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매년 6월이 되면 전교생이 참여하여 노래솜씨를 자랑하는 합창대회가 열린다. 그 덕에 5월초부터는 각 교실에서 들리는 고운 합창연습소리를 들을 수 있다. 때로는 말다툼이 생기기도 하지만 한 달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방법을 배우며 한마음으로 뭉쳐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올해는 특별히 개교 30주년을 맞아 아버지합창단과 교사합창단을 창단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평소에 자신감이 없던 사랑하는 딸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참여했다는 아버지부터 가족들의 성화에 마지못해 참가한 아버지들은 직장에 있을 때도 연습시간이 기다려지고, 소풍가는 기분으로 학교에 온다고 했다. 퇴근 후 한 달 동안 매주 학교에 나와 열정적으로 연습하는 동안, 가족들에게 예전보다 더 큰 사랑과 대접을 받게 되었다고 자랑하는 분도 있었다. 드디어 합창대회 날. 학생들의 ‘아빠, 힘내세요’ 노래 소리에 맞춰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무대 위로 입장한 아버지들은 귀여운 율동과 함께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와 ‘희망사항’을 부르며 멋진 무대를 연출했다. 그 순간 무대 위에 계신 아버지는 누구의 아버지가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아버지였고, 아버지들에게는 전
2008-06-30 11:47현 정부의 교육공약 중 하나인 한국형 마이스터고의 도입 육성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13일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문계고 702개 중에서 50개교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하여 한 학교에 25억씩 1250억을 투자한다고 한다. 그 동안 대부분의 전문계고가 재학생 수 감소와 대학진학 선호현상 등으로 산업기능인력을 양성하여 배출하는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지원 정책이다. 그러나 학생의 특기․적성을 살려서 특화된 분야의 ‘영 마이스터’(Young Meister)로 육성한다는 한국형 마이스터고가 성공한다고 믿는 전문계고의 교사들과 관련분야의 전문가가 과연 몇 분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특성화고 정책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성화고로 선정된 학교가 신입생 조기선발과 예산 지원 등의 특혜를 받은 것과 달리 나머지 학교는 상실감과 보이지 않는 열등감에 빠져있다. 신입생 모집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학급수를 줄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특성화고 신청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마이스터고 50개교 선정은 또 하나의 옥상옥으로 전문계고의…
2008-06-30 11:47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선거과정에서 교원연구년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하여 교원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도 최종보고서에서 교원연구년제 도입 계획을 재확인한 바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어떠한 제도가 도입되느냐에 있다. 최근 정부가 교육공약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 검토 작업에 들어간 모양이다. 지난 6월 17일, 교과부는 학계전문가, 시․도교육청 담당자, 교원단체 및 교과연구회 대표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관계자 협의회’를 개최하면서 교원연구년제를 교원평가와 연계한 인센티브 방식으로 운영할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는 인수위 보고서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지만, 교육계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인수위 보고서에 의하면 ‘교원연구년제도는 교사 전문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10년 이상의 교직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되, 연간 교사정원의 1% 범위 내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가 우수한 자를 선정하고, 6개월에서 1년간 국내외 대학 및 연수기관에서 연수하거나 국내 연구기관과 민간기업 등에서 현장 경험할 수 있도록 휴직하는 제도’로 정의된다. 그러나 인수위의 교원
2008-06-30 11:45
공무원연금 개혁논의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교총 등 5개 공무원단체가 참여한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다. 공무원연금발전위는 과거 2년 동안 논의 끝에 만들어진 개혁방안이 교원․공무원의 극렬한 저항을 받았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개혁의 방향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발전위가 풀어가야 할 몇 가지 논의과제를 제시해 보면, 첫째, 연금개혁의 출발은 정부의 연금에 대한 책무성부터 점검해야 한다. 공무원과 정부의 1:1의 균등분담율을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차등분담율을 적용하여 2~4배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IMF구조조정, 철도청공사화, 군복무소급부담금퇴직․유족급여가산금, 사망조위금, 재해부조금 등에 부당 사용한 16조원(3년간 만기채수익율 포함)을 충당해야 한다. 둘째,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동일시하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순수사회보장 차원의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은 직업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역연금제도라는 점과 공무원으로서 신분상 제약과 강한 윤리성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대가인 연금이라는 점, 연금 기여율이 높다는 점, 유능한 인재등용을 위한 인사정책적 종합복지프로그램 이라는 점…
2008-06-25 14:32지난 6월 5,6일 양일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2008 아태지역위원회가 열렸다. 의장은 일교조(JTU)의 유쯔르 나까무라이며 부의장은 호주의 수잔 홉굿과 인도의 람팔싱이다.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인 EI(Education International)는 쓰나미사건 이후로 아태지역에 1차 재건프로그램으로 30개의 초등학교를 지어 인도했으며, 총 1001명의 교사 연수를 지원했고338명의 정신적 충격 상담을 위한 카운슬러를 양성했다. 또 호주 교원단체와 협력해 30명의 교장에게 연수 지원, 네덜란드 교원단체의 도움으로 18명에게 수학을 비롯한 교과연수를 지원했으며, 일본의 교원단체도 물적 양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 2008년 3월까지 3635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 했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연 재해 및 교육과 관련된 문제를 위해서 국제단체에서 단결해 신속하게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의 버마에서 발생한 끔찍한 태풍으로 15만4000명이 목숨을 잃고 250만 명이 곤궁에 빠져있지만 버마의 집권 군부는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원조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회의 중 EI 아태지역 의장이 아시아전역의 교사를 대표해 태풍으로 인한 희생자와 가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2008-06-23 14:16문학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수용자가 문학 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내면화해 자신의 삶에서 다양하게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 목표에 맞게 문학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문학 학습이 학습자 자신의 정서적 내면화나 이념적 실천이라는 표현 활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위주의 문학교육은 작품 해석에 국한 돼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7차 교육과정에서는 문학 활동의 실제성과 통합성을 강조하기 위해 ‘문학의 수용과 창작’이라는 내용 범주를 고려했다. 문학의 수용과 창작을 동시에 고려함으로써 문학 현상의 완벽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문학 교육의 개념 변화를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학습 환경과 평가의 어려움 때문에 창작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 문학적 표현 욕구를 억제시키는 것은 학습자의 창조성과 개성, 자율성을 자르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교육 이념에 역행하는 전근대적인 교육 방법이다. 문학 창작 교육을 전문 문인으로 키우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체육 시간에 뜀틀을 직접 해 보고, 농구를 직접 해 보듯이 문학 시간에 직접 창작을 해보는 것이다. 음악도 감상을 하고 마지막으로 노래를 부르듯 문
2008-06-23 14:11
지난 2년간 계속 1학년을 맡다가 올해는 3학년을 맡았다. 말을 어찌나 잘 알아듣고 시키는 대로 척척 하는지 신통방통 그 자체다. 2년 전 가르치고 또 만난 제자가 4명이다. 모두 의젓하게 변했다. 몇 년 전부터 일기 검사가 사생활 침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잠시 주춤하다가 내 소신대로 다시 꾸준히 검사를 하고 있다. 바쁘지 않으면 맞춤법이 틀린 걸 고쳐주기도 하고 읽은 느낌을 간단하게 적어 주기도 한다. 얼마 전 효준이의 일기에 효준이 엄마가 요리를 잘한다는 내용을 보고 ‘효준이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신다고? 선생님은 요리를 잘 못해서 효준이 엄마가 참 부럽군요’하고 적어줬다. 효준이는 ‘선생님께서는 요리는 잘 못하셔도 독서지도를 잘 하시잖아요’라고 답장을 보내왔다. 얼마 전 공개 수업도 끝나고 조금은 한가한 마음이 생겨서 급식이 없는 토요일에 아주 간단한 요리를 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들뜬 표정으로 각자 준비한 재료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샌드위치가 거의 대부분이었고 밥을 가져온 아이도 2명 있었다. 부지런히 요리를 끝낸 아이들이 선생님 먼저 드려야 한다고 음식을 들고 나왔다. 교장실, 교무실, 도서실, 2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드리고 싶다는 아이는 모두 보내…
2008-06-23 14:10한국교총의 조사에 의하면 학교현장에서의 교권침해 사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의 부당행위로 인한 피해가 40%에 이르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교사의 학생지도 과정이 여과 없이 학부모에게 전달되고 그것은 결국 학부모의 학교당국과 교사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나타난다. 한 가정 한 자녀 또는 두 자녀가 일반화되면서 부모의 과잉보호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애지중지하는 자녀가 학교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학부모로서는 참기 어려운 고통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자녀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당국이나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은 교육현장을 황폐화하고 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모든 학부모에게로 불이익이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저간에 드러난 바와 같은 과격한 개입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스승을 나라님이나 어버이와 같이 모셔왔다. 그런데 그 어버이가 스승을 폭행하는 일까지 비일비재 하는 통탄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학교폭력사태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교권수호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과 새로운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절감한
2008-06-23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