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세요」와「들어옵니다」 어느 초등학교의 쉬는 시간,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에게 갑자기 확성기가 울린다.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알립니다. 어린들은 지금 교실로 들어옵니다. 지금 곧 교실로 들어옵니다.” 쉬는 시간인 데도 아마 무슨 급한 일이 생긴 모양이어서 학생들을 교실로 들어올 것을 알리는 방송에 틀림이 없는데, 여기서 「들어옵니다」는 “들어오다”의 현재상태를 나타내는 동사로서 이를 존댓말로 나타낸 말이지 “들러오라”고 하는 권유 혹은 명령어가 아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들어올 것을 지시하는 이 방송의 경우에는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어린들은 지금 곧 교실로 들어오세요” 혹은 “들어오기 바랍니다”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 「바지게」와「바가지」 모 방송국 TV 어촌 탐방 프로그램에서 어민 할머니가 “예전에는 바지락을 바지게로 캐오곤 했지요”라고 말하면서 바지락 풍년시절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자막에는 분명히 「바지게」를「바가지」로 잘 못 적고 있었는데 그 도 그럴 것이 요즈음의 젊은 리포터나 스텝들이 「바지게」를 본적도 없고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으니 그냥 「바가지」쯤 으로 오해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추후에라
2006-10-25 19:42각자가 소장한 책들을 서로 돌려읽자는 취지로 시작된 BookCrossing 운동은 2001년 미국의 한 사이트(www.bookcrossing.com)로부터 시작돼 지금은 회원이 26만여 명에 이르는 등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힘입어 충남 논산시 강경고등학교에서도 BookCrossing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화제다. BookCrossing이란 각자가 소장한 책을 기증하고, 기증한 책 권수만큼 다른 책들을 가져다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북크로싱의 최대의 장점은 자신이 소장한 책 중에서 이미 읽은 책을 북크로싱 센터에 기증한 뒤, 그 권리로 다른 책을 가져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 일부 학생들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책을 가져가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이 제도를 시행한 지 일년이 지난 지금에는 그런 학생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충남 논산의 강경고등학교는 2005학년도에 BookCrossing Ceter를 개관했는데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호응이 매우 좋아 올해에는 BookCrossing Ceter의 공간을 전년도의 두 배로 늘리는 확장사업을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센터는 일반교실 크기가 되었으며, 넓은 책장과 책상을 들여놓을 수가 있어 학생들
2006-10-25 17:56▶「당황」과「황당」 “거기서 선생님을 마주쳐서 어찌나 황당했는지...” 「황당(荒唐)」은 말이나 행동 따위가 참되지 않고 터무니없다는 뜻이고「당황(唐慌/唐惶)」은 놀라거나 다급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을 뜻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거기서 선생님을 마주쳐서 어찌나 당황했는지...”로 해야 맞고 「황당」을 써야 할 경우는 “그 사람 말은 너무 황당해서 원 믿을 수가 있어야지”등으로 쓰여야 할 것이다. ▶ 「전업(專業)」과「전-업(전업)」 “그녀는 전업주부야” “그 남자는 전업주부가 됐어” 흔히 듣는 말이지만 전자와 후자는 분명히 그뜻이 구별 되어야 하고 발음의 장단도 달라야 하는 데 대부분 구분없이 쓰고 있다. 그러므로 전자의 전업은 「전업(專業)」으로서, 전문으로 하는 직업을 말하며 짧은음“전업”으로 발음 하는 반면에 후자는「전업(轉業)」으로서, 직업을 바꿈을 뜻하고 장음 “전-업”으로 발음야 한다. ▶ 「분교장(分敎場)」과「분교장(分校長)」 흔히들 00초등학교 00분교장의 책임자를 말할 때 “00분교장(分校長)님”이라고 부름으로서 그가 분교의 교장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초․중학교의 분교는 「분교(分校)」가 아니고 「분교장(分敎場)」이다. 그리고…
2006-10-22 21:20▶「굵다,가늘다」와「두껍다,얇다」 “저 사람은 팔뚝은 두꺼운데 다리는 얇단 말이야” 이렇게 말하는 청소년 학생들을 자주 접한다. 「굵다,가늘다」는 굵기의 단위이고 「두껍다,얇다」는 두께의 단위이다. 몸피나 물체의 둘레 혹은 목소리나 행동이나 선이 굵거나 그 반대일 때 쓰는 말이 「굵다,가늘다」이고 「두껍다,얇다」는 책이나 벽 판자 따위의 두꺼운 정도를 나타내는 두께의 단위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저 사람은 팔뚝은 굵은데 다리는 가늘단 말이야”라고 해야 옳다. ▶「내가,네가」와「나가,너가」 “나가 던질께 너가 받아라” 언제부턴가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잘 못 쓰는 경우를 접한다. 「나,너」는 일인칭 대명사로서 말하는 이의 대등한 관계나 아랫사람을 상대할 때 각각 자아(自我,영어 I am에서의 I)와 이인칭 대명사 당신(you are에서의 you)를 나타낸다 거기에 주격조사「가」가 붙을 때는 「내,네」로 되는 것인데 「나,너」에다가 그대로 「가」를 붙여서는 틀리는 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내가 던질께 네가 받아라”고 해야 맞는 말이 될 것이다. ▶ 「찢어지다」와 「헤어지다」 언젠가 수학여행 일정을 설명하던 교사의 입에서 “0시에 00앞에서 우리들은 찢어진다
2006-10-22 08:53“너무 감사드리고 싶어요” “굉장히 작은 사람이 힘은 무지 세더라구요” 이제는 청소년층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거의 일상용어로 습관화 되어서 누구하나 지적해주고 바로 잡아주는 사람 없이 방치되고 나날이 그릇되어가고 있는 것이 요즈음 우리의 언어생활의 모습이다. 방송에서 인터넷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아무거리낌 없이 주고 받는 이와 같은 틀린 말들을 수시로 접하면서도 전문가나 국어학자나 초중고교 교사나 그저 일언반구가 없다. 아니 이제는 일반 성인들은 말할 것 없이 정치인이나 드라마 작가나 배우나 교사나 대학교수도 이러한 오류를 범하는 일을 흔하게 볼 수 있으니... 그래도 초등교육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너무도 거림칙 하고 잘못을 보고 못본척하는 가책까지 느껴 평소 잘 못 쓰여지고 있는 말들을 몇 가지 바로 잡아보고자 한다. 물론 국어학자도 아니요 전문가도 아닌 주제에 책 잡힐 짓인지 모르지만, 이를 계기로 해서 책 잡아주고 바로 잡아 주는 분이 있으시다면 오히려 고맙게 받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앞으로 몇 가지씩 생각나는 대로 올리고자 한다. ▶“너무 감사드리고 싶어요” 이 경우 「너무」는 정도에 넘치는 상황으로서, 감사 자체가
2006-10-17 20:35점심을 먹고 난 뒤, 오랜만에 교정을 산책하였다. 어느새 교정 여기저기의 나뭇잎들도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늘 교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업무와 교재연구로 보낸 탓이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 한철 푸름을 뽐내던 나뭇잎들이 생활에 찌든 나를 기쁘게 해주려는 듯 곱게 옷단장을 하고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나무 아래에 떨어진 나뭇잎을 밟으며 책갈피에 끼울 나뭇잎 몇 장을 주웠다. 한편으로 뒹구는 낙엽 위로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얼굴들이 하나하나 그려졌다. 어느 집 마당에 서있는 앙상한 가지를 한 감나무에는 까치밥으로 남겨 둔 감 몇 개가 애처롭게 매달려 있었다. 아마도 그건 각박한 이 시대에 그나마 남아있는 인간의 마지막 정(情)으로 여겨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흰 구름 사이로 가을 햇살이 내 이마를 비추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그 햇살은 따갑지가 않았다. 오히려 가을 햇살은 포근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마도 그건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풍요로움을 햇살이 담고 있기 때문이니라. 이제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의 손길이 바빠지
2006-10-13 10:38예전에는 여름날 밤이 되면 사람들을 괴롭히는 모기를 쫓기 위해 맷방석 주변에 모깃불을 피웠다. 모깃불에서 나온 연기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마당가득 퍼져나가면 신기하게 모기들이 어디론가 숨어버렸던 것으로 봐 옛사람들은 참 지혜로웠다. 영리한 사람들이 과학을 발달시키며 맷방석에 모이는 사람들도 사라졌고 모깃불을 피울 일도 없어졌다. 보다 손쉽게 해충들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고, 그런 물건들이 많이 발명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모기나 나방 등을 불빛으로 유혹해 전기로 태워 죽이는 전자포충기다. 여름철 식당의 입구에 걸린 포충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무슨 이유로 타죽는 줄도 모르고 포충기 속으로 날아드는 나방들이 얼마나 많은지 총을 쏘듯 연속해서 ‘타타타’ 소리가 들린다. 오죽하면 감정에 따라 무조건 맹목적으로 하는 사랑을 불나비사랑이라고 한다. 요즘 세계의 모든 이목이 북한의 핵실험 여부와 UN 등 국제기구가 북한을 어느 선까지 제재할 것인가에 몰려있다. 북한과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태도도 중요한 관심사다. 물론 같이 한반도를 이루고 있는 우리 측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많아지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2006-10-13 10:36얼마 전, 같은 아파트의 위 아래층에 사는 이웃끼리 한밤중에 난투극을 벌이다 손가락까지 잘렸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싸움의 원인은 아파트의 층간소음 때문이었다. 위층의 시도 때도 없는 쿵쾅거리는 소리에 아래층에 살던 주민이 쫓아 올라갔고, 위층은 위층대로 아래층의 계속되는 항의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터라 그만 평소의 사소한 앙금들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폭력사태로까지 번진 것이었다. 이런 기사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 덕목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다. 같은 아파트의 위아래 층에 살고 있다면 분명 가장 가까운 이웃사촌간일 텐데, 손가락 절단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저간의 사정이야 어떻든 위층에 사는 사람들은 아래층을 배려하여 조금만 조심하여 정숙하게 생활하고, 아래층도 위층을 배려해 약간의 소음 정도는 참아가며 듣기 좋게 부탁했더라면 그런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간다고 걱정들이 많다. 남의 체면이나 처지야 어떻게 되든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스퍼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남의 차 앞에 이중주차를 해놓고도 연락처를 남기지 않아 곤란을 겪
2006-10-11 20:49영어 열풍 속에서 우리말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정작 외국에서는 한국어가 크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류의 붐으로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를 뒷받침할 인력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책임지고 추진하는 기관은 어디인지 잘 모르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일본에서도 한국어 붐과 더불어 재일 동포들도 각성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점차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2학기를 시작하기전에 9월에 마친 한 수강생은 다음과 같이 감사의 글을 보내 왔다. " 마치 처음으로 태어나 본 어미 새의 뒤를 열심히 따라 걷는 태어난지 얼마 안된 병아리처럼, 우리는 선생님의 발음을 따라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처음은하나, 우리, 머리 등.... 그리고 인사하기 다음은 물건 사기, 공항까지 가거나 약속하기 등 그리고 지금 저희들은 좋은가, 나쁜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표현을 배웠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아주 큰 진보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큰 세계의 입구에 선 우리는, 앞으로도 한국어를 계속 배우겠지요. 그리고 한국과 일본 사이의 상호 이해가 깊어지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1년간 정말로 감사합
2006-10-09 08:3710월은 문화의 달이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시야가 트인 곳이면 어김없이 문화관련 현수막이 여러 개씩 걸려있는 것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1년 동안 치러지는 문화관련 행사의 8할 정도가 10월에 집중적으로 치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문을 펼쳐보아도 문화 관련 행사가 한두 꼭지씩은 꼭 있게 마련이다. 문화관광부에서도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박물관과 공연장 무료관람 및 관람료 할인 행사를 하고 있으며, 문화·예술계에서는 이에 발맞추어 각종 초대전과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 교육단체에서도 백일장을 비롯 각종 문화 관련 행사를 준비중에 있다. 바야흐로 문화관련 행사가 화려하게 무르익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런 일들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란 생각이 든다. 최근에 국내외적으로 우리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대한 논란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철저한 연구 끝에 만주지방의 동북삼성에 대한 연구를 이미 오래 전에 마친 상태라고 한다. 그 지역에 대한 역사적 과제와 문
2006-10-07 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