 대부분의 학교가 급식실의 부지 부족과 급식실 공간의 좁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셋째, 급식시설 관련 주방기구들의 주문에 있어 특정업체와의 로비 의혹과 급식업체선정과정에서의 투명성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넷째, 급식소의 관리와 운영에 있어서 관리 감독 관계가 부재한 까닭에 나타나는 급식 질의 저하를 들 수 있다. 다섯째, 학교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비위생적인 급
2006-07-03 21:15울산국립대의 성격을 규정할 학과선정과 운영에 대한 시민공청회가 지난 30일 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려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내용을 경상일보(2006.7.1)에 보도된 내용을 읽어 보았습니다. 공청회에 앞서 인터뷰에서 모델연구팀 연구책임자인 정기오 한국교원대 교수님은 ‘교사 양성기관을 대학원 수준으로 올리는 게 세계적 추세이기에 정부도 이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기존 대학에서는 교육전문대학원 실현이 어려워 이번에 신설되는 울산국립대학에 최초로 채택한 것이다. 초등교사 양성은 기본교과를 두루 섭렵하고 인간발달 전문가여야 하기에 공학경영 중심의 대학에서 시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하는 내용을 접하고는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 오랜 산고 끝에 신설되는 울산국립대가 명실상부한 명문대학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문자 그대로 종합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울산국립대가 공학분야의 특성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종합대학으로서의 제대로 된 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울산에는 공업대학의 상징인 울산대학교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모자라 또 공업특성화 대학을 만들려고 합니까? 이웃 포항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포항공대가 있지 않습니까? 이 틈바구니…
2006-07-03 21:13“국무총리는 나이 때문에 좀 그렇고, 교육부총리 정도면 한번 해 보고 싶다” 김병준 신임 교육부총리가 임명 직전 교육부총리 출신의 한 인사와 만나 했던 얘기다. 결국 그는 희망대로 교육부총리에 기용됐다. 실망을 넘어 어이가 없다. 교육부총리가 ‘어디 한 번 해볼까?’ 하며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렇게 ‘만만하고 호락호락한’ 자리란 말인가.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누군가, 현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실상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 바로 그의 대표작이다. ‘헌법만큼 바꾸기 힘든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고 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교육도 부동산 정책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다. '교육은 산업'이라고 말하며 반대를 무릅쓰고 경제 관료를 교육부총리로 임명한 노대통령과 코드가 딱 맞는 사고방식이다. 김 전부총리를 능가하는 ‘노(盧) 코드’의 추종자로 지금보다 더 기가 막힌 교육정책을 쏟아낼 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을 옥죄더니 이제 이해찬, 김진표 부총리에 이어 교육을 망치는 대열에 합류한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교육계가 자칫 우리 속담으로 ‘갈수록 태산’, 사자성어로 ‘설상가상’, 서양 속담으로는 ‘프라이팬에서 불속으로(ou
2006-07-03 17:32얼마 전 감사원 발표를 통해 열린우리당은 “사학 비리가 만연하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만큼 한나라당측의 재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한나라당은 “감사원이 수개월간 작심하고 뒤져도 수십곳 밖에 문제가 없었다”며 “사학을 비리의 온상으로 몰아붙이는 여당의 개정안이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재개정안의 핵심인 개방형 이사의 추천 주체 문제를 놓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열린 우리당은 개정안에 일절 손을 댈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재개정이 없을 경우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감사대상 학교 124개교 가운데 비리가 적발된 100여 곳의 유형을 언론기사를 통해 인용해보면 교비ㆍ재산ㆍ학사관리 등의 문제점을 노출됐고, 업무상 횡령ㆍ배임 등 불법행위에 따른 검찰 고발 대상은 22개 학교에 재단 이사장과 임원만 무려 48명에 이른다. 비리 형태도 다양해 교비를 빼돌려 이사장 개인 채무를 변제하거나 부동산 투자에 사용하고 세금 착복까지 한 것은 아연실색할 일이다. 신입생 편법 입학에 따른 금품 수수, 사학재단 특수관계인의 교직원 변칙 채용 등도 고질적 병폐인데다 공사 관련 리베이트 수수, 재산 임의…
2006-07-03 16:15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매체를 통해 영어교육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된다. 모 방송사는 라는 제목으로 특집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늘 지적하는 대로 딱딱한 학교 영어수업시간을 비판하고, 충분한 문화접촉이 없으며, 학교에서 영어시간의 비율이 적음을 지적했다. 아이들은 정형화된 수업시간에 일방적인 선생님의 강의에 익숙해져 있고, 교과서와 칠판으로만 이루어지니 50분의 수업시간이 지겹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한 해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 유학과 어학 연수비로 나가는 돈이 7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많은 돈을 들여 자녀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내가 과외하는 고1 학생 역시 기말고사가 끝남과 동시에 호주로 어학연수를 계획 중이다. 그는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나가서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영어를 배울 생각에 매우 들 떠 있다. 이 학생의 경우 집안 사정이 넉넉한 편이라 이런 기회가 있을 수 있지만 서민들은 한 달에 500~600만원씩 들여 내보내는 어학연수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애를 태우고 있다. 그래서 그 동안 영어와 관련된 여러 대안들이 나왔었다. 영어공용화, 내국인을 위한 24시간 영어방송, 영어몰입교육, 학교
2006-07-02 17:54요즘은 수험생을 둔 학부모 한둘만 모여도 논술 이야기로 시끄럽다. 당장 2008학년도부터 '통합교과형논술'과 구술 시험이 전면 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류를 반영하듯 얼마 전에는 한 고등학생이 만들었다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란 동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해 수많은 학생들의 심금을 울린 일도 있었다. '통합교과형논술'이란, 글자 그대로 전 교과의 종합적 이해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모든 교육과정에 나와있는 교과서를 독파해야만 쓸 수 있는 논술을 말한다. 흔히 대학별고사로도 불리는 이런 논술뿐만 아니라 여기에 내신과 수능까지도 잘 받아야만 하는 수험생의 처지에선 가히 죽음의 삼각형이라 불릴 만도 하다. 이러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다소나마 해소시키기 위해서 서울대는 2008학년도 논술시험 예시문제를 앞당겨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된 예시문제를 본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왜냐하면 보통 학생들 수준으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전문 지식을 요하는 고차원적인 문제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인문계열의 문제 몇 문항만 보도록 하자. 예시문항 1번은 새만금 간척사업과 동강댐 건설에 대한 정부 측 조사결과와 찬반논쟁, 초기개발 비용의 보전 문제를 겪
2006-07-02 17:52참으로 웃기는 장면을 보았다. 밭 한가운데 흰색 곰인형이 의자 위에 놓여져 있다. 하도 희한하여 가까이 가 보았다. 마침 인근에서 꼴 베는 농부가 있기에 그 곰에 대해 물었다. 답하는 말투로 보아 곰이 있는 밭 주인은 아닌 것 같았다. "왜, 허수아비 대신 곰인형을 세웠을까요?" "아마 산비둘기, 까치의 피해를 막으려고 그랬나 봅니다." "그래, 효과가 있다고 그러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하도 답답하니까 혹시나 하고 세운 것 아닐까요?" 농작물을 잘 가꾸려면 농작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속속들이 꿰차고 있으면 더욱 좋다. 그리고 거기에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이런 말도 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커간다. 농작물의 피해를 막으려면 사실 허수아비 갖고는 통하지 않는다. 요즘 새들이 얼마나 영악한지 가짜라는 것, 벌써 알아차린다. 허수아비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새들이 무서워 한다. 곰인형을 보고 생각해 본다. 참새와 까치, 산비둘기가 곰을 두려워 할까? 사실, 곰은 흉폭할지언정 그들의 천적은 아닌 것이다. 활동 공간이 다른 것이다. 오히려 독수리나 매 등이 그들에게 위협 대상이 되는…
2006-07-02 09:38요즘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요구와 적극적 참여는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권위주의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길러야 하며 이것은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를 때만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때문에 신자유주의자들은 교육도 하나의 상품으로 규정하고 학교를 공급자, 학생과 학부모를 고객으로 규정하여 교육을 개인들 간의 사고 팔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치부한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자들의 등장과 더불어 여기에 전통적 권위주의 체제마저 붕괴되면서 사회 각 분야의 성역 또한 자연히 사라지고 말았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 바로 요즘의 학교이며 교사들이다. 따라서 그동안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학교에 대한 교육 소비자들의 각종 불평불만과 욕구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풍조에 편승하여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 매스컴이다. 매일같이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교육관련 독직(瀆職) 사건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교육 소비자들의 학교에 대한 다양한 요구는 바로 교사에 대한 요구라고 해도 거의 틀림이 없다. 사실 그동안 학교와 교사는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한…
2006-07-02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