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더군요] 와 [하더라구요] “선생님. 저의 이웃집 형이 영어를 아주 잘 하더라구요.” “알고 보니 그 형은 틈만 있으면 미국사람과 대화하더군요.” “어머니께서 제 성적 때문에 걱정을 하더라구요.” “아버지께서 저에게 신신당부를 하시더군요.” 위 네 문장에서 틀린 곳은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하더군요] 를 썼을 때와 [하더라구요]를 썼을 경우의 어감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하더라구요] 를 [하더라]+[구(고)]+[요] 로 쪼개보자. [하더라]는 어떤 사물의 상황을 직접 전하는 말로서 존댓말이 아니고 하댓말이며 [구(고)]는 [-라고]로서 ‘앞말이 간접 인용되는 말임을 나타내는 격조사’이며 끝으로 [요]는 ‘종결어미나 연결어미 뒤에 붙어 상대방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인데 격식을 갖추어야 할 상대에게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하더라구요] 는 친구나 손아랫사람에게 가볍게 쓸 수 있을 지언정 손윗사람에게 공손히 쓰는 말이 결코 아님을 알고 그 사용을 삼가야 하겠다. [하더군] [하더구나] [하더군요]를 쓰면 무난한 것이다. ▶ [간 / 간장(간醬)] 과 [간(肝) / 간장(肝腸)] “음식 맛은 간을 잘 맞추는 것이 제일 중요해.”
2006-12-04 08:35얼마 전 한 지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 이야기가 나왔다. 그 지인은 달항아리에 대한 느낌을 전율이라고 표현했다. 일본의 한 전시관에서 달항아리를 마주하는 순간 그 친구는 자신도 모르는 어떤 신비함에 빠져 30여분을 그 자리에 서서 그 달항아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다. 달항아리에 대한 어떤 것이 그렇게 만들었냐고 묻자 그 친구는 '완전한 비움, 순진무구함, 어떤 완벽함 그리고 신비로움' 뭐 이런 표현을 빌려 말을 했지만 달항아리라는 것을 한 번도 듣지도 구경도 못한 나에겐 그 말들이 그저 귓전을 윙윙거리고 맴돌고 가는 바람소리처럼 들렸었다. 그러다 이번에 그 달항아리를 다시 한 번 듣게 되었다. 아니 보게 되었다. 이우복의 라는 책을 통해서다. '옛 그림의 마음씨'라는 예쁜, 아닌 정겨운 이름 속에서 내가 감상한 것은 많은 그림들과 그 그림을 그린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옛 선인들의 영혼과 손끝에서 피어난 도자기의 순수였다. 그리고 난 글을 따라가다가 예의 그 달항아리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달항아리를 보고 큰절을 하다 회색빛 어스름 무렵에 서 있는 것처럼 내 눈앞에 펼쳐진 항아리 사진을 바라보며 "이게 정말 그 친구가 3
2006-12-04 08:33▶ [배달민족] 과 [배달의 기수] “우리는 배달민족이야.” “배달의 기수로서 씩씩한 기상을...” “우편물이 지금 막 배달되었다.” “저 청년은 빠르기로 이름난 중국집 배달의 기수야.” 여기서도 [배달(倍達)] 과 [배달(配達)]을 뚜렷한 구분 없이 마구 혼용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그 뜻을 확실히 모르고 쓰는 청소년의 경우도 있지만, 뜻을 알고는 있으면서 농담 삼아 혹은 코미디 용어로 쓰는 경우도 있어 배우는 청소년의 언어교육에 크게 혼돈을 야기하고 있다. [배달(倍達)] 은 ‘우리나라의 상고시대 이름’ 으로 한자를 빌어 ‘倍達’ 이라 칭했으며 ‘단국(檀國)’ 과 같은 말이며 그래서 우리민족을 ‘배달민족’‘ 배달겨레’ 로 칭한다. [배달(配達)] 은 ‘물건을 날라다 줌’‘ 물건을 날라다가 나누어 돌림’ 을 뜻한다. [배달의 기수(旗手)]의 기수(旗手)는 '그 분야에서 앞장서서 이끄는 사람' 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로서 ‘배달겨레를 이끌어갈 젊은이의 씩씩한 기상’ 을 나타내려는 상징적인 말이다. 웃지 못 할일은 “우리는 배달민족이므로 배달을 잘하거든” “그래서 우리민족을‘배달의 기수’라고 하잖아” 라는 말을 농담조로 하곤 하는 데 배우는 학생이 이것을…
2006-12-03 18:39우리 고장 군산에서는 항상 이 때쯤이면 아름다운 철새들을 구경 할 수 있는데 몇해전부터 군산 철새축제를 열어 철새에 관련된 각종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여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올해도 11월 21일부터 26일까지 금강호 일원에서 철새 축제가 실시되어 많은 인원이 다녀갔는데 혹 못 다녀가신 독자를 위하여 멋있고 웅장한 가창오리 군무를 사진으로 감상 할 수 있도록 올려 드립니다. 내년에는 꼭 방문하셔서 감상하세요. 촬영작가 : 위 손성욱, 아래 김기주
2006-12-01 13:37▶ [무지] 와 [무지하다] 와 [무지무지] 와 [무지막지] “호박이 무지 크구나.” “그 사람 무지하게 잘 생겼잖니?” “난 무지막지 배가 고픈걸.” “어린이들을 너무 무지무지하게 다루어선 안돼요.” 위의 예문처럼 우리는 [무지]란 말을 자주 쓴다. 그러면 여기서 그 뜻을 좀 더 확실히 알아보자. [무지(無知)] : 아는 것이 없음. 미련하고 우악스러움 [무지(無知)하다] : ‘무지’의 형용사형 [무지무지(無知無知)] : 몹시 놀랄 만큼. 대단히 (副詞) [무지막지(無知莫知)] : 몹시 무지하고 상스러우며 포악함. 물건 따위가 지나치게 큼 그러므로 위의 예문은 다음과 같이 고쳐야 맞는 말이 된다. “호박이 무지무지 크구나.” “그 사람 대단히 잘 생겼잖니?” “난 무지무지 배가 고픈걸.” “어린이들을 무지막지하게 다루어선 안돼요.” ▶ [따다] [뽑다] [캐다] [뜯다] [꺾다] [털다] 김장철이 되자 농촌에서는 ‘배추를 따고’ ‘무우를 뽑기’ 에 바쁘다. 그런데 예전에는 배추를 ‘딴다’ 고 하지 않고 ‘뽑는다’ 고 말했는데 당시에는 대개 배추의 밑동(굵은 뿌리부분)도 버리지 않고 먹었기 때문에 그 밑동까지 뽑아서 채취하였던 것이나 오늘날에는 칼이나 낫으로
2006-11-29 16:40우리 곁에서 전화가 없어진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심심할까? 아니 어쩌면 심심하다 못해 권태로워 죽지나 않을까? 수업이 없는 쉬는 시간이다 싶으면 숫제 전화통을 붙들고 산다고 해야 할 우리학교 젊디젊은 김 선생. 아침저녁으로 얼굴 맞대고 사는 부부간에 무어 그리 할말이 많기도 한지, 출근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틈만 나면 이쪽에서 걸고, 조금 뜸하다 싶으면 어느 새 저쪽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부부교사로, 두 학교 교직원들 사이에 오래 전부터 잉꼬부부로 소문난 사이라지만 너무 금슬 좋고 죽이 척척 잘 맞다보니,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시샘조차 생길 때가 있으며, 성격이 본래 무심한데다 붙임성 없다는 핑계로 하루 종일 가도 아내한테 전화 한 통 할 줄 모르고 살아온 나로서는, 젊은 사람들이 부부간에 알콩달콩 잘하고 사는 모습 보다보면, 마누라에게 너무 잘못하는 것 같은 생각에 은근히 찔리는 구석도 없지 않다. 남의 부부끼리 주고받는 사적인 전화 내용을 일부러 훔쳐 듣는 것은 아니지만, 사무실에서 서로 마주 보이는 지척의 거리에 위치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김 선생의 통화 내용인 즉, 그날그날의 직장생활에서의 고충에 대한 위로 안부를…
2006-11-28 20:04▶ [단백] 과 [담백] “계란의 흰자위는 고담백 식품이다.” “이집의 음식 맛이 아주 담백해.” 위 예문에서는 ‘단백’ 과 ‘담백’ 을 모두 [담백]으로 발음함으로서 그 뜻을 혼동하고 있다. [단백] 은 [단백질(蛋白質)] 로서 ‘사람의 3대 영양소중의 하나’ 를 말하며 [담백] 은 [담백(淡白)하다] 의 어근(語根)으로서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는 뜻이며 ‘담담하다’ ‘담박하다’ 와 비슷한 말이다. 요즘 흔히 나오는 맛 자랑이나 먹을거리를 다루는 TV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음식 맛을 평할 때 아무 때나 [담백] 을 남발하고 있어 도무지 [단백] 과 [담백] 의 뜻이나 확실히 알고 구분해서 하는 말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 [삼촌] 과 [삼춘] “난 우리 삼춘이 제일 좋아.” “삼촌의 아들은 나와 사촌간이지.” 위의 예문은 언뜻 보기에 틀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계촌법(計寸法)에서 [삼촌(三寸)] 은 ‘아버지의 형제 특히 결혼하지 않은 남자 형제’ 를 이른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형제가 결혼하기 전일 때는 [삼촌] 이라 부르다가 결혼 후 그리고 자녀가 있을 때는 [숙부(叔父)] 혹은 [작은 아버
2006-11-28 20:04▶ [사랑은 아무나 하나] 와 [교육은 아무나 하나]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교육은 아무나 하나 교육은 아무나 하나...” 위 첫 번째 예문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불리어진 유행가 가사이다. 이 노래의 제목은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인데 제목으로만 보아서는 사랑을 하는 주체의 자격이랄까 자질이랄까 아니면 능력이 아무에게나 있는 게 아니므로 누구든지 사랑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란 뜻으로 해석이 된다. 그런데 이어지는 가사내용을 보아서는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주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에 따라 가능과 불가능이 결정된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까 ‘눈이라도 마주쳐야’되는 것이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살펴보면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대상이 어떤 사람이냐, 어떠한 반응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란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노래는 제목을 [사랑은 아무나 하나] 가 아니라 [사랑은 아무 하고나 하나] 혹은 [사랑은 아무한테나 하나]로 해야 맞는 게 아닐까? 두 번째 예문은 어느 교원단체의 연수회에서 위 유행가를 가사 바꿔 부르기 한 노래이다. 여기서는 교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2006-11-28 14:28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를 쓴 로테 퀸의 비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불과 서너 달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그들을 제대로 가르쳤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로테 퀸의 를 보면서 놀라고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이야기들 중에 그 중의 상당수는 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 나를 비판하는 글을 써대면 어떨까 하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학생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아쉬움, 그냥 내 방식대로를 고집하며 교만했던 내 모습이 교차되었습니다. 더욱이 이 책의 말미에 로테 퀸이 지적한 에는 나의 모습이 아주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는 나만의 모습이 아닌 이 땅의 상당수 선생님의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공유하면서 반성과 깨달음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봅니다. 이 내용을 토대로 하여 아이들의 입장에서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형식으로 구성해 봅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선생님의 권리만 생각하는 선생님은 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학습권을 찾아 주세요. 선생님은 늘 당당하게 수업 시간에
2006-11-28 13:04▶ [양친] 과 [남친/여친] “자네 양친께서는 시골에 계시는가?” “내 남친이 곧 군대에 간단다.” “내 여친은 여행을 좋아해.” [양친(兩親)] 은 부친과 모친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이 [남친(男親)/여친(女親)]이란 새로운 말을 만들어 쓰고 있다. 물론 ‘남자친구’‘여자친구’ 의 약자임이 분명하고 그런대로 간단하고 신선한 맛이 있기는 한데 어딘가좀 듣기가 거북한 면이 있는 것은, 그 ‘친(親)’ 자 때문이다. 아무리 약자(略字)의 시대이고 간편 제일주의 시대라 하지만 어쩐지 ‘부親’ 과 ‘모親’ 과 ‘남親’ 과 ‘여親’ 을 동렬로 놓고 부르는 말 같아 민망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지나친 걱정일까? 바라건대 남친이든 여친이든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유롭게 쓰되 부모님이나 웃어른 앞에서는 삼가는 것이 우리말의 공손함을 살리는 태도 일 것 같다. 정이나 글자를 줄이고 싶으면 [남친구] [여친구] 정도로... ▶ [0촌] 과 [1촌] “너는 나의 1촌이야” “우리들 사이 1촌 만들기” 요즘 흔히 들어보는 말이다. 여기선 [촌]을 과연 우리사회에서 ‘삼촌’ ‘사촌’ 등으로 쓰고 있는 친척간의 [촌수(寸數)]의 의미로 쓰
2006-11-27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