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을 비롯한 주변의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현암사, 장승공원 등 볼거리가 많은 구룡산의 겨울풍경을 보고 왔다. 3년 전, 100년만의 폭설이 내렸을 때 나무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지금도 산에 가면 그때 피해를 입은 나무들이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들을 깎고 다듬어 장승으로 생명을 불어 넣은 곳이 충북 청원군 현도면에 있는 구룡산(해발 373m) 장승공원이다. 장승공원은 지역주민들이 지혜와 힘을 합쳐 만든 장승 500개, 돌탑 50개로 이뤄져 있다. 장승공원 가는 길은 아랫마을의 동네 입구부터 12굽이를 굽이굽이 돌아야 만나는 오지마을 하석리까지 이어진다. 굽이마다 익살스러운 모양의 장승들이 반겨 발걸음이 가벼운데 몇 군데 빙판길은 조심해야 한다. 덤으로 공원 아래로 보이는 산촌마을의 겨울풍경도 구경할 수 있다. 공원 입구의 돌에 새겨진 장승공원 안내지도가 풍자적이라 발길을 붙든다. 제단을 구경하고 장승공원에 들어서면 전문가가 아닌 마을 어른들이 만들었어도 여러 모습의 장승들이 저절로 미소 짓게 한다. 추운 날씨 탓에 몇 쌍의 연인들만 오갈뿐 한가하다. 장승을 감상하며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구룡산 정상이 반갑
2007-01-11 08:37제41차 청주삼백리 답사가 효촌리에서 출발해 무심천, 솔뫼마을, 사당골, 폭서암을 거쳐 양촌리까지 전날 내린 눈길을 헤치며 진행되었다. 25번 국도에서 청주시 지북동과 경계하고 있는 마을이 청원군 남일면 효촌리다. 효촌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조선조 세조시대 부모에게 효가 지극하였던 ‘경연’이란 효자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마을이다. 우리 일행들은 ‘청주삼백리 답사길’이 써있는 리본을 가방에 달고 줄을 지어 눈길을 걸었다. 오가는 사람들이나 지나는 차량안에서 신기하다는 듯 우리를 바라본다. 길이 미끄러워 외출을 자제하는 날 떼를 지어 들판으로 몰려다니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직접 역사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지역문화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청주삼백리에 대해 아직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작은 물길을 건너 무심천을 따라 상류방향으로 걸었다. 갈대 속에서 겨울철새들이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철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한편으로는 낯선 침입자가 되어 철새들을 놀라게 한 것이 미안했다. 몇 년 전, 수달의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지점에 도착했다. 송태호 대장으로부터 최근 무심천에 수달이 목격되고, 수달의 배설물이 확인되었
2007-01-11 08:362005년 1월 26일 수 일찍 일어나 자전거를 20루피에 빌리고 식당 사파리에 가서 30루피에 칼국수를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왔는데 길에서 요란한 악대소리가 나더니 긴 퍼레이드 행렬이 이어졌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제복을 차려입고 트랙터, 트럭을 꽃과 온갖 장식으로 꾸미고 여러가지 복장의 여왕 같은 차림의 여학생들을 태우고 화려하고 긴 행렬이 이어졌다. 오늘이 리퍼브릭 데이 (인도 공화국 창건일)란다. 300년간의 영국 지배로부터 독립하여 1950년 1월 26일 정식으로 공화국을 선포한 날을 기념하는 날 행사인 것인다. 전 시가지를 저렇게 행진한다고 한다. 퍼레이드를 한참 지켜보다가 퍼레이드가 저만치 사라질 즈음, 나는 남부사원중 하나를 더 보러 갔다가 폐허가 된 두개의 탬플을 보았다. 하나는 완전히 허물어져 아래 기단부분만 남아 있었는데 거기에도 미투나가 오랜 세월을 견디고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 무너진 사원도 경비초소가 있고 경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한 사원에서 나오다가 까마수투라를 50루피에 샀다. 카마수트라는 인도의 오래된성애서이다. 단지 성에 관한 책이 아니라 훌륭한 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허
2007-01-10 11:51“햇살과 함께하는 감미로운 책읽기는,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그 뒤에도 계속되었다. 스무 살 무렵, 내가 살던 집은 몹시 작고 내가 쓰던 방은 더욱 작았다. 그래도 동쪽, 남쪽, 서쪽으로 창이 나 있어 오래도록 넉넉하게 해가 들었다. 어려운 살림에 등잔 기름 걱정을 덜해도 되니 다행스럽기도 했다. 나는 온종일 그 방 안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상을 옮겨 가며 책을 보았다. 동쪽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어느새 고개를 돌려 벽을 향하면 펼쳐 놓은 책장에는 설핏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책 속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깨닫게 되면 얼른 남쪽 창가로 책상을 옮겨 놓았다. 그러면 다시 얼굴 가득 햇살을 담은 책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 주었다. 날이 저물어 갈 때면, 해님도 아쉬운지 서쪽 창가에서 오래오래 햇살을 길게 비껴 주었다." 스무 살의 이덕무의 모습이다. 서자로 태어나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는 스무 살 청년은 햇살을 따라 상을 옮겨가며 책을 읽는다. 반쪽 양반인 그가 세상 속으로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양반 축에 끼어 세상을 논할 수도 없었고. 평민 자리에 끼어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할 수도 없는 주변인인 그는 가슴 속의 답답함을 글
2007-01-10 08:46필리핀 바기오에 살고 있는 지인을 통해 우리 네 식구가 앞으로 살 집을 마련했다. 그 집에 한국에서 가지고 온 얼마 되지 않는 살림살이를 풀어 정리하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한국과 이곳은 시차가 1시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기후 또한 한국 사람이 적응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끔 당하는 문화적 충격은 이곳에 대해 사전에 많은 정보를 알지 못하고 온 우리 가족을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밤.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던 막내 녀석이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아빠, 천장을 보세요. 도마뱀이에요." 막내 녀석이 가리키는 쪽으로 쳐다보자, 정말 도마뱀 여러 마리가 천장 위를 기어다니고 있었다. 순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우선 한국에서 가지고 온 모기약으로 도마뱀을 잡으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도마뱀들은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이리저리 달아났다. 할 수 없이 긴 막대기로 도마뱀을 잡기도 하였고 밖으로 쫓아내기도 하였다. 다음 날 아침,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이웃 주민에게 이야기를 하자 이웃 주민은 경색을 표하며 이야기하였다. 이웃주민의 말에 의하면 이곳 바기오에서 도마뱀은 해충을 잡아먹을 뿐만 아
2007-01-08 16:07롤프 옌센은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란 책에서 정보사회가 저물어 가고 있으며 이제는 정보사회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자못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정보화 시대에 진입한 지가 얼마나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정보사회의 종말이라니 우리들을 당황하게 하는 메시지이다. 책 제목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는 미래 사회의 특징을 ‘꿈과 감성'으로 나타냈다. ‘새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가이드 북’이라는 저자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앞으로의 마케팅은 꿈과 감성을 팔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시대의 마케팅에서는 상품에 담긴 정보나 품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감동하게 하는 꿈과 감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품에는 특별한 꿈과 감성이 담겨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계를 하나의 예로 제시하였다. 시계는 이제 값싸게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흔한 상품이 되었다. 시계가 흔할수록 사람들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시계보다는 소비자의 가슴에 파고드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시계를 원한다. 시계를 손수 만든 어느 장인의 이야기나 회사의 정감 어린 사연이 담겨 있을 때, 그것은 비록 비싸더라도
2007-01-08 12:042005.1.24.월 사트나역에 도착하여 사이클 릭샤로 10여분 만에 버스정류소에 도착했다. 카주라호 행 버스는 9시 15분 출발이다. 8시 30분에 표를 예매했다. 63루피. 이윽고 버스9시 15분 버스가 출발했다. 중간 소도시에 잠깐 정차할 동안 11루피에 과자 4개를 아침식사로 먹었다. 카주라호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1시가 넘었다. 릭샤, 오토릭샤가 손님을 잡기 위해 또 법석을 떤다. 릭샤를 타고 호텔까지 와서 100루피에 방을 구했다. 가우타마 호텔(Gautama Hotel)이다. 짐을 풀어놓고 나와서 거리를 걷는다. 한국 식당 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전라도 밥집이란 간판이 있는 집으로 들어갔더니 한국음식 일색이다. 50루피에 육개장을 시켰더니 육개장 냄새가 조금 나긴 했지만 흉내만 낸 것에 불과했다. 생수(미네랄 워터)를 10루피에 사서 마셨다. 이곳에는 총각식당, 고향식당, 장금이네 수랏집, 전주식당 등 한국 간판들이 많았다. 맛이 조금씩 다를텐데 어느 집이 맛있는지 알 수가 없다. 전라도 밥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길 옆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도심 밖으로 나가려는데 오토바이를 탄 젊은이가 계속 말을 걸어온
2007-01-07 19:30최근 아이들의 영어 수준이 영어교사보다 뛰어나다는 보도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초ㆍ중ㆍ고교 영어교사는 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부분의 영어교사들이 다소 긴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국제화 시대 영어교사로서 살아남기 위한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생각해낸 것이 일 년 간의 어학연수였다. 어학연수 결정이후, 주위 선생님들의 의견 또한 분분하였다. 나의 어학연수 휴직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찬반(贊反)이 엇갈리는 가운데 나 또한 며칠동안 고민하다가 내 생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영어권 나라를 알아보기 위해 한 달여 동안 여러 곳(인터넷, 유학원 등)을 찾아보았다. 그 결과, 지금 나의 모든 형편 특히 가정형편을 고려해 볼 때 가장 적절한 곳이 필리핀 바기오였다. 무엇보다 내가 어학연수 지역으로 미국이나 캐나다 기타 선진국을 선택하지 않고 그곳을 결정한 이유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렴한 연수비용 때문이다. 자비로 연수를 결정한 만큼 연수비용이 비싸면 그 만큼 가계에 경제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제일 먼저 고려
2007-01-06 20:22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곳 중 하나가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산 아래로는 무주구천동을 품고 있으며 정상에는 주목, 철쭉, 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봄부터 겨울까지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교통 또한 대전-통영 고소국도 무주IC에서 찾아가기도 쉽다. 지리산, 가야산 등의 연봉들이 첩첩산중으로 이어져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연상시키는 산이 덕유산이다. 산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도 아름다워 사진가들이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즐겨 찾는 곳이다. 겨울에는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선경을 연출한다. 경제적인 부담이 수반되지만 곤도라를 이용(편도 7천원, 왕복 1만 1천원)하면 스키장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쉽게 설천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1,614m)까지는 300m 거리다. 곤도라는 강풍 등 일기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기도 하고, 겨울에는 폭설 등으로 향적봉까지의 등반이 제한된다. 미리 무주리조트(063-322-9000)나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063-322-3174~5)로 운행이나 등반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좋다.
2007-01-06 09:151.22 토 맑음 인도는 더운 지방이라 다양하게 꽃들이 어울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보는대로 꽃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으나 별로 많지가 않다. 사르나트 구경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바라나시로 돌아오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오다가 인도 전통음악 카세트 두개를 더 샀다. 두개에 75루피였다. 어제 샀던 카세트 테이프를 다시 꺼내 자세히 보니 가격표가 지워져 있지 않은가. 어제 나는 그 테이프 한 개를 65루피에 샀었다. 거의 두배를 준 셈이다. 오늘 산 것과 어제 산 것은 같은 회사 제품이다. 물건은 정가를 확인하고 사야 할 것 같다.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 간 곳이 갠지스강가 다샤스와메드가트였다. 그곳에선 뿌자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뿌자란 힌두교 의식을 일컫는 말로 가트(강변에 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 많은 깃발을 세워놓고 노래를 부르며 불춤을 추는 독특한 힌두교 의식이다. 매일 6시에 거행된다는 이 뿌자엔 많은 인도인과 관광객이 나와 구경을 한다. 이 의식에 무슨 뜻이 있는냐고 하니까 옆에 있던 인도인이 시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축원하는 종교의식이라고 설명해준다. 한참 힌두교 의식 뿌자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 젊은
2007-01-06 09:12