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3년차 교장실 형광등 스위치 고치다 지난 15일, 대한민국은사상 초유의 전국적인 강제 단전이 있었다. 신호등 꺼져 교통 마비, 승강기에 갇혀 SOS 400건, 병원 진료 검사 중단, 생업 피해 집단소송 움직임, 일부 대학 수시접수 하루 연장 등이 신문 기사 제목으로 떴다. 이튿날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전력 대란'을 일으킨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간부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17일자 조선일보 1면대형사진, 상점들이 에어컨을 강하게 틀고 출입문을 열어놓은 사진이다.'문 열고 에어컨 틀고 전기는 새고'라는 캡션을 달았다.기사 제목은 '암흑을 겪고도, 전기 더 콸콸콸 썼다'이다. 15일보다 12만kW 더 썼다는 내용과 전기료 세계에서 가장싼 편이라 귀한 줄도 모르고 흥청망청 쓰는소비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는? 공부시간에도 복도나 계단.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고 교실은등교시각부터 하교시각까지 습관적으로 불을 켜 놓는다. 절전을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마음이 무척이나 아쉽다. 교장이나 교감이교내 순찰 중 빈교실 선풍기, 형광등 스위치를 경우가 많다. 필자는 이번에 학교를 옮겼다. 첫 눈의 낯설음이 익숙함으로 바뀌지 않게 잘못된 것을 메모하고 개
2011-09-18 12:29길을 가던 아이들의 대화 가운데 "00선생은 정말 맘에 안들어, 일목요연한 맛이 없단 말이야!" 라는 이야기가 들려 왔다. "난 그 OO 선생님 이야기만 들으면 밥맛이 떨어진다." 는 등 이야기는 계속 주변을 시끄럽게 할 정도였다. OO양은 은 +++선생님이 너무 싫다는 것이다. 수업 시간마다 매일 나와 문제를 풀게 하고 못 풀면 창피를 주거나 교편으로 때리기 때문이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과정에서 어느샌가 OO양은 +++선생님이 보기도 싫어졌고 그 선생님이 하는 말이라면 뭐든지 밉게만 들렸다. 그러다 OO양은 결국 그 과목을 포기하고 그 교과서만 봐도 그 선생님이 떠올라 공부가 지긋지긋해졌던 것이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싫어하는 사람이 전달한다면 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만큼 사실의 중요성을 떠나 아이들은 감정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어쩌다 귀에 들어올지라도 그 사람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연합되기에, 그가 하는 모든 이야기가 싫어진다. OO양이 +++선생님의 모든 이야기를 싫어하게 된 것처럼. 이러한 현상은 의사전달자와 의사전달 내용 간에 감정 전이가 일어났기 때문에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독특한 매개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사람은…
2011-09-18 12:26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남으로부터 존경받기를 원한다. 특히 가르치는 일을 하는 직업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이들과 만나면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교직이다. 이러한 만남이 없이는 교육이 형식만 남게 된다. 그러나 존경을 바탕으로 한 만남은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줄 것임에 틀림없다. 이는 무엇보다도 마음의 깊은 곳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은 어차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어지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그렇지만 평생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슴에 남을 기억은 역시 선생님의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교사들은 직업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의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교육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다른 서비스기관에서도 고객과의 밀접한 만남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평상시에 아이들의 이름만 불러주며 다가간다 하여도 아이들의 교사를 대하는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중요한데 이같은 중요한 본질은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만족을 추구하다보니 내가 가진 직업이 별 의미가 없어보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을 소중
2011-09-16 10:08영리한 아이들 "얘들아, 추석은 잘 지냈니?" "네~~" 아이들의 대답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직감적으로 숙제 때문이란 걸 알았습니다. 어제 오후 늦게 걸려온 학부모님 전화 내용으로 봐서 미리 짐작을 하고 들어선 교실. "선생님께서 추석 연휴 과제는 일기만 쓰라고 하셨다면서요?" "아닙니다. 추석 연휴가 길어서 알림장을 쓰는 대신 따로 인쇄물을 만들어서 주었는데 못 보셨나요? 아마도 00가 내 말의 끝부분만 듣고 그런 모양입니다. 추석날은 일기만 쓰고 다른 과제는 없다고 했을 뿐, 평상시와 같은 과제를 냈습니다. 하루 1시간 정도면 해결될 숙제였습니다. 그러잖아도 여름방학이 끝난 뒤, 00의 학습태도나 과제 해결 모습이 1학기만 못해서 전화를 드리려다가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러니 밤 늦게라도 과제를 다 해결하도록 부모님도 같이 마음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2학년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시기인데 벌써부터 게으름을 피우거나 핑계를 대는 버릇을 방치하면 3학년이 되어 사춘기가 되면 다잡기 힘들어집니다. 부탁드립니다." 아침독서를 마치고 숙제 검사를 하는 시간, 아이들 사이에서 작은 수런거림이 들려왔습니다. 내심으로는 다른 날보다 더 철저하게숙제 검사를 하리라고 마음
2011-09-16 10:06오늘은 2학기 처음 수업하는 날이다. 2학기 처음 아이들과 만나서 하는 수업은 새 학기가 시작이 되는 때이기에 대단히 의미가 있다. 새 학기가 되면 새롭게 꿈과 희망을 가지고 다시 시작해 보려는 아이들을 위해 그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보듬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 때 해외체험 연수를 했던 호주와 뉴질랜드의 자연환경과 생활 모습을 보여주고,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것을 교육하고 싶었다. 실제로 보고 느낀 일들을 나름대로 동영상과 사진을 열심히 준비했다. 색다른 이국의 모습을 학습현장에 활용하기 위해 1000여 장의 사진과 동영상 30여개를 촬영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이 멋진 장면을 보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지칠 줄 모르고 즐겁기만 하였던 것이다. 요즈음 아이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업 전에 충분히 학습준비를 하지 않으면 수업진행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1학기 때에도 단단히 준비를 하고 들어갔는데도 엉뚱한 짓을 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화가 나서 호통을 치다가 학습 의욕을 잃고 접었던 때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가 너무 심하게 나무랐다며 후회한 일들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순(耳
2011-09-16 10:00우리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질문하고 내가 답하는 경우 가끔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인간상, 미래상을 갖고 우리 아이들이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 어떤 것을 질문할 것인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런지? 세계적 석학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이다. 그가 15살 때 선생님이 했던 질문이 자신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너희들은 세상을 떠난 후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느냐?”이 질문에 아이들은 멍하니 아무 대답도 못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웃으며 “나는 너희들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너희들이 50이 될 때까지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면 인생을 잘 못 산 것이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후 동창들이 함께 모였을 때 동창들 중 성공한 삶을 산 동창들은 똑같이 “이제까지 선생님이 그때 질문한 교훈대로 살았다. 그래서 이렇게 살게 되었다”라고 했다는것이다. 세상살이에는 세계와 자신에 관한 질문이 많다. 그러나 정답이 없는 것 또한 많다. 그런가 하면 정답이 있더라도 나이가 들지 않으면 도저히 깨닫기 어려운 질문도 많다. 우리 아이
2011-09-15 23:07대한민국 교육열은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 할 정도로 뜨겁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몇 번이나 한국의 교육을 거론한 것이 신문에 보도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부터 무엇을 어떻게 가르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남보다 좀 더 빨리 많이 배워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하면 나중에 사회적으로 성공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남보다 더 빨리 배우고 공부를 잘 하면 우리 자녀들은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일까? 얼마 전에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한 고등학생이 엄마가 요구했던 성적에 도달하자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그 학생의 유서에는 “이제 됐어?” 라는 단 네글자만 적혀 있었다고 하니 너무도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이러한 일이 아직도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왜냐하면 학업에 관한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학업에 치여 살아가는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성공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물론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부를 무시하긴 어렵다. 남보다 뛰어난 성적도 중요하다.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2011-09-14 15:13날이 갈수록 우리 교육이 한결같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교육의 수장들이 인권조례를 만들고 교육다운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 의문이 간다. 어른들이 중심이 되어 정한 문서상의 자료가 마음을 움직일수 있는가? 말이다. 일차적으로 교육은 가정에서 출발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출발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듯이 품격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교육이라 하면 우리는 흔히 칠판 앞에 서 있는 선생님과 그 말을 조용히 듣는 학생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인지 자녀를 키우는 방식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육의 본질이 아니며, 원래 교육이라는 말은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이라는 뜻에서 유래 되었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은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 그 내용에 대해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자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고 자신 안의 답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교육이란 격려를 이끌어 내는 것이며, 평생 배움
2011-09-13 11:44필자가 사는 아파트 인근에 있는 일월공원,저수지 풍광이 좋아 주변 10여 개 아파트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 공간 내지는 건강을 지켜주는 공원이다. 저수지 한 바퀴 도는 거리는 1,900m, 부지런히 돌면 20분 정도 소요된다.산책을 하다보면 애완견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런데 이들의 눈쌀 지푸리게 하는 장면은 목줄이 없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배설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배설물을 비닐봉투에 담아 가정으로 가져간다. 배변봉투를 미리 준비하고 배설물을 얼굴 찡그리지 않고 정성껏 담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린다.'맞아, 저 분은 애완견을 기를 수 있는 자격이 있어!' 한 달 전 공원에 현수막 하나가 붙었다. "주인님, 애완견도 공중도덕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세요!" 수원시공원관리사업소에서 붙인 것인데 하단에는 '배설물 방치 과태료 7만원, 목줄 미착용 과태료 5만원'이라고 써 있다. 애완견을 기르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당부인 것이다. 바로 어제 공원을 산책을 하다보니 새로운 시설물이 들어섰다. 바로 '애완견 배변 봉투함'. 봉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주인들에게 봉투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그 하단에는…
2011-09-12 22:26어느 날 늦은 오후 초등학교 학생들이 하교하면서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천천히 들어봤더니 바이올린 수업을 하는 특기적성 과목 여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상화을 들어보니 그녀는 키가 작은 편으로 목소리도 작은 편인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그를 “존만한 X”이라고 부르면서 이야기를 했다. 욕을 한 아이는 지나가는 “담탱이(담임 선생님)한테 걸려 많이 혼났지만 재미있었다”고 했다. 한 초등학교 부근 가게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는 3명의 아이(6학년)는 단짝 친구. 방과후엔 늘 함께 지낸 사이로 쉴새 없이 떠들었다. “X새끼, 존니 쳐먹네, X발!” “존나 맛있다, X발!” 주위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 가게 주인에게 물었더니 “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 뭐.” 하면서 주인 아줌마도 덤덤하다. “친구에게 욕하면 쓰냐”고 말하자 “왜요, 왜요? 맨 날 쓰는데… 재미있잖아요.” 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 아이들의 세계는 ‘욕하는 것이 재미로 느껴지는세상'이다. 아이들은 그냥 말하는 법이 없다. 호칭과 부사, 끝말은 모두 욕이다. 남학생이 더 심하다. 그러나 여학생은 속도가 빠르다. 좋아도 “존니 좋다.” 친구는 무조건 “X새끼” “개새끼” “미친 새끼” 다.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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