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어느 수필을 읽는데 영화 '라디오 스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수필의 내용인즉슨 박중훈이가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불륜 커플들을 상대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렇게나 불쌍해 보였다는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호기심을 끌만한 내용이었지만, 이 부분만 갖고는 선뜻 관람을 결정할 수는 없었다. 자연히 다음 수순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영화의 줄거리와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총 59명이 평가했는데 10점 만점에 9.5점이었다. 공전의 히트작 '왕의 남자'가 평점 9.6점이었음을 볼 때 대단한 호평이었다. 다음으로 감독을 살펴보니 역시 왕의 남자를 제작한 이준익 감독이었다. 거기에다 한국 영화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안성기와 박중훈이 공동 주연이었다. '안성기'가 누구인가. 일단 크랭크인에 들어가면 철저할 정도로 배역과 일체가 되기 위해 대본을 300번이나 읽어서 소화한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지독한 성실맨이다. 박중훈 또한 '투캅스1'에서 안성기와 공동 주연을 맡아 당시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계의 거목이다. 일단 메가폰을 잡은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그리 허접
2007-01-23 16:58
화천에서 화천수력발전소를 지나 양구방향으로 달리다보면 ‘평화의 댐 22㎞’를 알리는 이정표가 길가에 서있다. 이곳에서 해산령의 아흔아홉 구비길이 시작된다. 태고의 신비를 펼쳐놓은 멋진 풍광에 감탄하면서 ‘최북단 최고봉 최장터널’이라는 해산터널을 지나면 화천읍 동촌리 애막골 일대에 조성된 평화의 댐이 나타난다. 남북이 이념으로 대립하던 시절에는 위정자들이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때 북한이 금강산댐을 건설한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성금을 모아 완공한 대규모 댐이 평화의 댐이다. 이상기온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 홍수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는 국제연합 창립일인 10월24일에 맞춰 평화의 종이 이곳에 설치된다. 60여개 분쟁 국가에서 사용된 탄피를 기증 받아 만들어지는 평화의 종은 무게가 무려 37.5톤이나 된다. 평화광장 앞에 세계의 종 야외전시장과 기념관 등도 건설된다. 차도로 이용하는 댐정상전망대나 쉼터로 제격인 댐하류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잘 정비되어 있는 수변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깊은 계곡 양지 녘에/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이름 모를 비목이여/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2007-01-23 13:00쇠고기 값과 돼지고기 값이 전세계에서 최고 비싼 나라가 우리나라다.내가 조사한 것이 아니고 방송뉴스에서 발표한 것이니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전세계에서 최고로 비싸다고 하니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최상품 대접을 받는가 싶기도 하고 뭐가 잘못 되어서 시장원리에 왕따를 당한 산물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최고로 비싸다고 하니까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맛도 또한 최고일 것 같은 느낌이들고 그래도 국산고기에 최고의 대접을 하는 우리 스스로 경의를 표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 저녁에는 고기와는 상관없는누룽지를끓여 먹었다.그러고 보니 오늟의누룽지는쌀 괴롭히기 마지막 장을 장식한 셈이다. 쌀 괴롭히기는아침부터 시작된다.아침에그리많지 않은 쌀을 떠서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소비가 되지 않는다. 식구가모두가아주 조금 먹거나 안먹거나 해서 밥이 남는다.그대로 보온밥속에서 저녁까지 보관된다. 쌀은 전기 고문을 당하며 저녁까지 참았지만 저녁이 지나도 밥으로 계속남는다.할 수 없이 밥솥 코드를뺀다. 쌀은 찬밥덩이로남아 어느새 찬밥은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다.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골처럼돼지나 강아지를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쌀을 버리면 죄…
2007-01-23 07:21
요즘 출판공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누구나 책을 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시류에 편승해서 나도 책 한번 써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유익한 책을 내기 위해선 적어도 한 분야에 대해서 몇 년간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은 자신의 주변부터 세밀하게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메모하기, 선입관을 가지지 않기,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기, 새로운 관점이나 다양한 시각으로 사물을 보는 습관 가지기, 꾸준하고 깊게 생각하기 등으로 무장한 채 사물을 관찰하라는 것이다. 작가는 글쓰기 능력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긍정적인 작업이라며 글쓰기를 망설이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꾸준한 반복과 노력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글쓰기 능력이 부쩍 향상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명문장을 단번에 써낼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지금 역사에 회자되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도 수없이 많은 퇴고와 교정의 과정을 거쳐 탄생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글쓰기를 하면 집중력과 인내심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책쓰기의 시작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추는데서 시작되는데, 이 아이디어란 것이…
2007-01-22 14:48
준치가시. 책 표지엔 붓글씨체로 커다랗게 '준치가시'가 쓰여 있다. 그리고 그 밑엔 자신의 몸길이의 삼분의 일 정도나 되는 커다란 눈망울을 한 호기심 가득한 모습의 귀여운 물고기 한 마리가 자리 잡고 있다. 표지를 보다가 첫 장을 펼치면 '어, 이게 뭐야?'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 옅은 파랑과 보랏빛 수초 위로 아주 작은 녀석이 눈망울만 멀뚱히 뜬 채 어디인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 면을 자세히, 정말 아주 자세히 살펴보면 짧은 글귀가 쓰여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준치는 옛날엔 가시 없던 고기." 백석 시인의 '준치가시'란 시를 모르는 어린이나 어른들은 정말 '이게 뭐야?'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작은 웃음과 함께 하나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준치'라는 고기가 가시가 생기게 되었는가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그럼 '준치가시'란 시의 맛을 잠깐 보자. 준치는 옛날엔 / 가시 없던 고기. 준치는 가시가 / 부러웠네. 언제나 언제나 / 가시가 부러웠네. 준치는 어느 날 / 생각다 못해 고기들이 모인 데로 / 찾아갔네. 큰 고기, 작은 고기, / 푸른 고기, 붉은 고기. 고기들이 모일 데로 /…
2007-01-22 14:16
화천에서 평화의 댐 방향으로 가다보면 길가에 미륵바위가 있다. 모양이 기이한 미륵바위에는 정성이 극진했던 선비를 과거에 급제시킨 초립동에 관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이 곳이 옛날에는 절터였다고도 한다. 미륵사지를 지나 첫 번째 다리에서 우회전하면 파로호 가는 길이다. 파로호로 가는 고갯길 왼쪽으로 화천수력발전소가 보이고, 고갯길 언덕에 파로호안보전시관(033-440-2563)이 있다. 외부에 위령탑과 탱크 등의 전시물이 놓여있는 규모가 작은 전시관이다. 화천발전소를 두고 6.25때 치열하게 공방전이 벌어졌던 곳이 파로호다. 파로호안보전시관은 6.25 당시 중공군 3개 사단을 섬멸하고 화천댐을 사수한 파로호 전투에 대한 기록과 국군 제6사단 휴게시설, 북한실상에 대한 안내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시관을 넘어서면 파로호가 나타난다. 파로호는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한 군수산업 목적으로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와 용호리의 북한강 협곡을 막아 축조한 화천댐으로 인해 생긴 인공호수다. 훗날 상류에 평화의 댐이 축조되었다. 파로호는 6.25전쟁 때 격전 끝에 중공군 3개 사단을 수장시키고 승전고를 올린 곳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오랑캐를 크게 무찌르고 사로잡은 호수라
2007-01-22 08:55
화천은 물의 도시답게 물이 깨끗하고 수량이 풍부하다. 이상 기온으로 얼음구경하기가 어렵지만 겨울이 되면 화천의 계곡은 꽁꽁 얼어붙는다. 1급수에서만 자라는 산천어는 자태가 아름다워 ‘계곡의 여왕'이라 불리는데 청정지역인 이곳 화천의 맑은 물속에서 자란다. 해마다 1월에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주제로 열리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가 5회째를 맞이한다. 산천어 축제는 화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가 있어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추억거리를 많이 담아가게 한다. 40cm가 넘는 두꺼운 얼음 속에 있는 산천어를 견지낚시로 낚아 올리는 ‘산천어 얼음낚시’, 강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 ‘산천어 루어낚시’, 겨울 강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산천어 맨손잡기’ 등 산천어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눈조각, 얼곰이성, 얼음썰매, 눈썰매, 봅슬레이, 빙판범퍼카, 얼음축구, 썰매면허시험장 등 이색테마 체험장도 많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썰매도 있고 두꺼운 얼음에 구멍을 내는 방법도 특이하다. 분홍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산천어회는 민물회 중에서도 고급 어족에 속한다. 본인이 낚아 올린 산천어를 회로 떠서 먹거나 숯불에…
2007-01-21 13:53
목적지만 찾아다니는 게 여행이 아니다. 참 여행은 오가면서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에 넋을 잃기도 하고, 이름도 모르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이다.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장에서 산정호수로 가다 보면 도로 옆으로 정상에 동물모양의 바위가 있는 절벽이 나타난다. 포천시 문화관광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도 이름을 알아낼 수 없었지만 차를 세우고 사진으로 남겨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있는 산정호수는 서울에서 약 70여㎞ 떨어진 곳에 있다. 지금은 국민관광단지로 사랑받고 있지만 포천지역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일본강점기에 명성산 골짜기를 막고 산을 깎아서 만든 저수지다. 북쪽에 있는 명성산과 남쪽에 있는 관음산으로 둘러싸여 산중에 묻혀있는 우물 같은 호수가 산정호수다. 궁예가 자신의 부하였던 고려 태조 왕건에게 패한 후 이곳으로 쫓겨 와 크게 울었다고 하여 이름 붙은 명성산 자락에 있는 자인사와 등룡폭포, 비선폭포 등 주변의 아름다운 산세와 호수가 절경을 이뤄 계절에 구애 없이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호수 둘레로 나무가 울창하고 곳곳에 쉼터가 있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연인과 손잡고 호수에 비친 명성산의 그림
2007-01-19 14:59
나의 유년시절은 열등감과의 싸움이었다.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에다가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 날마다 돈걱정을 하시는 부모님. 거기에다 얼굴마저 못생겼으니 무엇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하다 못해 피부라도 희었으면 좋으련만 피부는 농사일 때문에 햇볕에 늘 그을려 검었다. 이렇듯 외모에 자신이 없다보니 남 앞에 나서기가 싫어지고 성격마저 내성적으로 변했고 하는 일이란 그저 혼자서 책을 읽는 일이 전부였다. 난 그 날도 학교도서관에서 소일하고 있었다. 곰팡내가 섞인 종이향을 맡으며 읽을만한 책을 고르던 중, 아주 낡고 볼품 없는 책을 한 권 발견했다. 바로 백범 김구 선생님이 쓰신 '백범일지'였다. 책도 낡은 데다가 제목도 일기처럼 느껴져 큰 기대를 하지도 않고 무심히 책장을 넘겼다. 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의 예상을 깨고 첫 문장부터 김구 선생님이 직접 겪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책 속에 빠져들어 십여 쪽을 넘기다 문득 눈에 띄는 문장을 발견했다. 김구 선생님처럼 훌륭한 분도 열일곱 살 때 못생긴 외모 때문에 나와 똑같은 고민을 했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그 부분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선생은 어렸을 적 천연두를…
2007-01-19 11:52
이동갈비와 이동막걸리로 유명한 포천군 이동면은 경기도의 북부지방에 위치한다. 전시를 대비해 도로변에 설치한 군사시설물을 자주 만나게 되면 전방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도 안다. 포천에서 화천으로 넘어가 길에, 산 좋고 물 좋고 공기가 좋아 한번 다녀간 사람은 다시 찾아온다는 뜻에서 붙여졌다는 '도리돌 마을'이 있다. 그곳에서 '제3회 백운계곡동장군(冬將軍)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장 곳곳에 있는 인공 얼음조각,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직접 장작을 패고 고구마나 옥수수를 구워먹을 수 있는 모닥불체험장, 축제장에 온 사람들이 전통연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놀이공예체험장이 있다. 동장군축제의 으뜸 행사는 단연 '눈동산 토끼몰이'다.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토끼를 직접 눈밭에서 몰아보보 만지느라 아이들은 신이난다. 하얀 눈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와 토끼의 꽁무니를 졸졸졸 쫓아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어른들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번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전통한방차, 산촌음식, 이동막걸리, 이동갈비 등 먹거리도 많다. 하지만 길 양옆으로 늘어선 이동갈비집의 수에 비해 갈비 값이 비싸고 서비스가 부족한 게 흠이다
2007-01-19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