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많이 팔린 책중의 1권을 들라면 한비야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라’일 것이다. 이 책이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중의 하나는 우리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독후감 숙제를 많이 내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백만권 가까이 팔렸다고 한다. 이 책은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쓴 한비야씨가 지난 5년간 국제 NGO 월드비전의 긴급구호 팀장으로 활동한 것을 적은 삶의 보고서이다. 이 책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이 아니다 - 말리위 · 잠비아’, ‘당신에게 내 평화를 두고 갑니다 - 이라크’, ‘별을 꿈꾸는 아이들 - 시에라리온 · 라이베리아’, ‘세계의 화약고 - 팔레스타인 · 이스라엘’, ‘쓰나미는 과연 천재였을까? - 남아시아 해일 대참사’, ‘감자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북한’등의 활동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산문 에세이집 형태로 되어 있어 지구촌화와 전세계의 평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맞추어 남들이 하지 못한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제시하여 독자들에게 간접체험을 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갖는 몇 가지 의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구촌화 시대에 우리
2006-12-28 13:24여행은 설렘이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먼 곳이 되어버린 조국의 슬픈 반쪽, 그 곳을 여행하는 일에 대한 기대는 설렘을 넘어선다. 그 중에서도 금강산을 찾아가는 길이라 모두들 들떴다. 형용사로 치장하는 것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신령한 곳, 조물주가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 마지막 날 남은 모든 힘을 쏟아 부어 만들었다는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8월 22일 여섯 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출발하였다. 교총회원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기에 모르는 얼굴이지만 서먹하지는 않았다. 울진에 들러 신선한 회를 먹었다. 설악산 금호리조트에 도착하여 첫날 여장을 풀었다. 여행의 묘미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도 있지 않을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같은 인생여정을 걷는 이들이기에 마음을 트기가 수월하였다. 8월 23일 5시에 고성으로 이동하였다. 남북한 한계선 철책을 넘어 좀처럼 열리지 않으리라는 비무장지대를 당당히 넘어 북녘땅을 밟았다. 남측 출입사무소의 위용과 북측 출입사무소의 허술함의 대비가 돋보이기도 하였지만 정작 안타까운 것은 복잡한 입국과 출국 수속을 동족끼리 오랜 시간 치러내야 하는 일이었다. 북측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안내조장들로 부터 주
2006-12-28 13:24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월터 미셸 박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실험에 참가한 네 살배기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를 하나씩 나누어주며 15분 간 마시멜로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 결과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 600명중 3분의 1인 200명은 15분을 참지 못한 채 마시멜로를 먹어치웠고, 3분의 2인 400명은 끝까지 기다림으로써 상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사실은 그로부터 14년 후에 밝혀졌다. 당시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들은 학업 성적이 뛰어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훨씬 원만하며, 스트레스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줄 아는 뛰어난 청소년들로 성장해 있었다. 반면 눈앞에 마시멜로를 먹어치운 아이들은 쉽게 짜증을 내고 사소한 일에도 곧잘 싸움에 말려들었던 것이다. 10여 년 전의 작은 인내와 기다림이 눈부신 성공을 예비하는 강력한 ‘단서’로 작용한 것이다. 마시멜로 실험결과를 통해 얻은 건 인간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교훈이다. 즉 눈앞의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치운 것도, 보상을 기다리며 유혹을 물리친 것도 모두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
2006-12-28 13:23사실은 좀 늦었거나 소홀했지 싶다. 창간 3주년, 통권 12호까지 신문을 내면서 영화 촬영장 르포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제3호에서 처음으로 김유정문학촌을 다녀온 후 거의 매호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르포이다. 김유정문학촌·지용문학관·아인스월드·‘야인시대’·‘불멸의 이순신’·‘해신’ 촬영장 등이 그동안 다녀온 곳들이다. 모아 놓고 보니 드라마 촬영장이 3곳이나 된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장을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가호리. 말이 고속도로지 웬만한 국도보다 못한 88고속도로를 달리는 짜증에다가 60km가 최고 속도인 왕복 2차선 도로 주행이 더해진 때문인지도 모르리라. 그러나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자그만치 1,180여 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세트장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국민 4명중 1명꼴로 관람한 ‘국민영화’의 위용을 새삼 추억하려는데, 그만것쯤 감내 못하랴 싶었다. ‘전공인’들의 간접체험을 위한 르포를 다닐 때 노상 그랬던 것처럼. 오후 4시 30분 마침내 ‘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에 도착했다. 전주 출발 3시간 남짓 지나서였다. 세트장은 마산이 고향인 강제규감독이 합천군으로부터 토지를 무상 지원받아 약 11억원을 들여
2006-12-28 13:23"나랏 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쌔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홇배이셔도 마침내 제 뜨들 시러펴디 몯할 노미 하니라 내 이랄 윙하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 여듧자랄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비 니겨 날로 쑤메 뼌한킈 하고져 할따라미니라" 한글을 창제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열에 열이 세종대왕이라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한글은 세종대왕이 만들었다는 것을 들어온 우리는 한글이 세종대왕이 아닌 다른 사람이 지었다는 생각을 해보지도 아니 한 적도 없을 것이다. '세종어제 훈민정음'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훈민정음은 세종이 지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헌데 이런 생각에 의문을 품고 써내려간 소설이 있다. 북한에서 평양사범을 졸업하고 교육자로 일하고 있다고 하는 박춘명의 소설 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훈민정음을 세종대왕이 아닌 집현전의 학자들이 만들었다는 전제하여 글을 진행하고 있다. 거기에 집현전의 학자들 중에서도 성삼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만들었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종대왕은 무얼 했는가? 소설에서 세종대왕은 우리의 생각과 뜻을 표현할 수 있는…
2006-12-28 13:232005.1.17 월 날씨가 많이 더워졌다.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 마더하우스까지 걸어갔다. 경건한 마음으로 미사 예절에 참례했다. 지난 번과 똑같은 일정이 진행되었다. 다시 깔리 가트 임종의 집으로 갔다. 빨래를 하나씩 체크하여 변이 묻어있는 것은 따로 물에 넣어 헹궈 변을 제거해야 한다. 나머지 빨래는 다른 통에 넣고 비누를 풀어 빨아야 한다. 목욕탕엔 연실 따뜻한 물을 길어다 부어야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손이 딸린다. 물 데우는 솥에도 계속 물을 날라다 보충해야한다. 서양인들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헌신적으로 봉사에 몰두했다. 서양의 두 할머니가 매일 중증환자의 환부에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르고 다시 붕대로 싸매는 일을 도맡아 했다. 하는 일이 너무 능숙해서 평생을 의사로 살다가 이제 늙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볼 뿐이었다. 칠십은 되었을 서양 할아버지도 매일 나와 궂은 일을 도맡다시피 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일상화된 봉사정신을 보는 것 같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간이 금세 가는 것 같다. 12시쯤 되어 봉사활동을 끝내고 비비디박에 있는 기차 예약 사무소로 가서 바라나시 행 기차를 예약했다. 295루피. 여행사 수수료가 없으니…
2006-12-28 11:29* 꼭 알아 두어야 할 세가지 어원 우리나라를 외국에서는 여러 가지로 부릅니다.‘코리아, 꼬레, 꼬레아’등 그 나라의 언어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영어권에서는‘코리아’라고 하지요. 이것은 여러분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고려’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고려’라고만 부르는 것이 아니고 여기에‘아’가 붙은 것이지요. 그러니까 ‘코리아’는 ‘고려 + 아’가 연결되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래서‘Korea’가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아’, 즉 ‘a’는 무엇일까요? 외국의 지명에는 끝에 ‘a’ 많이 보이지 않습니까? ‘America, Canada, China, 오스트리아, 오스트랄리아, 기니아’등 찾아보면 무척 많습니다. 이‘a’는 영어에서 지명을 표시하는 접미사입니다.‘코리아’는‘고려’에‘a’가 붙은 것이고‘China’는‘진’나라(진시황의)의‘진’에‘a’가 붙은 것입니다. 애국가의 가사 2절 중에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 일세"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이 중에 `바람서리`를 간혹 `바람소리`로 잘못 알고 계신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바람서리`입니다. 그 뜻은 `풍상`이란 뜻입니다. 즉 `바람 풍, 서리 상`이지요. 즉 `풍상
2006-12-27 10:322006년 1월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핑이라는 책자가 우리 교육자들에게는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먼저 그 줄거리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핑이라는 개구리가 연못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연못의 물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말라가고 있었다. 다른 생물들은 모두 위기의식 없이 살아가고 있었지만, 개구리 중에서도 탁월한 점프 능력을 가졌던 핑은 더 이상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연못이 내심 불만이었다. 마침내 연못은 완전히 말랐고 핑은 말라비틀어진 진흙탕에 앉아 일주일을 고민한 끝에 새로운 연못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막상 연못을 떠나자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는 신나게 길을 떠났지만 이내 핑은 수백 미터 높이의 나무덩굴에 갇혀 곧 죽게 될 위기를 맞았다. 체념에 빠져 있을 때 지혜로운 부엉이가 나타나 그를 시험한다. 비록 아직 아무것도 몰랐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가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던 핑은 그 시험을 통과하고 부엉이는 기꺼이 그의 스승이 되어주기로 한다. 스승 부엉이는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때부터 새로운 연못으로 가기 위해 꼭 넘어야 하는 강물을 건너기 위한 혹독한 수련이 시작된다. 매일매일 뼈
2006-12-27 07:302005.1.5. 밤 7시 25분 캘커타의 외국인 거리라는 Sudder st.는 외국인들로 붐빈다. 싼 숙소가 몰려 있는 곳인데도 관광철이라 그런지 방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425루피에 겨우 방을 구해 목욕을 하고 일기를 쓴다. 초라한 호텔방이지만 낯익은 느낌이다. 1996년 미국 여행 때 느끼는 것과는 달리 왜 이렇게 낯설지 않고 편안한가. 별로 긴장감이 들지 않는다. 너무나 흔한 가난의 모습, 내게 너무 익숙한 가난의 모습이어서 그럴까. 파크 스트리트에서 만난 자항기르라고 하는 젊은이가 자꾸 영어로 말을 붙여오기에 대꾸를 하다 보니 이젠 내 관광안내원으로 나서려는 것 같다. 캘커타의 뉴 마켓을 구석구석 보여주기도 하고 극장에 가자고 안내하여 그의 친구와 함께 셋이 인도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1.2층으로 된 대형 영화관이다. 표를 내고 들어가니 안내인이 손전등을 들고 일일이 자리를 안내해 준다. 이상한 것은 1층과 2층으로 좌석이 구분되는 데 앞줄부터 순서대로 열을 맞춰 앉히는 것이다. 인도의 극장엔 카스트제도가 있다는 인도 관광 안내서의 구절이 생각났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젊은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핸드폰을 가지고 오락을 하거나 문자를 띄우거나 한
2006-12-26 14:372005.1.7. 금 호텔을 옮겨 200루피에 묵고 아침 7시 30분 쯤 눈을 떴다. 자항기르가 이제 나의 관광가이들 나서고 싶은 눈치다.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어떤 미국인은 매일 20$씩을 주었고 어떤 독일인은 매일 7달라씩 주었다는 등, 또 일본사람을 들먹이기도 했다. 공연히 여자 얘기 섹스 얘기도 들먹이며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는 것도 같았다. 바라나시에서는 하루에 1,000루피씩 주기도 했다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이다. 어제 그저께 계속 안내를 했다는 얘기로 생색을 내며 오늘은 돈을 주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맞긴 맞는 얘기다. 한국이나 미국이라면 하루에 20달라 아니라 50달라라도 주어야 했을 것이다. 20달라래야 20.000정도 아닌가. 1,000루피래야 26,000원이 아닌가. 그의 말이 일리가 있음을 알면서도 내 예산을 감안하면 그것은 터무니 없는 비용이다. 이제 결론은 났다. 그냥 식사와 교통비, 입장료만 제공하고 함께 지내보려고 했었는데 예산상의 부담으로 안되겠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그의 친절이 고맙고 그의 영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유창해서 여러모로 좋은 점이 있지만 경비문제 때문에 오늘은 그에게 솔직하게 얘기를 해
2006-12-26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